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지주사인 ㈜두산은 오너그룹으로서 박정원 회장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모두 겸직한다. 그러나 소위원회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하고 이사회 회의 출석률이 90%가 넘는 등 견제 기능과 참여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사회 평가 육각형 모델에서 약점으로 지적되는 건 평가개선 프로세스다. ㈜두산은 이사회 평가 자체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사외이사 개인별 평가 결과를 이사의 재선임에 반영하지도 않는다. ㈜두산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려는 조치라고 밝혔다.
◇사외이사 독립성 보장 위해 평가 시스템 '미운영'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두산은 255점 만점에 131점을 받았다.
이사회 평가 지표 가운데 가장 낮은 평점을 받은 건 '평가개선 프로세스'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서 평점 5점 만점에 2점을 받았다. ㈜두산 이사회가 해당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는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산은 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개별 사외이사의 회의 참석률 등 직무 수행과 관련된 활동 내용을 정기 보고서를 통해 공시하고 있으나 개인별 평가는 별도로 실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사회 활동에 관한 평가를 수행하는가 △이사회 평가결과를 공시하고 있는가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하는가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이사의 재선임에 반영하는가 등 4개 항목에서 최하점 1점을 받았다.
㈜두산이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산에 따르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사회 전체와 개인별 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신 사외이사의 재선임 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하여 재선임 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KCGS 지배구조 B등급 선방…'경영성과' 지표 평점 2.1점
이사회 활동에 대한 점수가 낮은 가운데 4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이 있다. 바로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평가' 항목이다. ㈜두산은 한국ESG기준원(KCGS)에서 B등급 이상의 평가를 받아 해당 항목에서 4점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두산은 지난해 기준 KCGS 종합 ESG 등급에서 'B+'를 받았다. 환경 부문(E)에서 'A', 사회책임 부문(S)에서 'A+', 그리고 지배구조 부문(G)에서 'B'를 받았다. THE CFO는 평가 툴에서는 B등급을 4점, A등급을 5점으로 평가한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지표 다음으로 낮은 평점을 받은 지표는 바로 '경영성과'다. 경영성과 평점에서 5점 만점에 2.1점을 받으며 근소한 차이로 평가개선 프로세스보다 높은 평점을 기록했다. 경영성과 지표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 활동이 경영성과, 나아가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를 분석하는 툴이다.
㈜두산은 지난해 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에서 최하점 1점을 받았다. 다만 배당수익률(2.13%), 매출성장률(12.56%), 영업이익성장률(27.55%) 항목에선 5점 만점을 받았다.
㈜두산은 지주사로서 모두 22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자체 사업으로는 전자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전자BG와 통합 IT서비스 사업을 운영하는 디지털이노베이션BU 등이 있다. 지난해 이들 ㈜두산 사업부는 전방산업인 반도체 시장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작년 말 영업수익은 987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72억원) 대비 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78억원 감소한 246억원으로 나타났다. 투자주식 손상 등이 반영되면서 111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차입금은 8947억원으로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4.7%p 증가한 62.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