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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

'그룹편입 3년' HD현대인프라코어, 차입감축 '결실'

16년 만에 순차입금 1조 아래로…호실적 기반 현금창출력 신장

박동우 기자  2024-03-22 15:28:12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올해로 HD현대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가 HD현대그룹에 편입된지 3년을 맞이한다. 그동안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수행하는 엄원찬 재무부문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재무정책의 중심에 '차입 감축'을 놓고 상환에 힘썼다.

3년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2007년 이래 16년 만에 순차입금이 1조원 아래로 줄었다. 자체 현금창출력도 실적 호조에 힘입어 급격히 신장되면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율도 2006년 이후 17년 만에 2배 이하로 떨어졌다.

◇재무구조 개선의지 지속 피력

지난해 말 HD현대인프라코어의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1조121억원으로 2022년 말 1조2166억원과 견줘보면 1년새 16.8%(2045억원) 감소했다. 특히 전체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금액인 순차입금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9150억원을 기록하며 2007년 이래 16년 만에 1조원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성과의 바탕에는 HD현대그룹 편입 이래 3년째 이어진 재무구조 개선 기조가 자리잡고 있다. 2021년 8월에 HD현대사이트솔루션(당시 현대제뉴인)은 8500억원을 들여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29.5% 일체를 인수했다. 조선 부문을 넘어 건설장비 제조 영역까지 사업군을 다각화하는데 필요한 회사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HD현대그룹 계열사로 전환한 이래 경영진은 제일의 과제로 '순차입금 축소'를 설정했다. 2021년 4분기 실적 설명회에서는 "향후 만기 도래 시점에 맞춰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을 언급한 대목이 방증한다. 이듬해인 2022년 4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는 "2023년 말 순차입금을 1조원 이하로 감축하겠다"며 구체적인 목표까지 거론했다.

빚을 갚는데 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가 자본 확충이었다. 2021년 12월에 유상증자를 단행해 6883억원을 확보했다. 모집한 자금의 87.9%인 6050억원을 채무 상환에 썼다. 외부 조달뿐 아니라 이익이 점차 늘어난 대목도 상환 여력을 보강하는데 기여했다. 북미 권역과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건설 중장비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우상향한 덕분이다.

본업을 토대로 현금을 창출하는 능력은 꾸준히 신장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920억원으로 2020년 당시 894억원과 비교하면 4배 넘게 많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3.3%에서 9.2%로 5.9%포인트(p) 올랐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2020년 2106억원에서 작년 5142억원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 불어났다.


◇'순차입금/EBITDA'도 17년만에 2배 아래로

자체 현금창출력을 토대로 차입에 대응하는 여건이 개선된 건 '순차입금/EBITDA' 배율의 변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연결·별도기준 모두 순차입금이 EBITDA의 1.8배로 나타났다. 2006년 이후 17년 만에 2배 아래로 떨어뜨리는 성과를 얻었다.


앞서 신용평가사 한국기업평가는 HD현대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을 상향할 조건으로 순차입금/EBITDA 1.5배 이하를 제시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회사채에 매겨진 신용등급이 'BBB'였으나 지난해 11월 'A(안정적)'까지 조정됐다. 사업 안정성과 이익 실현 역량의 개선이 돋보였다는 판단에서 기인했다.

지난 3년간 재무적 성과를 구현하는데 앞장선 인물이 엄원찬 재무부문장(전무)이다. 엄 전무는 과거 두산인프라코어 시절 재무관리부문 산하에서 컨트롤러(cotroller)로 근무하면서 공시·회계 작성 등의 업무에 매진했다. HD현대그룹으로 인수된 2021년 10월 이후 지금까지 줄곧 재무부문을 총괄해 왔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해도 견조한 이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을 전년 실적대비 6% 늘려잡은 4450억원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국외 시장 공략과 제품 판매가 인상, 엔진사업 확대 등을 주요 근거로 적시했다. 현금창출력 증대를 발판 삼아 꾸준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올해 2월 2023년 4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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