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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자금 확보 총력' 현대오일뱅크, 순조달 '1조' 돌파

[현금흐름/순조달]⑭그룹 합산액 2000억→1조3000억…'상환 초점' 현대삼호重 -9000억

박동우 기자  2024-02-15 14:21:49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파이낸셜 인덱스(Financial Index)란?


[현금흐름]

⑭순조달
순조달은 기업이 사업연도 개시일 이후 증자, 차입 등을 통해 끌어온 자금의 합에서 같은 기간 갚은 돈을 차감한 금액이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가운데 △차입금의 상환과 조달(리스부채 상환 포함) △유상증자를 통한 조달 △신종자본증권의 상환과 발행 등을 가감해서 구하며, 그만큼 현금성자산이 증가 또는 감소한다. HD현대그룹의 순조달 규모를 계열사별로 살펴본다.


HD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순조달 합산액이 2022년 2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HD현대오일뱅크의 순조달 규모가 1조원을 돌파했다. 회사채 발행 등 외부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탄탄해진 현금창출력을 토대로 상환에 집중했고 순조달액 마이너스(-) 9000억원을 기록했다.

분석 대상은 HD현대그룹 주요 계열사 10곳이다.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HD현대에너지솔루션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등 8개 상장사,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를 갖춘 △현대삼호중공업 △HD현대오일뱅크 등 비상장사 2곳의 주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삼았다. 지주회사 HD현대와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에 대해서는 별도 재무제표를 토대로 분석했다.

THE CFO 집계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누적으로 HD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순조달 합산액은 1조3361억원으로 나타났다. 9개월에 걸쳐 금융권 차입, 회사채 발행 등으로 얻은 자금이 빚 갚은 금액보다 1조원 넘게 많다는 의미를 지닌다. 전년동기 1870억원과 견줘보면 7배 넘게 순조달액이 불어났다.


지난해 1~9월 주요 계열사 10곳의 전체 조달 규모는 17조5818억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의 17조5800억원 대비 소폭(0.01%) 증가했다. 다만 상환액 감소가 두드러졌다. 16조2457억원으로 2022년 3분기 누적 17조3930억원보다 1조1473억원(6.6%) 줄었다.

조달한 자금이 상환액을 초과한 계열사는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중공업, HD현대(별도), 현대미포조선,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 6개사다. 특히 HD현대오일뱅크는 계열사를 통틀어 순조달 규모가 많았다. 1조904억원을 기록했는데 2022년 1~9월 2105억원과 비교해 5배 이상 급증했다.

작년 9개월 동안 HD현대오일뱅크가 조달한 총액은 10조5107억원으로 전년동기 11조3270억원 대비 8163억원(7.8%) 줄었다. 같은 기간 빚을 갚는데 9조4203억원을 썼다. 2022년 3분기 누적 11조1165억원보다 1조6962억원(15.3%) 감소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을 살피면 단기차입에 따른 유입분이 9조1675억원, 상환액은 8조3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원유를 들여오면서 3~6개월 후 대금을 지급하는 어음 '유산스(Usance)' 거래가 활발한 영향으로 다른 계열사보다 단기차입금 증감액이 많았다. 회사채 발행으로 얻은 자금은 전년동기 2471억원 대비 3배 늘어난 7532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3년 2월에 2·3·5년 만기 공모채를 찍어내 3000억원을 확보했다. 같은 해 6월에는 1500억원 규모 회사채도 발행했다. HD현대오일뱅크가 롯데케미칼과 합작 운영하는 계열사 HD현대케미칼 역시 작년 3월에 2년물(890억원)과 3년물(610억원)을 함께 찍어내 1500억원을 조달했다.

HD현대중공업의 2023년 3분기 누적 순조달액은 6669억원을 시현했다. 총 조달액이 1조9947억원으로 2022년 1~9월 1조851억원과 견줘보면 9096억원(83.8%) 급증했다. 상환 만기가 1년을 초과하는 차입금 확보에 주력했다. 장기금융부채 증가분이 전년동기 3745억원 대비 3배 이상 불어난 1조2446억원을 기록했다.

순조달 규모가 마이너스(-)로 나타난 기업은 현대삼호중공업,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HD한국조선해양(별도)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누적 -9144억원을 기록했다. 조달 자금이 상환액보다 1770억원 많았던 2022년 1~9월과 비교하면 순조달액이 1조914억원(616.6%) 급감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금융권 대출 등으로 들여온 금액이 5310억원으로 2022년 3분기 누적 1조1932억원 대비 6622억원(55.5%) 감소한 대목이 순조달 음전환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수주 호황을 계기로 본업 현금창출력이 개선되면서 외부자금 확보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상환 규모는 1조162억원에서 1조4454억원으로 4292억원(42.2%) 불어났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순조달액 역시 640억원에서 -1040억원으로 음전환했다. 2020년과 2021년 당시 발행했던 3660억원 규모 회사채를 상환하는 등 6372억원을 갚았다. 장기차입 중심의 재무정책을 구사한 결과 지난해 1~9월 조달액 5332억원 가운데 4265억원(79.9%)의 만기가 1년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HD현대건설기계는 2022년에 이어 작년에도 순조달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했다. 9개월간 장·단기 차입 등으로 들어온 금액이 1조8868억원으로 같은 기간 상환 총액 2조128억원보다 1260억원 적었다. 단기차입 실행·상환으로 3336억원이 순유출하고 장기성 자금을 빌리고 갚으며 2137억원이 순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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