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자 동시에 최고 감시감독기구다.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고 이에 대한 책임도 이사회가 진다.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주주와 임직원, 정부, 시민사회 등 한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사회에 높은 독립성과 전문성, 투명성, 윤리성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이유다. THE CFO가 이사회의 A부터 Z까지 샅샅이 살펴본다.
두산그룹 7곳 상장사는 전체 사외이사 중 다른 회사의 이사, 집행임원, 감사를 겸직하는 비율이 40%로 높은 편이다. 오리콤은 사외이사 4명 중 3명이 다른 회사의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지주사 두산과 핵심 계열사 두산에너빌리티도 사외이사 절반이 겸직 중이다.
지난달말(각사 정기주주총회 결과 반영) 기준 두산그룹 7곳 상장사에 재직하는 사외이사는 모두 27명이다. 각사 4명을 선임하고 있으며 두산테스나만 3명인 점이 다르다. 이들 27명 중 다른 회사의 이사나 감사를 겸직하는 사외이사는 모두 11명이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사외이사 중 40.7%가 겸직 중이다.
두산그룹 사외이사의 겸직 비율은 높은 편이다. 다른 기업집단 사례를 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삼성그룹 15곳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전체 사외이사 58명 중 겸직 인원은 22명으로 37.9%다. GS그룹의 경우 7곳 상장사의 전체 사외이사 23명 중 겸직 인원은 6명으로 26.1%다.
상법에 따르면 사외이사는 해당 상장사 외 2곳 이상 다른 회사의 이사, 집행임원, 감사로 재임할 수 없다. 다시 말해 해당 상장사 외 겸직은 1곳만 가능하다. 상법은 과도한 겸직을 제한하는 이유로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 곤란하거나 상장사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상법을 준수해 두산그룹 사외이사 중 2개 이상 겸직하고 있는 인원은 없다.
두산그룹 상장사 중 겸직 인원이 가장 많은 곳은 오리콤이다. 오리콤 사외이사 4명 중 전주지방법원 부장판사와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 출신으로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인 이제호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3명이 겸직 중이다.
국세청 납세자보호관 출신으로 고려대 법과대학·법과전문대학원 교수인 신호영 사외이사는 KCC건설 사외이사를,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국장·상임위원 출신인 박재규 사외이사는 SD바이오센서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삼화회계법인 소속인 김명석 사외이사는 베이스 사외이사를 겸직 중이다.
오리콤은 지난달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박재규·김명석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박재규 사외이사는 복잡해지는 경영환경 및 거래 시스템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공정한 거래와 관련된 조언과 자문을 통해 투명하고 올바른 경영에 기여할 수 있다"며 "김명석 사외이사는 공인회계사로 오랜 기간 일하며 축적한 지식과 경험으로 회사의 재무적인 건전성을 제고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테스나의 경우 사외이사 3명 중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인 서석호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2명이 겸직 중이다. 삼성전자 수석연구원 출신으로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인 김현재 사외이사는 케이씨텍 사외이사를, 기획재정부 법인세과 과장 출신으로 법무법인 율촌 세제팀장인 장재형 사외이사는 랩지노믹스 감사를 각각 겸직하고 있다.
지주사 두산과 핵심 계열사 두산에너빌리티도 사외이사 절반이 다른 회사의 이사나 감사를 겸직하고 있다. 두산은 기획재정부 제1차관 출신으로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인 허경욱 사외이사가 OSB저축은행 사외이사를,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인 박선현 사외이사가 SK바이오사이언스 사외이사를 각각 겸직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민정수석실 비서관과 통상자원부 관료 출신으로 김·장법률사무소 고문인 최태현 사외이사는 솔루스첨단소재 사외이사를, 광주지방국세청장과 국세청 차장 출신으로 세무법인 삼환 세무사인 이은항 사외이사는 효성중공업 사외이사를 각각 겸직하고 있다.
두산밥캣과 두산퓨얼셀은 각각 사외이사 4명 중 1명이 겸직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고려대 경영대학 명예교수인 이두희 사외이사가 베테랑소사이어티 대표이사를 겸직 중이다. 두산퓨얼셀은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인 고창현 사외이사가 현대삼호중공업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사외이사 4명 중 다른 회사의 이사나 감사를 겸직하고 있는 인원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