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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 전후로 이사회를 정비했다. 보수 결정 과정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보상위원회를 신설하고, 위원은 모두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최철곤 HD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ESG 모범 규준에 준하는 독립성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THE CFO가 진행한 이사회 평가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는 총 255점 중 160점을 기록했다. HD현대건설기계 이사회를 △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 성과 등 6가지 공통 지표(각 5점 만점)로 평가한 결과다. 지난 5월 발표한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HD현대건설기계는 평가 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서 가장 높은 평점인 3.9점을 받았다. 7가지 세부 평가 항목 중 △외부 거버넌스 평가 기관에서 획득한 지배구조(G) 등급 △사외이사 개별 평가 여부 △사외이사 평가 재선임 반영 여부 △이사진 적격성 여부 등 4가지가 최고점(5점) 기준을 충족했다.
이사회 활동 평가 관련 세부 평가 항목에서는 일부 점수가 깎였다. 지난해 이사회 활동 평가 제도를 도입했지만, 외부 평가 없이 자가 평가만 실시해 해당 평가 항목에서 3점을 받았다. 이사회 활동 평가 결과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해당 평가 항목에는 1점을 받았다. 최고점 기준은 '종합 평점 등으로 이사회 활동 평가 결과 기재했는지'다. 이사회 활동 평가 결과에 근거한 구체적인 개선안을 파악하기 어려워 해당 평가 항목은 3점을 받았다.
HD현대건설기계는 △구성(3.2점) △참여도(3.3점) △견제 기능(3.4점) △정보 접근성(3.7점) 등 4가지 공통 지표 평점은 3점대를 기록했다. 경영 성과 지표는 가장 낮은 평점인 2.3점이다. 지난해 주가 관련 세부 평가 항목이 KRX 300 지수에 속한 기업(금융업 제외) 평균치(이하 시장 평균치)보다 낮아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웠다.
올해 이사회 진용을 손봐 구성 지표가 2점대로 내려가지 않았다. 지난 2월 보상위를 신설해 이사회 내 총 4개 위원회(ESG·사외이사후보추천·감사위원회 등)를 갖췄다. 상법상 의무 설치 대상 이외 위원회를 추가로 설치했는지를 평가하는 세부 항목에서 2점을 받았다. 보상위는 위원장과 위원 모두 사외이사(3명)로 구성해 이사회 내 위원회 위원장이 사외이사인지를 평가하는 세부 항목은 4점을 획득했다.
지난 3월 주총 이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해당 세부 항목은 만점을 받았다. HD현대건설기계 이사회 의장은 박기태 사외이사다.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도 공개해 해당 세부 항목에서도 5점을 얻었다. 최 대표가 사추위 위원으로 들어가 사추위 독립성을 평가하는 세부 항목은 3점을 받았다.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ESG 모범 규준은 사추위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할 것을 권고한다. 이해 상충 가능성이 높은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는 높은 독립성이 요구돼 사외이사에 의한 감시・감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경영 성과 지표를 평가하는 11가지 세부 항목 중 5가지가 최하점(1점)을 기록했다. 각각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이자보상배율이 시장 평균치보다 낮았다.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 성장률은 시장 평균치를 20% 이상 웃돌아 5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