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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대표 취임하자 한투증권 부채 '확' 줄였다

투자지출 줄이고 현금흐름 개선 영향...정일문 대표 시절 분기별 차입부채 감소사례 3번뿐

안정문 기자  2024-05-27 15:35:25
한국투자증권이 김성환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첫 분기인 올 1분기 차입부채를 줄였다. 분기기준 차입부채가 줄어든 것은 1년3개월 만이다. 정일문 부회장이 대표로 있던 2019년~2023년 차입부채가 줄었던 사례는 3번(분기 기준) 뿐으로 많지 않았다.

한국증권은 차입부채 가운데 발행어음을 늘렸지만 환매조건부채권(RP), 단기사채 등을 줄이면서 전체 규모를 줄였다. 적극적 조달을 통해 자산을 늘렸던 과거와 다른 재무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입부채, 김성환 대표 취임 직후 감소

27일 한국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차입부채 규모를 4503억원 줄였다. 전체 차입규모 대비 하락폭이 큰 편은 아니다. 2023년 말 45조5811억원이던 차입부채는 2024년 1분기 45조1308로 1.0%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와 비교하면 변화가 확실하다. 지난해에는 1월1일 35조1217억원이었던 차입부채가 3월31일 41조2216억원으로 17.4% 늘었다.

김성환 사장으로 대표가 바뀌고 한분기 만에 차입부채가 감소한 것이다. 이는 직전대표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정일문 부회장이 대표로 취임했던 2019년 1분기 18조6017억원이던 차입부채 규모는 꾸준히 우상향을 거듭해 2023년 말 45조5811억원까지 증가했다. 정 부회장이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직전분기보다 차입금이 줄어든 사례는 2020년 4분기, 2022년 1분기, 2022년 4분기 3개 분기 뿐이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자금운용면에서 차이점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지난 2~3년은 부동산PF 리스크 등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조달을 이어왔는데 이제는 이같은 기조에서 벗어나 자산을 관리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입부채의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발행어음과 환매조건부채권이 눈에 띈다. 한국증권은 1분기 발행어음을 8000억원 가까이 늘렸지만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량을 7000억원 줄였다. 여기에 단기사채를 2698억원, 단기차입인 콜머니를 1400억원, 증금차입금을 1394억원 줄이면서 전체 차입부채량을 조절했다. 증금차입금의 대부분은 단기물인 담보금융지원대출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분기에 차입부채가 감소한 것에 특별한 사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영업 현금창출력 개선하고 투자 지출 줄여

지난해와 달리 올해 차입부채를 줄인 데는 영업 현금창출력이 개선됐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한국증권은 올 1분기 영업을 통해 1조1224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에서 4조8532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는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투자를 줄인 흔적도 눈에 띄는 데 이 역시 차입부채 감소와 관련있을 수 있다. 한국증권은 금융자산의 취득을 줄였고 관계기업과 종속기업에 대해선 처분을 늘렸다.

한국증권은 2024년 1분기 투자활동으로 2조1152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1.8% 증가했다. 기타포괄손익으로 집계되는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 취득이 줄어든 영향이다. 올 1분기 해당 항목의 수치는 2198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1945억원과 비교해 81.6% 줄었다.

관계기업, 종속기업과 관련된 취득 및 처분 규모는 작지만 변화폭이 크다. 우선 관계기업투자에 쓴 현금은 1831억원으로 1년 전 같은기간 2497억원보다 26.7% 줄었다. 처분으로 확보한 현금은 993억원으로 206.5%(669억원) 증가했다. 올 1분기 종속기업 취득에 쓴 현금은 없다. 1년 전에도 70억원만 투입하는 등 많은 자금을 투입하진 않았다. 종속기업 처분으로 확보한 현금은 966억원이다. 1년 전 129억원과 비교하면 64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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