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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는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1분기 건설 경기 선행 지표인 수주와 건축 허가가 줄어 부진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건설업을 전방 산업으로 둔 기업들은 경기 변화를 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펴고 있다. THE CFO는 건축 자재, 시멘트, 레미콘, 도료 등 건설 후방 산업에 있는 주요 기업 재무 상황을 점검해 본다.
동국제강이 인적분할 전 수준으로 부채비율을 낮췄다. 전방 산업이 부진한 시기 현금 창출력을 토대로 차입금을 상환해 이자비용을 줄였다. 올 하반기에도 투자 확대보다 운영 효율화에 방점을 두고 재무 안정성을 관리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올 상반기 말 별도 기준(이하 동일) 부채비율이 전년 말 대비 14%포인트(p) 내린 91%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인적분할 당시 부채비율은 121%였다. 분할 1년 만에 분할 전보다 낮은 부채비율을 달성했다. 지난해 3월 분할 전 동국제강 부채비율은 99%였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체제를 확립했다. 그해 6월을 분할기일로 분할 전 동국제강에서 △열연사업 부문은 동국제강(분할신설회사) △냉연사업부문은 동국CM(분할신설회사) △자회사·피투자회사 지분 관리 등 투자사업부문은 동국홀딩스(분할존속회사)로 나눴다. 그해 10월 동국홀딩스는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지주사로 전환했다.
분할 후 동국제강은 동국홀딩스 연결 기준 매출 과반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올 상반기 동국홀딩스 연결 기준 내부거래 제거 전 매출(2조7912억원) 중 67%(1조8674억원)가 동국제강에서 발생했다.
동국제강 주력 제품은 봉강·형강·후판이다. 올 상반기 매출 비중은 건축·구조용 봉형강이 76%(1조4170억원), 조선·건축구조용 후판이 23%(4241억원)를 차지했다. 봉형강류 수요 산업이 건설업이라 건설 업황에 영향을 받는 수익 구조다.
동국제강은 건설 업황이 부진한 시기 인적분할했다. 그룹 주력 계열사라 분할 전 동국제강 차입금은 대부분 분할 후 동국제강으로 귀속됐다. 분할 전 동국제강 총차입금 1조6008억원 각각 분할 후 동국제강이 1조1556억원(72%), 동국CM이 4453억원(28%) 승계했다. 동국홀딩스에 남은 차입금은 없다.
분할 후 동국제강 자산총계 3조5186억원 중 차입금 비중은 33%였다. 같은 기간 동국제강 부채비율은 121%였다. 지주사 동국홀딩스(7%)와 동국CM(87%) 부채비율은 100% 아래였다. 동국제강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동종 업종 대비 높은 수준이었다. 2022년 말 1차 금속 업종 차입금의존도는 23%, 부채비율은 59%였다.
동국제강은 건전성 비율 개선을 목표로 잡았다. 단계별로 차입금을 줄이기로 했다. 가용자금을 차입금 상환 재원으로 활용해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00% 수준으로 낮추고, 향후 부채비율을 분할 전 동국제강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차입금을 상환했다. 그해 6~12월 차입금 상환에 833억원을 썼다. 같은 기간 거둔 잉여현금흐름(FCF) 2792억원이 상환 재원이었다. 차입금 상환액보다 FCF가 커서 6월 말 2598억원이었던 현금성 자산은 연말 434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1483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 상반기 FCF(1115억원)와 기존 현금성 자산을 활용해 차입금을 줄였다. 지난 6월 말 현금성 자산 전년 말 대비 365억원 줄어든 3983억원이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1년 전보다 2612억원 감소한 9254억원이다. 차입금의존도는 28%까지 낮췄다.
동국제강은 올 하반기에도 공격적 투자보다 안정적인 운영에 방점을 둔 경영을 펼친다. 생산 원가를 조절하고 효율을 높여 전방 산업 침체기 영업이익 감소 폭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올 상반기 동국제강 매출액은 전년 동기(분할 전·후 합계) 대비 25% 감소한 1조8674억원, 영업이익은 69% 감소한 93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