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인프라코어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약 70% 정도 진행됐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다음 달 말까지 남은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실적 악화로 실망한 주주들을 달래고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2일 열린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계획했던 자사주 매입 660만주 가운데 530억원가량을 취득했다"며 "30억원 정도의 추가 매수를 진행한 이후 8월 말까지 소각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HD현대건설기계와 함께 HD현대그룹 건설기계 부문의 양대 사업회사 중 하나다. 두 회사는 모두 굴착기와 로더 등의 대형 건설기계를 생산하지만 HD현대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등 각종 산업용·방산용 엔진 부문도 보유했다.
앞서 2월 HD현대인프라코어는 주가 안정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56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오는 8월5일까지 매입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그리고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 기간에 매입한 자사주를 8월6일 이후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이날 콘퍼런스콜을 통해 자사주 매입·소각 진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재공지한 셈이다. 기업이 자사주를 사면 유통주식 수가 줄어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면 총 발행주식 수가 줄어 1주당 순이익이 높아지는 효과도 더해진다.
이 때문에 자사주 소각은 가장 강력한 주주친화 정책으로 여겨진다. 현재 HD현대인프라코어의 주가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작년 말(12월 28일)부터 올해 상반기 말(6월 28일)까지 시가총액이 약 6% 하락했다. HD현대그룹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시가총액이 약 2% 상승한 HD현대건설기계와도 대비된다. 비슷한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HD현대건설기계가 북미 지역에서 선방한 데 반해 HD현대인프라코어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서 수요 감소를 겪으며 매출 감소폭이 더욱 컸다.
자사주 소각이 회사에 반등의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HD현대인프라코어 입장에서는 분위기 전환이 절실할 법도 하다. 이날 HD현대인프라코어는 2분기 연결 매출로 1조1082억원, 영업이익은 815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49% 빠졌다.
하반기 상황도 낙관하기 어렵다. 당초 증권업계에서는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회복과 굴착기 내수 판매량 증가 등을 이유로 긍정적인 하반기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날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엄원찬 재무부문장(전무)은 신중론을 펼쳤다.
그는 "상반기 실적을 보면 연간 가이던스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북미 쪽 채널을 다양화하고 영업 상황 등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