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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남부산업, 유진기업 주식은 현금여력 지렛대

②유진기업 지분 4.6% 보유…EB 교환대상·주식담보대출 담보 이용

이민호 기자  2024-07-24 08:27:07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유진그룹 계열 아스콘 제조사 남부산업은 그룹 핵심 계열사 유진기업 지분 4.6%를 보유한 3대 주주다. 남부산업 전체 자산의 70%가 유진기업 주식이다. 남부산업은 유진기업 주식을 이용해 교환사채(EB)를 발행하고 주식담보대출을 일으키면서 현금여력을 키우고 있다.

◇유진기업 지분 4.6% 보유 3대 주주…자산 대부분 차지

유진기업은 두 곳의 아스콘 사업장(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경기 화성시 소재 수원공장과 충남 당진시 소재 당진공장이다. 두 곳 사업장은 모두 법인 형태로 수원공장이 남부산업이고 당진공장이 유진기업 완전자회사(지분율 100%)인 당진기업이다.

애초 두 회사는 모두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했다. 당진기업은 2017년말까지만 해도 유진기업이 지분율 35.66%로 최대주주였지만 유재필 유진그룹 명예회장(10%)과 유 명예회장의 장남인 유 회장(10%)을 포함한 오너 일가와 남부산업(21%)이 주주에 포함됐다. 남부산업의 경우 지난해말 유 회장이 지분율 40.8%로 최대주주다.

유진기업은 2018년 12월 합계 70억원을 들여 오너 일가와 남부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잔여지분을 모두 사들여 당진기업을 완전자회사했다. 당진기업 지분 매각의 대가로 유 명예회장과 유 회장은 각각 11억원, 남부산업은 23억원을 받았다.


하지만 유진기업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당진기업과 달리 남부산업은 현재까지도 오너 일가가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당진기업과 남부산업의 역할은 아스콘 사업장으로 사실상 같지만 가장 큰 차이는 유진기업 지분을 보유했는지 여부다.

당진기업은 유진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당진기업의 완전자회사 편입 직전인 2017년말 자산 구성을 보면 자산총계(226억원)에서 유형자산이 118억원으로 높은 비중(52.3%)을 차지해 사업장으로서의 기능이 두드러졌다.


반면 남부산업은 유진기업 지분 4.60%(355만5140주)를 보유하고 있다. 유진기업에 대한 지분율로 따지면 유 회장(11.54%)과 유 명예회장의 차남인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6.85%)에 이은 3대 주주다. 유 명예회장의 삼남인 유순태 유진홈센터 대표이사 사장(4.38%)이나 유 회장의 아들인 유석훈 유진기업 경영혁신부문 사장(3.06%)보다 높다.

남부산업은 지난해말 보유하고 있는 유진기업 주식의 가치(공정가치 기준)를 122억원으로 평가했다. 남부산업 자산총계가 17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유진기업 주식이 자산의 대부분(70.9%)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유형자산은 9억원에 불과하다. 2017년말 유형자산이 4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업장으로서의 기능이 지속적으로 축소됐다. 보유하고 있던 28억원(장부가액 기준) 규모 토지를 2018년 처분한 점이 주효했다.

◇EB 교환대상 제시…주식담보대출 담보 이용


남부산업은 핵심 자산이 유진기업 주식인 만큼 현금여력을 키우는 데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먼저 유진기업 주식을 보유하기만 해도 매년 배당금을 수취할 수 있다. 유진기업으로부터의 배당금수익은 2022년 6억원, 지난해 6억원으로 최근 수년간 매년 5억~6억원이 발생했다. 남부산업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영업외수익으로 분류되는 배당금수익이 현금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남부산업은 EB를 발행하기 위해 유진기업 주식을 교환대상으로 내놓기도 했다. 남부산업의 지난해말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232억원으로 이중 단기차입금 159억원과 리스부채 11억원을 제외한 63억원(교환권조정 차감 기준)이 EB다. 이 EB는 2021년 12월 77억원(발행가액 기준) 규모로 발행됐으며 만기는 내년 6월이다.

이 EB의 교환가액은 5430원이다. 이에 따라 유진기업 주식 141만6431주가 교환대상으로 제시됐다. 남부산업이 보유한 전체 유진기업 주식의 39.8%다. 이번달 23일 유진기업 주가(종가 기준)는 3615원으로 교환가액을 밑돌고 있다. 이 EB는 표면금리가 0%로 없지만 만기금리로 1.5%가 붙어있다.


유진기업 주식은 EB 교환대상 외에도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돼있다. 남부산업이 조달한 단기차입금 중 계열사(유진기업 완전자회사) 유진레저로부터의 117억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42억원은 증권사로부터의 주식담보대출이다. 이 주식담보대출을 위해 합산 211만7940주가 담보로 제시됐다. 남부산업이 보유한 전체 유진기업 주식의 59.6%다. EB 교환대상과 주식담보대출 담보를 합한 유진기업 주식은 353만4371주로 남부산업이 보유한 전체 유진기업 주식의 사실상 전부(99.4%)다.

유진그룹 측은 "남부산업의 EB 발행 당시 유진기업 주가가 좋아 교환대상으로 이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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