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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자재 파이낸스 분석

KCC, 미동 없는 자사주 지분 17%

③2022년까지 매입 후 지속 보유, 최근 종가 기준 5000억 규모 물량

김형락 기자  2024-07-25 14:54:28
KCC

편집자주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는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1분기 건설 경기 선행 지표인 수주와 건축 허가가 줄어 부진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건설업을 전방 산업으로 둔 기업들은 경기 변화를 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펴고 있다. THE CFO는 건축 자재, 시멘트, 레미콘, 도료 등 건설 후방 산업에 있는 주요 기업 재무 상황을 점검해 본다.
KCC는 시가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는 최대주주인 정몽진 KCC 회장이 보유한 지분 다음으로 덩어리가 크다. KCC가 자사주를 이익 소각한 건 2003년 한 차례뿐이다.

KCC는 지난 3월 말 기준 자사주 153만2300주(지분 17.2%)를 보유 중이다. 대주주 지분과 격차는 3%포인트(p) 정도다. 정몽진 회장이 보유한 최대주주 지분은 19.6%(173만9841주)다. KCC가 보유한 자사주 장부가는 3048억원이지만, 지난 24일 종가(33만1500원)로 환산한 평가액은 5080억원이다.

KCC는 2022년까지 매입한 자사주를 들고만 있다. 가장 최근 매입한 자사주는 2022년 2~8월 신탁 계약으로 취득한 30만3982주(취득 금액 999억원)다. 2020~2021년에도 1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맺고 61만2826주(취득 금액 999억원)를 취득했다.


KCC는 2020년 유리, 홈씨씨·상재 사업 부문을 KCC글라스로 인적분할하는 과정에서 자사주 규모의 변화도 있었다. KCC는 인적분할에 따라 보통주 1주당 0.8417998주 비율로 주식을 병합하고, 단주 6817주는 자사주로 취득했다. 인적분할 전 보유 중인 자사주 중 일부는 분할 신설 법인 KCC글라스 주식 57만1944주(지분 3.58%)로 분류했다. 인적분할 전 72만3065주였던 자사주는 61만5492주로 조정됐다.

KCC는 현금 배당 위주로 주주 환원 정책을 편다. 결산 배당을 기준으로 지난해까지 24회 연속 배당금을 지급했다. 배당을 결정하는 정형화된 재무 지표 산출 기준은 없다. 배당 지급액은 미래 전략 사업을 위한 투자 재원 확보와 재무구조 건전성 확보를 위한 적정 수준의 차입금 유지 등을 달성한 뒤 경영 실적과 현금흐름(Cash Flow)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당분간 지난해와 동일한 배당 정책을 유지할 예정이다. 2022년과 지난해 연간 현금 배당금 총액은 588억원(분기 배당금 포함)이었다.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기준 배당성향은 각각 174%, 28%였다.


KCC는 과거 자사주를 활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도 했다. 2007년 10월에는 만기 5년짜리 56회차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해 9176억원을 조달했다. 기존 사채 상환 자금(3575억원), 시설자금(2294억원), 사업 다각화를 위한 국내외 투자금(3307억원)을 만들었다.

56회차 EB 교환 대상 주식 중에는 KCC가 보유한 자사주 35만9801주(권면총액 2545억원 규모)도 있었다. 나머지 교환 대상 주식은 현대중공업 보통주 37만3960주, 현대상선 보통주 785만1136주였다. EB 투자자가 교환권을 행사해 취득한 자사주는 없었다. KCC는 EB를 일부 재매입해 소각하고, 잔여 물량은 상환했다.

자사주를 장내로 처분하기도 했다. KCC는 2006년 자사주 52만6000주를 장내 매도해 1108억원을 확보했다. 2007년에도 자사주 51만2310주를 장내 매도해 1399억원을 쥐었다. 56회차 EB 발행(9017억원) 등이 겹쳐 2006년 초 886억원이었던 KCC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2007년 말 1조230억원으로 늘었다.


KCC가 자사주를 이익 소각한 건 2003년이 마지막이다. 그해 3월 자사주 73만461주(장부가 370억원)를 소각했다. 그해 3~5월 자사주 36만주를 활용해 룩셈브루크 증권거래소에 180만DR(주식예탁증서)을 발행하고, 자사주 37만8627주는 장내 매도했다. 그해 12월에는 자사주 12만6310주를 매입했다. 그해 자사주 매입·처분을 거쳐 확보한 현금은 585억원이다.

KCC는 지난 5월 공시한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에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필요시 자사주 매입·소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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