현대백화점그룹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백화점은 이사회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 현대백화점 이사회에는 정지선 회장이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고 30여 년 넘게 그룹에 몸담은 정지영 대표가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 주요 의사결정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정보접근성과 평가개선 프로세스, 참여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균 4점을 웃돌았고 이사회에 대한 외부 정보 투명성, 구성원들의 높은 참여도, 내부 평가 등이 돋보였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지난해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경영성과는 평균 1점대에 그쳤다.
◇ 자체 이사회 평가 점수, 항목별로 외부 공시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현대백화점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69점으로 산출됐다.
현대백화점은 정보접근성 측면에서 평균 4.3점을 획득, 지표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활동 내용이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의 접근 가능성이 우수해 관련 항목에서 모두 5점을 받았다. 다만 이사회 의안 반대 사례는 없었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 1점을 받았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평균 4.1점을 받는 등 우수했다. 이사회 평가는 내부 평가만 이뤄졌으나 평가 결과를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사업보고서 등에 상세하게 명시하면서 최고점을 받았다.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이사의 재선임에도 반영했다. 다만 평가에 따른 개선 여부는 외부에선 알 수 없어 1점을 부여했다.
또한 한국ESG기준원이 평가한 현대백화점 종합 등급은 A+등급을 받아 5점을 획득했다. 환경과 사회 측면이 A+였고 지배구조 역시 A등급을 받았다.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사례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참여도는 평균 4점으로 고득점을 획득했다. 이사회 참석률이 90% 이상인 데다가 ESG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을 추가로 설치해 연간 회의 횟수도 충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건 통지 기간도 7일이었다. 하지만 연간 이사회 횟수가 6회였고 교육이 연간 1번이라는 점에서 점수가 낮았다.
◇ 1점대 경영성과, 2023년 역성장·순손실 여파 현대백화점은 이사회 구성 및 견제기능 등에서 3점대의 결과를 얻었다. 구성에서는 평균 3.6점을 받았다. 이사회는 총 9명으로 구성, 규모 측면에서 고득점을 받았고 성별 다양성, 국적, 경력 다양성이 충분하다고 평가받았다. 다만 의장 역할을 정지영 대표가 맡고 있고 이사회 지원을 내부 회계 관리팀이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감점이 있었다.
견제기능은 3.7점이었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과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이 마련되어 있었고 내부거래 역시 별도의 위원회를 두고 통제하고 있었다. 다만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전무했고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따라 이사 보수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부분 때문에 관련 항목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경영성과에서는 1.5점으로 평가, 전체 점수를 큰 폭으로 낮췄다. THE CFO는 경영성과 부문을 투자, 경영성과, 재무건전성 등을 시장 평균치 대비 아웃퍼폼했는지 살폈다. KRX300 종목 중 비금융 기업의 평균치를 냈고 지표의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지표의 상·하위 10% 기업은 제외했다.
현대백화점은 경영지표 11개 중 9개가 1점으로 평가됐다. 1점은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역성장했다. 또한 지누스 관련 상각 때문에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도 마이너스로 집계, 1점을 받았다.
그나마 배당수익률이 2.51%를 기록, 평균치인 1.42%를 한참 웃돌아 5점을 받았다. 부채비율은 86.5%로 평균치(91.96%) 대비 하회하면서 3점(5% 이상 10% 미만 하회)을 받았다.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배수나 이자보상배율도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