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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는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1분기 건설 경기 선행 지표인 수주와 건축 허가가 줄어 부진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건설업을 전방 산업으로 둔 기업들은 경기 변화를 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펴고 있다. THE CFO는 건축 자재, 시멘트, 레미콘, 도료 등 건설 후방 산업에 있는 주요 기업 재무 상황을 점검해 본다.
유진기업은 YTN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리면서 만기 구조도 손봤다. 금융권 장기차입금 위주로 조달 전략을 펴 단기 상환 부담은 가중되지 않았다. 토지와 관계기업 주식 등을 담보로 걸어 차환 가능성도 높다. 인수·합병(M&A) 이후 현금 창출력을 기반으로 상환 부담을 낮추는 과제가 남아있다.
유진기업은 올 상반기 말 별도 기준(이하 동일) 총차입금이 전년 말 대비 1049억원 증가한 6998억원이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이 줄어 순차입금은 전년 말보다 1797억원 증가한 671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33%였던 차입금 의존도는 36%로 상승했다.
유진기업은 유진그룹 사업 지주사다. 주력 사업은 레미콘이다. 수도권 지역 시장 점유율 1위(2022년 출하량 기준) 업체다. 올 상반기 매출(4581억원) 중 66%(3037억원)를 레미콘 사업 부문이 책임졌다. 나머지 30%(1385억원)는 건자재 유통 사업 부문이다. 올 상반기 종속기업(동화기업·유진레저 등), 관계기업(동양·유진투자증권 등)에서 수취한 배당금은 85억원이다.
유진기업은 올해 YTN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면서 차입금이 늘었다. 지난 2월 유진기업 종속기업인 유진이엔티가 자기자금 3199억원을 들여 YTN 최대주주 지분(30.95%)을 취득했다. 한전KDN, 한국마사회가 보유했던 YTN 지분이다.
유진이엔티은 지난해 설립한 신설 법인이다. 유진기업과 동양이 각각 지분 51%, 49%를 출자했다. 유진기업과 동양은 지난 2월 유진이엔티가 진행한 322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YTN 지분 인수대금 만들어줬다. 유진기업과 동양은 각각 1642억원, 1578억원을 납입했다.
유진기업은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 1036억원이었다. 올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172억원이 들어왔지만, 유·무형자산을 취득(60억원)하고 배당금을 지급(117억원)한 뒤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5억원이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으로 들어온 배당금(85억원)과 기존 유동성만 가지고 유진이엔티 증자대금을 치를 수 없었다.
유진기업은 기존 운영자금 대출을 대환하면서 신규로 차입을 일으켰다. 조달 전략은 올 상반기 차입 구성 변화로 드러난다. 농협은행 등에서 빌린 장기차입금은 전년 말 대비 1122억원 증가한 3123억원(이자율 4.46~5.85%)이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 등에서 빌린 단기차입금은 27억원 증가한 3275억원(4.5~6%)이다. 사채는 일부 상환(101억원)해 599억원(3.9~4.57%)으로 줄었다.
총차입금은 늘었지만 만기 1년 이내 단기성 차입금은 줄었다. 유동성 장기차입금을 대환하면서 차입금 만기를 장기화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말 단기성 차입금은 전년 말 대비 1456억원 감소한 3516억원이다. 같은 기간 장기성 차입금은 2504억원 증가한 3482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84%였던 단기성 차입금 비중은 올 상반기 말 50%로 떨어졌다.
유동성과 현금 창출력으로 만기 차입금을 상환할 유동성 대응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 올 상반기 말 유진기업 단기성 차입금(3516억원)은 현금성 자산(287억원)보다 크다. 다만 담보 자산가치에 기반한 차환 가능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단기 상환 부담은 줄어든다. 유진기업은 유형자산(2522억원) 중 68%(1793억원), 관계기업·공동기업 투자(5817억원) 중 68%(3971억원)를 농협은행 등 차입금(5197억원)에 담보로 제공했다.
이자 부담 능력은 갖추고 있다. 올 상반기 말 이자보상배율은 1.1배로 1배 이상을 유지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배보다 높으면 이자비용을 부담하고도 수익이 난다는 의미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191억원, 이자비용은 30% 증가한 176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