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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권 모니터링

현대홈쇼핑, '2000억 웃돈' 현대L&C 손상차손 리스크 지속

2019년 이후 매출 지속 감소, 실적 부진 '2년간 900억' 영업권 상각

변세영 기자  2023-02-10 16:07:18

편집자주

무형자산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순자산가치보다 웃돈을 얹어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업권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 추세다. 또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손상검사는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영업권 현황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분석해본다.
현대홈쇼핑이 자회사 현대L&C에 배분된 영업권을 작년에도 대거 상각했다. 현대L&C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이 현대L&C에 매년 수 백억원 단위 영업권 상각을 이어가면서 순이익이 계속 잠식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홈쇼핑은 2022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0.33% 증가한 2조101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14억원, 당기순이익은 89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년 동기대비 20.5%, 12% 각각 감소한 수치다. 무엇보다 당기순이익 감소에는 자회사인 현대L&C에 배분된 영업권 손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현대홈쇼핑은 현대L&C 영업권 손상차손으로 522억원을 인식했다.

현대홈쇼핑은 2018년 12월 종합건자재 기업인 현대L&C(구 한화L&C)의 지분 100%를 3679억원에 인수했다. 기존 현대리바트의 가구·인테리어 소품 사업과 창호·바닥재 등 건자재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 현대홈쇼핑은 영업권으로 2106억원을 인식했다. 전체 인수가 대비 57%가 영업권으로 책정된 것이다. 영업권은 인수금액이 피인수사의 순자산가치보다 많을 때 생기는 무형자산이다. 피인수기업의 경영노하우 등을 인정해 제공하는 프리미엄으로 웃돈 같은 개념이다. 이는 그만큼 현대홈쇼핑이 현대L&C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사업 이전대가 내역을 살펴보면 현대L&C의 식별가능한 순자산 공정가치는 1572억원에 그쳤다. 순자산 공정가치액은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 합산분에서 유동·비유동 부채를 감해 도출된다. 총 이전대가(3679억원)에서 식별가능한 순자산 공정가치액를 뺀 값이 영업권 프리미엄(2106억원) 규모다.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사업결합시 영업권은 손상검사를 수행해야 한다. 장래에 영업을 통한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적으면 그만큼 상각해 비용으로 처리(손상차손)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영업권 손상차손은 손익계산서상 영업외비용으로 적용돼 인수기업 당기순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현대L&C의 매출액은 2019년 1조939억원, 2020년 1조905억원, 2021년 1조151억원, 2022년 1조원으로 꾸준히 하락세다. 영업이익은 2019년 154억원에서 이듬해 379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다 2021년 103억원, 2022년 29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주택시장 침체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L&C는 한 때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기도 했지만 실적 악화가 계속되면서 한동안 IPO 추진도 어렵게 된 상황이다.

현대L&C의 장기간 실적 부진으로 현대홈쇼핑에도 타격이 계속되고 있다. 경영권 인수 시 대규모 영업권을 인식한 만큼 상각(손상) 규모가 커져 순손익이 잠식되는 상황이다. 실제 현대홈쇼핑은 현대L&C 영업권에 2019년 488억원, 2021년 387억원, 2022년 522억원 각각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인수 이후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영업권을 상각한 셈이다. 지금까지 상각한 영업권 규모는 1300억원 이상이다.

현대L&C는 라인 다각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 올린다는 각오다. 특히 최근에 공을 들이는 분야는 인테리어 스톤 시장이다. 럭셔리 인테리어 시장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현대L&C는 지난해 8월 500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충남 세종에 칸스톤 제2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연간 220만㎡(66만5000평) 규모의 인테리어 스톤 생산 인프라를 확충했다. 이밖에 현대L&C는그룹 계열사인 현대리바트·지누스 등과 협업해 제품을 공동개발하는 등 시너지도 키운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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