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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위 재무 전문가 활용법

현직 교수 선호하는 LG그룹

2호 유형 감사위원 80% 차지, LG디스플레이 '동반성장' 파트너 활용

박규석 기자  2023-10-26 13:17:27

편집자주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가 감사위원회를 구성할 경우 1명 이상은 재무·회계 전문가를 선임해야 한다. 이들은 경영 감시와 더불어 회계 감사까지 담당하는 만큼 독립적인 지위와 높은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최근 들어 감사위 내 재무·회계 전문가 수는 늘고 있으며 역할도 이사회 의장 등까지 확대되고 있다. THE CFO가 감사위 소속 재무·회계 전문가의 유형별 출신과 역할, 활동 범위 등을 조명한다.
LG그룹의 감사위원회 내 회계·재무 전문가는 학계 출신 인사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이 현직 교수들로 이뤄진 가운데 금융기관과 공인회계사 등으로 분류되는 유형이 뒤따르고 있다. 상장사 재무·회계 전문가로 분류되는 인사는 한 명도 없다.

감사위 내 회계·재무 전문가를 교수진 중심으로 구성한 부분은 재계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사례다. 학계 출신 인사의 경우 기업들의 선호도가 높기는 하지만 그룹 내 관련 전문가를 단일 유형으로만 구성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상장사 80%가 대학교 교수들

LG그룹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64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대기업 집단이다. 상장사는 11곳이며 이중 감사위를 설치한 계열사는 LG를 비롯해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등 10곳이다. 감사위 내 재무·회계 전문가는 10명으로 이들은 모두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재무·회계 전문가로 분류되는 감사위원 중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사는 없다.

이러한 LG그룹 감사위 내 재무·회계 전문가 구성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학계 출신 인사가 전체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공시 작성 기준에 따르면 2호 유형에 해당하는 전문가들이다. 2호의 경우 회계 등 학위를 보유하고 연구기관 또는 대학에서 연구원이나 조교수 이상으로 5년 이상 재직한 인사다.


2호와 함께 1호(공인회계사)로 분류되는 자격을 중복해서 보유한 이사까지 포함할 경우 비중은 더 커진다. 해당 인사는 LG유플러스 윤성수 고려대 경영학 교수다. LG유플러스 내부적으로는 내부통제와 내부감시 장치 운영 현황 점검 등 경영 사항에 대한 감시·견제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윤 이사는 2023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됐으며 그 결과 총 2회 연임하게 됐다. LG그룹 내 재무·회계 전문 감사위원 중 2회 이상 연임한 인사는 윤 이사가 유일하다. 아울러 LG유플러스 감사위 외 소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곳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다.

이처럼 LG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2호 유형에 대한 선호도는 재계 상위 기업들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작년 말 기준으로 코스피 200에 속하는 기업들의 감사위 내 재무·회계 전문가 중 2호 유형이 가장 많은 비중(36.7%)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LG그룹 내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 상장사 회계·재무 분야 경력자(3호) 또한 코스피 200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했다.

LG그룹 내에서 2호 유형의 재무·회계 전문가를 중용하지 않은 계열사는 LG화학 한 곳이다. 4호 유형에 속하는 금융기관·정부·증권유관기관 등 경력자인 김문수 이사를 배치하고 있다. 김 이사는 국세청에서 근로소득지원국 국장 등으로 약 30년간 근무한 경험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다.

◇LG디스플레이 '재무·회계→ESG' 확장

LG그룹 내에서 감사위 내 재무·회계 전문가를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계열사는 LG디스플레이다. 대부분이 재무·회계 전문가를 감사위원장 외 다른 소위원회 수장으로는 선임하지 않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ESG위원회 위원장까지 맡기고 있어서다. LG와 LG유플러스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장을 겸직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회사 경영 등의 측면에서는 영향력이 크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게 재계 평가다.


LG디스플레이의 감사위 내 재무·회계 전문가는 문두철 이사다.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로 회계감사와 지배구조,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의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게 특징이다. 실제 그는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과 동반성장위원회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위원, 농어업협력재단 협력이익공유제 심의위원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문성은 LG디스플레이가 그를 이사회 내 ESG위원장으로 중용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회사는 그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당시 회계감사와 기업지배구조, 기업윤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의 전문가로 평가했다. 또한 공공기관 연구도 다수 진행한 만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된 활동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도 했다.

문 이사는 LG디스플레이의 내부거래위원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위원장은 아니지만 재무·회계 전문가인 만큼 계열사 간 거래 등 내부거래에 대한 회사의 내부통제와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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