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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LG디스플레이, 내년이 더 기대되는 '김성현 효과'

어깨 짓누르던 감가상각 부담 해소, CAPEX 제한으로 손익 개선 전망

박기수 기자  2024-10-24 14:09:20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발행, 자산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작년 대비 영업손실 폭을 줄이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개선한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재무 개선을 본격적으로 이뤄낼 것으로 예측된다. LG디스플레이 영업손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감가상각 효과가 줄어들고 인력 구조조정으로 고정비 절감 효과가 드러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광저우 LCD 공장 매각 대금이 들어오면 현금 유동성도 개선된다.

LG디스플레이의 재무 전략을 이끈 C레벨 임원으로는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가 꼽힌다. 김 부사장은 2021년 말 LG디스플레이의 CFO로 부임한 인물이다.

◇감가상각 비용 처리 착착 종료…손익 개선 긍정적 영향

올해 상반기 LG디스플레이의 연결 영업손실은 5631억원이었다. 매출 11조9612억원에 매출원가 11조1297억원, 판관비로 1조3946억원이 발생하며 나온 결과물이다. 매출원가와 판관비를 합해 올 상반기 동안 LG디스플레이가 기록한 총 '비용'은 12조7027억원이다.

이중 감가상각비 및 무형자산상각비가 2조6597억원이다. 총 비용의 20.9% 수준이다. 여기에 인건비도 1조7684억원이 발생했다. 고정비 비중이 약 35%로 타 산업군 대비 높은 수준이다. 원재료 외 고정비가 손익에 끼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산업군인 셈이다.


이 감가상각이 손익에 주는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불황기를 맞이하면서 매년 기록하는 감가상각 대비 신규 투자 액수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취득하는 유형자산 대비 감가되는 부분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실무에서 매출에 기여하는 자산이지만 장부 상으로는 비용 처리가 모두 완료된 자산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손익에는 긍정적 영향을 준다.

실제 2022년 말 이후 LG디스플레이의 유형자산은 감소세에 있다. 2022년 말과 작년 말 연결 유형자산은 각각 20조9469억원, 20조2003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말 유형자산은 19조32억원으로 1조원 이상 감소다. 3분기 말 기준 유형자산 장부가액은 더 감소했을 여지가 있다.

유형자산의 총 장부가액 대비 감가상각누계액의 비중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작년 말 기준 LG디스플레이 유형자산 총 장부가액 72조5181억원중 감가상각누계액은 67.5%인 48조9264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말에는 이 비중이 68.7%로 소폭 상승했다. 총 유형자산 장부가액 72조9809억원 중 감가상가누계액은 50조1392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는 건물과 구축물의 경우 20~40년, 기계장치의 경우 4, 5년의 내용연수를 적용한다. 총 장부금액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가 기계장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4~5년 전 유형자산화된 자산들이 내년 부근에 비용 처리가 완료되면 더 이상 손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iM증권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중소형 P-OLED 주력 팹인 P6의 감가상각이 종료되면서 모바일 부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23일 진행된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도 관련 내용으로 질의가 있었다. 키움증권은 "올해 대형 OLED 출하량이 전년비 개선이 예상되고 내년에는 일부 감가상각도 종료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향후 OLED 지속 성장을 위한 방안이 궁금하다"라고 질문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중심 하이엔드 프리미엄에 집중하고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내부적으로 원가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인건비 절감도 원가 개선 효과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김성현 부사장은 3분기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올해 진행된 인력 효율화를 통해 연간 약 1000억원 이상의 인건비가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을 3분기에 약 1000억원 중반 이상 규모로 반영했다.

◇"CAPEX 현금흐름 안에서만 투자", 보수적 기조 예고

LG디스플레이는 자본적지출(CAPEX) 등 향후 투자 계획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김성현 부사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대외환경 불확실성 장기화와 수요 변동성 또한 높아 향후 투자는 보수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운영하겠다"라면서 "당분간 사업체질과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안정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판단해 현재 보유한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며 신규 확장 투자는 신중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향수 수익성 기반의 현금흐름 안에서 투자 계획을 짠다는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신규 CAPEX 대비 감가상각비용이 더 많이 발생할 여지가 더욱 커진 셈이다.

물론 우려도 있다. 유형자산은 기업활동의 '심장'이기 때문에 신규 투자보다 감가상각이 더 커 유형자산이 쪼그라든다는 점은 좋은 신호만은 아니다. 다만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재무개선이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내년 감가상각 종료와 함께 증권가에서도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iM증권은 24일 리포트를 통해 "P6 라인 감가상각 종료와 내년 하반기부터 중국 광저우 공장 감가상각이 종료될 예정"이라면서 "최근 라인 운영 효율화, 원가절감 노력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OLED TV 부문 실적은 2025년 상반기부터 흑자 전환해 2026년에는 연간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LG디스플레이의 올해 3분기 연결 영업손실은 81억원이다. 작년 3분기 662억원 대비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3분기 누적 손실액은 올해의 경우 644억원, 작년의 경우 2509억원이었다.

◇인적 쇄신 시기 오히려 승진했던 김성현 부사장

LG디스플레이의 재무 개선을 이끈 인물로는 CFO인 김성현 부사장이 거론된다. 김 부사장은 2019년 LG디스플레이 금융담당을 맡다가 2021년 말 LG디스플레이의 CFO로 승진했다.

김 부사장은 1967년생으로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워싱턴대 MBA 과정을 밟았다. 1994년 5월 LG전자 자금관리실을 거쳐 1999년 LG 구조조정본부 비서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이후 LG 재경팀과 LG유플러스 금융팀장 겸 IR팀장을 거쳐 2009년 말 LG유플러스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김성현 부사장은 작년 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정철동 사장으로의 CEO 교체 등 인적 쇄신이 이뤄졌던 해였지만 김성현 부사장은 성과를 인정받아 오히려 승진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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