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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대표' CFO 위상 높인 두산그룹

[총론]①7곳 상장사 사외이사 과반 점유…CEO·CFO 사내이사 책임경영

이민호 기자  2024-04-02 08:05:08

편집자주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자 동시에 최고 감시감독기구다.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고 이에 대한 책임도 이사회가 진다.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주주와 임직원, 정부, 시민사회 등 한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사회에 높은 독립성과 전문성, 투명성, 윤리성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이유다. THE CFO가 이사회의 A부터 Z까지 샅샅이 살펴본다.
두산그룹은 모든 상장사의 이사회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우고 있다. 자산총계가 2조원에 미달해 상법상 사외이사 선임 요건의 적용을 받지 않는 상장사라도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지주사와 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각자대표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재무 전문가인 CFO의 위상을 높여 책임경영을 실현하려는 목적이다.

◇상장사 모두 사외이사 과반 점유…자산총계 2조 미만 상장사 포함

지난달말 기준 두산그룹 계열사 중 국내시장에 상장된 계열사는 지주사 두산을 포함해 총 7곳이다. 지난해 10월 두산로보틱스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7곳으로 늘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는 △두산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두산로보틱스가 있으며 코스닥시장 상장사로는 △두산테스나 △오리콤이 있다.

두산그룹 지분도. 2023년 5월 1일 기준. 두산로보틱스 2023년 10월 5일 상장.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상법에 따르면 별도 기준 자산총계가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사외이사가 3명 이상으로 이사 총수의 과반이어야 한다. 지난해말 기준 두산그룹 상장 계열사 중 자산총계가 2조원 이상인 곳은 두산에너빌리티(13조6845억원), 두산(4조9146억원), 두산밥캣(3조6245억원) 등 3곳이다.

이들 상장사는 상법에 따라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는 각각 이사 7명 중 4명이 사외이사(사내이사 3명)다. 두산밥캣은 이사 6명 중 4명이 사외이사(사내이사 2명)다.


하지만 자산총계가 2조원 미만인 상장 계열사도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채우고 있다. 두산퓨얼셀과 오리콤은 애초 이사 5명 중 3명이 사외이사(사내이사 2명)였지만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 1명을 늘리면서 이사 6명에 사외이사가 4명으로 늘었다. 두산테스나는 이사 5명 중 3명이 사외이사(사내이사 2명)다.

두산퓨얼셀은 2022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이사회가 경영진과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사외이사 수가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되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애초 이사 6명 중 4명이 사외이사(사내이사 2명)였지만 지난달 정기주총을 통해 사내이사 1명을 늘렸다. 이 때문에 이사 7명에 사외이사가 4명(사내이사 3명)이 됐지만 사외이사가 이사 총수의 과반인 점은 기존과 같이 유지됐다.


◇CFO, 각자대표이사로 이사회 참여…재무 전문가 높은 위상 증명

두산그룹 이사회의 두드러진 특징은 CFO가 CEO와 함께 각자대표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점이다. CEO와 CFO가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만큼 그룹에서의 재무전략의 중요성과 CFO의 높은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말(정기주총 결과 반영) 기준으로 두산그룹 상장 계열사 사내이사 구성을 살펴보면 지주사 두산에서는 김민철 CFO 사장이 박정원 CEO 회장(오너일가)과 문홍성 사업부문 총괄(CBO)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에 올라있다. 두산의 자회사(지분율 30.39%)이자 그룹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도 박상현 CFO 사장을 박지원 CEO 회장(오너일가)과 정연인 COO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에 선임하고 있다.


두산애너빌리티의 자회사(지분율 46.06%)이자 그룹 주요 계열사인 두산밥캣은 박성철(스캇성철박) CEO 부회장과 조덕제 CFO 부사장이 각자대표이사로 사내이사에 올라있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애초 류정훈 부사장과 박인원 사장이 각자대표이사로 사내이사를 꾸렸지만 올해 2월 두산 지주부문 상무였던 조길성 전무가 CFO로 합류하면서 지난달 정기주총을 통해 각자대표이사로 사내이사에 추가 선임됐다. 오리콤도 정승우 CFO 상무가 박병철 CEO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로 사내이사에 올라있다.

두산밥캣은 2022년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전략·영업부문과 재무부문의 사내 최고 전문가인 CEO와 CFO가 각자대표이사를 맡아 책임경영을 실현하고 있다"며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해 장·단기적인 사업전략과 종합적인 경영환경에 대한 판단을 함께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공식적으로 CFO 직책을 두지 않는 두산퓨얼셀과 두산테스나의 사내이사 구성은 다른 상장 계열사와 구분된다. 두산퓨얼셀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대표이사를 역임하다 올해 1월 COO·CSO로 합류한 이두순 부사장이 정형락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로 사내이사에 올라있다. 두산테스나의 경우 김도원 사장과 김윤건 부사장이 각자대표이사로 사내이사에 올라있다. 이중 김도원 사장은 두산 지주부문 CSO로 두산테스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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