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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 Match up현대자동차 vs 토요타자동차

현대차 '만능' 이승조 CFO…토요타 회장은 하향조정

[BSM분석]④현대차 올해 BSM 공개, 법률·정책 사외이사 의존 경향

이돈섭 기자  2024-08-16 07:25:40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본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지속가능보고서와 홈페이지에서 이사회 구성원 역량구성표(BSM, Board Skills Matrix)를 공개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타사와 비교해 기술 측면의 역량을 따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사회 내 보유 역량이 가장 많은 인물은 CFO를 맡고 있는 이승조 전무가 꼽혔다. 이 전무는 BSM 상 모든 역량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토요타자동차의 경우 역량지표 항목은 현대자동차보다 더 세분화했지만 큰틀에서 차이가 나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 모터스포츠 영역을 별도의 역량지표로 구분, 이 분야 능력치를 요구하고 있는 점이 특이점으로 꼽힌다. 토요타아키오 회장의 경우 2년 전 모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됐지만 올해 능력치가 하향조정된 점은 특기할 만하다.

◇ CFO 이승조 전무 역량 만점…법률·정책 사외이사에 의존

현대자동차는 BSM 상 역량지표를 크게 6개로 구분하고 있다. △리더십 △회계·재무·경영 △산업·기술 △법률·정책 △글로벌 역량 △ESG 등이다. BSM은 각 기업별로 차이가 있는데 현대차의 경우 산업·기술 항목을 별도로 구분한 점이 눈에 띈다. 기술 경쟁력이 제조 기업 성과에 미치는 정도가 상당하다는 점을 인식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현대자동차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7명 등 총 12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이사들은 많게는 6개 적게는 3개 역량지표에 이름을 올렸다. 이사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역량은 '리더십'으로 사내·외 이사 전원이 해당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회계·재무·경영 항목의 경우 10명(83%)의 사내·외 이사가 체크, 두 번째로 많았다.

글로벌 역량과 ESG 등 두 영역 보유 비율은 75%였다. 법률·정책과 산업·기술 등의 경우 각각 6명의 이사가 보유하고 있다고 대답해 보유 비율이 50%에 불과했다. 사내이사모두가 리더십과 회계·재무·경영, 산업·기술 역량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사외이사가 보유한 역량 중에서는 회계·재무·경영과 글로벌 역량 보유 비율(71%)이 높았다.

사내·외 이사 통틀어 능력치가 가장 우수한 이사는 이승조 전무였다. 이승조 전무는 BSM이 제시한 6개 역량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받는 유일한 인물이다. 현대자동차 기획재경본부장을 맡아 CFO로 활동하는 이승조 전무는 올 3월 정기주총에서 신규 선임됐다. 정의선 회장의 경우 법률·정책 영역을 제외한 5개 역량지표에 이름을 올렸다.

사외이사의 경우 법률·정책 면에서 사내이사를 압도했다. 사외이사 7명 중 이상승·심달훈·장승화·최윤희 4명의 사외이사가 법률·정책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사내이사 5명 중에서는 이동석 사장과 이승조 전무 2명만이 해당 역량을 갖고 있었다. 카이스트 교수인 이지윤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중 유일하게 산업·기술 역량을 보유했다.

◇ '만능' 토요타아키오 회장, 2년에 걸쳐 능력치 하향조정

토요타자동차의 경우 2022년 6월 정기주총 직전 정기주주총회소집통지 상에서 BSM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토요타자동차 BSM 역량지표는 △기업경영 △거버넌스 △글로벌 △재무·회계 △환경·에너지 △소프트·디지털 △기술·개발 △생산 △스포츠·모터스포츠 △인재육성 등 10개 항목으로 현대자동차 항목보다 세분화한 점이 눈에 띈다.

현대자동차 BSM 항목에 없는 것은 스포츠·모터스포츠 항목이다. 토요타자동차는 매년 발간하는 통합보고서에서 스포츠와 모터스포츠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통합보고서에 따르면 토요타아키오 회장은 스포츠 정신을 통해 조직 문화를 고양시키고 모터스포츠 참가를 통해 기술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전사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스포츠·모터스포츠 항목에 이름을 올린 인사는 16명의 사내·외이사와 사내·외감사를 통틀어 토요타아키오 회장과 하야카와시게루 부회장, 사토우코지 사장, 필립크레이븐 사외이사 등 4명에 불과했다. 정책 분석 능력을 가리키는 소프트·디지털 영역의 경우 16명 임원 중 두 명의 사내이사와 한 명의 사외이사 등 3명만이 이름을 올렸다.

개별 임원별로 살펴보면 각 사내·외이사와 사내·외감사는 각각 6개 적게는 3개 역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토요타자동차가 2022년부터 올해까지 총 세 차례 BSM을 발표했는데 매년 임원들의 역량이 바뀌고 있다는 것. 토요타 회장이 대표적이다. 토요타 회장은 2022년 BSM 상에서는 모든 역량을 보유한 유일한 인사였다.

하지만 올해 토요타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은 기업경영과 거버넌스, 글로벌, 생산 스포츠·모터스포츠, 인재육성 등 6개로 줄어들었다. 인재육성은 임원 전원이 공통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역량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5개 항목에 이름을 올린 것과 마찬가지다. 토요타자동차는 역량지표를 어떤 방식으로 구분하고 있는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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