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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파이낸셜 인덱스(Financial Index)란?
[외형과 수익성] ①매출 매출은 기업 영업활동의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외형 변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기본적 잣대라고 볼 수 있다. 매출은 시장 환경에 크게 영향 받지만 회사 전략에 따른 증감도 만만치 않다. HD현대그룹의 매출 변화를 주요 계열사별로 살펴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HD현대그룹 조선 3사 매출이 전년대비 늘었다. 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의 매출 합산액이 3조4000억원 증가하며 순항 중이다.
다만 HD현대오일뱅크는 정제마진 하락 여파로 매출이 26조원에서 20조원으로 역성장했다. 태양광 발전용 모듈 제조사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매출 역시 전년 동기대비 40% 감소했다.
HD현대의 주요 계열사로 10개 기업을 살폈다.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HD현대에너지솔루션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등 8개 상장사,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를 갖춘 △현대삼호중공업 △HD현대오일뱅크 등 비상장사 2곳의 주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설정했다. 다만 그룹 지주회사 HD현대와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에 대해서는 별도 재무제표를 토대로 분석했다.
THE CFO가 집계한 결과 HD현대그룹 산하 10개 주요 계열사 중 전년 동기대비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 증가액이 가장 많은 계열사는 HD현대중공업이다. 2022년 1~9월 매출과 견줘보면 2조1796억원(34.2%) 늘어난 8조5508억원을 시현했다. 사업부문으로 살피보면 △조선 5조6212억원 △엔진 1조9056억원 △해양플랜트 9930억원 등이다.
HD현대중공업의 사업부문 가운데 해양플랜트 분야의 매출 증가율이 단연 높았다. 2022년 1~9월 4345억원보다 128.5%(5585억원) 늘었다. 엔진 영역은 61.7%(7273억원), 조선 부문은 19.3%(9084억원) 각각 늘었다.
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3사 매출 합산액은 15조7493억원으로 3조3698억원(27.2%) 증가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3조3146억원에서 4조2622억원으로 9476억원(28.6%) 늘었다. 현대미포조선 역시 2426억원(9.0%) 많은 2조9363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 가운데 매출 증가율이 단연 높은 회사는 HD현대(별도)였다. 2022년 같은 기간 3407억원 대비 63.5%(2163억원) 늘어난 5570억원이다. 거둬들인 배당금이 3334억원에서 4763억원으로 42.9%(1429억원) 불어나고 임대료 수익 역시 487억원 인식한 영향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매출 신장도 두드러졌다. 2022년 1~9월 1조4270억원에서 2023년 같은 기간 1조9055억원으로 4785억원(33.5%) 늘었다. 변압기·고압차단기·배전반 등 제품 판매액이 4700억원(33.3%) 불어난 1조8810억원을 기록한 덕분이다. 수출액이 7939억원 대비 4726억원(59.5%) 급증하면서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
반면 정유사 HD현대오일뱅크는 실적이 위축됐다.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과 견줘 6조1318억원(23.3%) 감소한 20조1947억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세계적 석유 수요 위축과 정제마진 하락을 겪었던 2020년 이래 3년 만의 역성장이다. 2020년 당시 연간 매출은 전년대비 7조4268억원(35.2%) 급감한 13조6900억원이었다.
태양광 발전용 모듈·셀 판매에 특화된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매출도 전년 동기대비 줄었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이 4328억원으로 집계됐는데 2022년 1~9월 7085억원과 비교하면 38.9%(2757억원) 감소했다. 중국산 제품이 과잉 공급되면서 태양광 모듈 수출액이 3560억원에서 1131억원으로 2429억원(68.2%) 줄어든 대목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