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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파이낸셜 인덱스(Financial Index)란? [레버리지·커버리지]
⑥차입금 지표
총차입금은 총부채 가운데 이자발생부채(interest bearing debt)를 말한다. 주로 △단기차입금 △장기차입금 △유동성장기부채(기타유동성장기부채 차감) △단기사채 △장기사채로 이뤄지며, 영업활동 관련 매입채무나 퇴직급여충당부채 등은 제외한 개념이다. HD현대그룹의 차입 규모 변화를 총차입금, 그리고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차감한 순차입금의 증감 추이를 통해 살펴본다. 지난해 HD현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현대삼호중공업의 총차입금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현금창출력 향상에 힘입어 2조원까지 급증한 유동성을 발판 삼아 1년 사이 차입규모를 1조3000억원 줄이는데 성공했다. 전체 차입금이 가장 많은 계열사는 9조8000억원을 보유한 HD현대오일뱅크로 나타났다.
HD현대그룹 주요 계열사로 10개 기업을 살폈다.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HD현대에너지솔루션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등 8개 상장사,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를 갖춘 △현대삼호중공업 △HD현대오일뱅크 등 비상장사 2곳의 주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삼았다. 지주회사 HD현대와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에 대해서는 별도 재무제표를 토대로 분석했다.
THE CFO 집계에 따르면 2023년 9월 말 기준으로 주요 계열사 10곳의 총차입금 합산액은 20조2327억원이다. 2022년 3분기 말 20조5081억원과 견줘 2754억원(1.3%) 감소했다. 순차입금 역시 같은 기간 1766억원(1.3%) 줄어든 13조366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차입금이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은 현대삼호중공업이다. 1조4670억원에서 1964억원으로 1조2706억원(86.6%) 감소했다. 순차입금 역시 2022년 9월 말 7387억원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 말에는 마이너스(-) 1조6403억원을 기록했다. 유동성이 7283억원 대비 1조1084억원(152.2%) 급증한 1조8367억원으로 집계된 영향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차입금 내역을 살피면 단기성차입은 1년새 9833억원(83.9%) 줄어든 1883억원으로 나타났다. 장기성차입은 2873억원(97.3%) 감소한 8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순유입분이 2022년 3분기 누적 2168억원에서 지난해 1~9월 2조4842억원으로 대폭 늘어난 덕분에 차입금 상환에 주력할 수 있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총차입금 역시 3480억원(18.4%) 감소한 1조5435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환 만기가 1년 이내인 차입금은 3150억원(28%) 줄어든 8119억원, 장기성차입 잔액은 330억원(4.3%) 감소한 7316억원으로 나타났다. 순차입금은 1조1824억원을 기록했는데 2022년 9월 말 1조3376억원보다 1552억원(11.6%) 줄었다.
HD현대건설기계도 같은 기간 전체 차입금이 1조1364억원에서 8875억원으로 2489억원(21.9%) 급감했다. 다만 순차입금은 4680억원에서 4665억원으로 15억원(0.3%) 줄어드는데 그쳤다. 유동성이 6684억원에서 4209억원으로 2475억원(37%) 감소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2022년 3분기 말과 견줘 작년 차입금이 늘어난 계열사는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별도), 현대미포조선, HD현대일렉트릭, HD한국조선해양(별도) 등 5개사다. 증가 규모가 단연 많은 회사가 HD현대오일뱅크다. 지난해 9월 말 총차입금이 9조7706억원으로 1년새 6407억원(7%) 불어났다. 순차입금은 7396억원(8.6%) 증가한 9조3691억원을 기록했다.
지주사 HD현대 역시 전체 차입금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3분기 말 총차입금이 3조2053억원으로 나타났는데 2022년 9월 말 2조5978억원 대비 6075억원(23.4%) 급증했다. 2018년 이래 5년간 추이를 살피면 가장 많은 금액이다. 순차입금도 1년새 1982억원(7.7%) 늘어난 2조7668억원으로 집계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그룹 계열사를 통틀어 순차입금 증가액이 최대를 기록했다. -2조196억원에서 -1조4936억원으로 5260억원 늘었다. 지난해 9월 말 전체 차입금은 336억원으로 2022년 3분기 말 152억원과 견줘 184억원(121.1%) 불어났다. 반면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등 유동성이 2조348억원에서 1조5272억원으로 5076억원(24.9%)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