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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명운 건 넥센타이어, 계열사 조력 분투

유럽법인 차입금 지급보증 연장, 종속기업 상환부담 완화 '구본형 BS장 숙제'

박동우 기자  2023-11-22 15:29:41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넥센타이어는 기업 생존의 해답을 글로벌 시장에서 찾았다. 내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실적을 증대하는 취지에서 '해외 공장'에 명운을 걸었다. 생산시설 건립과 운영을 수행하는 국외 계열사들을 뒷받침하는 책무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유럽법인이 차입금을 못 갚을 가능성에 대비해 지급 보증하는 기간을 연장하는 등 넥센타이어는 굳건한 조력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미국에 생산 인프라를 조성하는 구상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구본형 경영관리BS장의 숙제로 종속기업의 상환 부담을 완화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신용보강' 채무보증 잔액 1조3000억

최근 넥센타이어는 유럽법인이 보유한 차입금 5000만유로(698억원)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대신 지급해주기로 보증하는 기간을 2025년 11월까지 연장했다. 앞서 유럽법인이 2017년 5월에 코메르츠은행 프라하 지점에서 대출을 실행했던 건과 맞물렸다. 빌린 자금에 대해 넥센타이어는 2년 주기로 신용보강 제공을 갱신해왔다.

지금까지 계열사를 대상으로 채무보증한 잔액은 1조3102억원으로 집계됐다. 채무보증액 비중이 단연 큰 업체가 유럽법인이다. 전체 대비 83.4% 규모인 1조922억원으로 나타났다. 넥센타이어는 이외에도 △중국 청도넥센윤태유한공사 1706억원 △미국법인 235억원 △누리네트웍스 240억원 등의 차입금에 대해 보증을 섰다.


유럽법인의 차입금이 다른 계열사와 견줘 압도적으로 많은 배경은 체코에 자리잡은 생산시설과 맞닿아 있다. 2014년 12월에 출범한 유럽법인의 최대 과업은 '공장 설립'이었다. 연간 최대 550만개 생산능력(캐파)을 확보하는데 방점을 찍은 1단계 공사는 2015년에 착공해 2019년 8월에 마무리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체코 공장의 캐파를 550만개에서 1100만개로 늘리는 2단계 증설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지난해 공사를 시작해 2023년 9월에 준공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예상 투자액 1조2000억원 가운데 1조1624억원이 실제 집행됐다.

해외 생산시설을 조성하는 행보는 유럽으로 국한하지 않는다. 넥센타이어가 새롭게 점찍은 개척지가 '북미'다. 13억달러(1조6700억원)를 집행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조지아, 테네시 등 미국 남동부 권역 8개 주를 겨냥해 공장 건립에 적격인 부지를 찾는 중이다. 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 기존 생산법인을 인수하거나 다른 기업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뒀다.

◇'다음 타깃 미주권역' 자금 조달기법 지속관심

추가적인 자금 소요를 감안하면 해외 계열사들이 짊어지는 부담이 가중되는 게 불가피하다. 재무를 총괄하는 구본형 경영관리BS장은 계열사들의 상환불능 위험이 모회사인 넥센타이어로 전이되지 않도록 집중하는데 공력을 쏟을 전망이다. 넥센타이어가 채무보증을 선 종속기업이 자체 이익을 실현하는지 점검하는 과제가 대두됐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유럽법인의 매출은 6070억원, 순이익은 81억원이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의 4865억원과 견줘보면 24.8% 불어났지만 이익이 261억원에서 69% 줄었다. 본업에 따른 현금 유입분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용을 감축해 수익성을 증진하는 과제가 중요해졌다.

유사시 해외 계열사들이 짊어진 채무 부담을 넥센타이어가 감내할 수 있도록 충분한 현금을 쌓아놓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2023년 9월 말 별도기준으로 가용 현금성자산은 1223억원이다. 단기금융상품 100억원과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366억원까지 감안하면 1689억원이다.

북미 권역에 공장을 구축하는 밑그림에 맞춰 자금 조달 기법을 어떻게 구사할지도 관심사다. 넥센타이어는 2023년 2월과 3월에 프라이머리 담보부증권(P-CBO)을 활용해 1000억원을 확보했다. 여세를 몰아 5월에는 3년 만기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500억원을 얻었다.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물량에 대응한 조치였는데 작년 말 신용등급이 'A+'에서 'A0'로 낮아진 이래 공모채 대신 선택한 대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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