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법인세법 개정으로 국내 본사가 해외 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을 때 부담하는 세금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현금 확보가 필요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배당을 확대할 여력이 있는 해외 자회사는 어디인지 살펴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별 국내 본사 배당수익을 책임질 우량 해외 자회사를 찾아본다.
넥센타이어는 최근 덩치를 급격하게 키우고 있다. 유럽과 미국 시장 내에 잇따라 현지 공장을 증·신설하며 생산능력(CAPA)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한 기대감 못지않게 감내해야 할 중요한 부분이 있다. 바로 초기 투자 비용이다. 많은 자본이 요구되는 해외 법인은 공장 건설 및 운영에 따른 대가를 경험하고 있다.
◇유럽법인, 1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손실 초과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센타이어 유럽법인(Nexen Tire Europe s.r.o.)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022억원, 당기순손익 마이너스(-) 93억원을 기록했다. 단 1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손실 91억원을 초과한 것이다.
미국법인(Nexen Tire America Inc.)도 손실을 면치 못했다. 미국법인은 같은 기간 매출 1969억원, 순손익 -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0억원)에 비해 손실 폭은 줄었지만, 이미 5분기째 순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순손익은 -153억원이었다.
유럽과 미국은 넥센타이어가 시장 확대에 주력해 온 지역으로, 이러한 실적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넥센타이어는 유럽과 미국 매출 비중이 60% 이상이다. 이에 추가적인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 확대를 목표로 안정적인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해 왔다.
실제로 넥센타이어는 약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연간 생산능력을 1100만본으로 확대하는 체코 타이어 생산공장 증설 투자를 지난해 완료했다. 또한 사업 효율화를 위해 독일·이탈리아 법인을 청산하고 체코 법인으로 사업장을 통합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현지 공장 설립을 준비 중이다. 투자 규모는 약 13억달러(1조7391억원)로 예상된다. 공장 가동 시기는 2028~2029년으로 잡고 있으며 조지아, 테네시, 앨라배마,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미국 동남부 지역 가운데 최적지를 따져보고 있다.
◇일회성 비용에 이전가격도 높게 책정…"중장기 수익성 개선 목표"
숫자만 보면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이지만 미래 관점에서 보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투자가 완료되고 법인이 안정화되면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순손실 자체도 일회성 비용에 원인이 있다. 작년 유럽법인은 체코 공장 증설 과정에서 고금리의 여파로 금융비용이 대거 확대됐다. 또한 유럽·미국 법인은 본사와 원재료 등을 거래할 때 적용받는 이전가격이 지난해 유독 높게 책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해외 투자는 전체적인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 외에 중장기적으론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북미와 유럽 등 주요 타이어 시장의 현지 생산시설을 키우면 물류 운임이 상승하거나 수출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다.
현재 넥센타이어의 해외 공장은 중국과 체코 단 2곳에 불과하다. 반면 경쟁사들은 중국, 헝가리, 인도네시아, 미국 등지에서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다. 지난 2022년 넥센타이어가 나홀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도 물류 불확실성과 무관하지 않았었단 평가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물류창고 임대료, 유가상승에 따른 운임 등 다른 일회성 비용도 많았다"라며 "초기 투자 비용은 단기적으로 손실을 유발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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