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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발행사 유동성

넥센타이어, 신용도 사수할까...여전한 변동성

②작년 말 등급 강등에도 하향트리거 터치…올 실적은 개선, 재무부담은 확대

이경주 기자  2023-03-16 16:35:19

편집자주

고금리 지속과 경기침체 우려. 2023년 우리 기업을 가장 위협하는 요인이다. 중소를 넘어 중견사들까지 유동성 관리에 불이 떨어졌다. 저금리 시기 빌린 수조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데 투자자들은 외면하고 있다. 그 와중에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THE CFO는 주요 중견사들의 유동성을 점검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대응 전략을 취재한다.
넥센타이어는 신용등급 방향성을 제고하는 것이 올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최대 미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등급 강등이 이뤄져 하향트리거 눈높이가 낮아졌지만, 낮아진 눈높이도 여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조달문턱이 높아진 시기인데 투자자들을 불안케 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한신평·나신평 기준 모두 못 미쳐

넥센타이어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수일 차이로 함께 액션을 취했다. 직전 A+(부정적)에서 A0(안정적)으로 한 노치 낮췄다. 아웃룩은 '안정적'이지만 재무지표는 그렇지 않다.

등급이 강등되면 조정트리거도 해당등급에 맞게 완화된다. 한신평의 경우 A+로 평정했을 당시 하향 트리거를 △연결기준 총차입금/EBITDA 지표가 4배 초과 △연결기준 차입금의존도 50% 초과가 지속될 경우로 정했다.

강등 이후엔 연결기준 총차입금/EBITDA 지표를 7배 이상으로 완화했다. 더불어 차입금의존도 지표(50% 초과)는 없애고 대신 ‘영업이익률 5% 이하’ 조건을 새로 넣었다.




그런데 넥센타이어는 액션 이후 첫 결산(2022년 연간 사업보고서)에서부터 해당 트리거를 터치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최근 공시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5974억원에 영업손실 54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2.1%다. 하향 트리거(5% 미만)를 한참 밑돈다. 총차입금/EBITDA 지표도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는 11배로 역시 하향트리거(7배 이상)를 4배 포인트 상회하고 있다.

나신평 역시 마찬가지다. 하향트리거를 △EBITDA/금융비용 5배 미만 △총차입금/EBITDA은 7배 상회로 제시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는 △EBITDA/금융비용이 4배 △총차입금/EBITDA는 16.3배로 모두 해당 트리거를 터치한다. 넥센타이어 총차입금/EBITDA 지표가 평가사별로 다른 이유는 한신평은 EBITDA에 퇴직급여충당금을 포함시키기 때문이다.

다만 하향트리거에 해당된다고 신평사들이 단기에 아웃룩 조정이나 추가 강등액션을 취할 가능성은 낮다. 최소 반년은 지켜보고 실적과 재무 방향성에 대해 판단한다.

◇운송비 정상화, 실적 개선 전망

결국 올해 실적과 재무안정성이 어떻게 변하는지가 중요하다. 신평사들은 긍정과 부정적요인이 혼재한 것으로 본다. 우선 악화된 실적은 올해 회복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넥센타이어가 지난해 영업손실을 낸 것은 운송비 부담이 급증한 영향이 가장 크다. 넥센타이어는 글로벌 20위권 사업자로 전체 매출에서 국내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분기누적 기준 17.1%에 그친다. 매출 80% 이상이 해외다. 유럽이 34.8%로 가장 높고 이어 미국 26.9%, 기타국가 16.9%, 중국 4.2% 순이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그런데 핵심 생산기지는 국내다. 전체 연간생산량이 4500만본인데 창녕공장이 전체의 65%를 책임지고 있다. 유럽 대응을 위해 체코 자테츠에도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생산량이 연 550만본(약 12%)에 그친다. 이에 배로 수출하는 물량이 상당한데 작년 선복부족과 항만정체 이슈로 운임비가 급등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 말 800~900대였는데 2022년 1월 5100대까지 올랐다. 같은 해 9월부터 정상화되기 시작해 이달 10일 기준으론 906.55으로까지 낮아졌다. 코로나19 직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다만 2019년 수준의 이익률(10.2%)로 회귀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어가 경기영향을 받는 소모품인데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매출 둔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2021년부터는 미국의 반덤핑 과세로 연 700~800억원 수준 현금지출을 지속하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사진:네이버금융)

◇차입 확대 불가피, 이자비용 부담

재무부담은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넥센타이어의 약점은 해외생산 기반이 부족해 원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 체코공장 증설(2단계)이었고, 이로 인한 투자지출로 단기에 재무구조가 훼손됐는데 최소 올해까진 그 여파가 지속된다.

증설공장은 2023년 말이나 2024년 초 완공이 예상되고 있다. 투자비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약 5000억원이다. 지난해 2000억원 가량을 지출했기에 올해는 3000억원 가량이 전망된다.

그런데 영업으로 창출하는 현금으로는 충당이 어렵다. EBITDA는 호황이었던 2019년에는 3725억원이었지만 2020년엔 2266억원, 2021년엔 1891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까진 750억원으로 연환산을 하면 1000억원이 된다.




한신평 관계자는 “올해는 운임비 축소로 현금창출력은 회복되겠지만 연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카펙스(CAPEX)를 충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체코 공장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재무부담 확대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총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조6353억원이다. 전년 말(1조3791억원)에 비해 2562억원 늘었다. 올해는 차입금이 고금리로 재조정되는 이슈도 있다. 차입의 절반이 단기성(8369억원)이라 금융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금융비용은 188억원이다.

결과적으로 올해 방향성은 뚜렷하지 않다. 실적은 회복되겠지만 제한적이고, 재무부담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주요 하향트리거인 총차입금/EBITDA 측면에선 분자와 분모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액션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에 추가로 조정할 여지는 크지 않다”며 “올해 수익성이 얼마나 회복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수익성이 나빠지고 재무부담만 확대될 경우 1년 내 추가 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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