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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신임 CFO '미전실 출신' 이병준 부사장

미전실과 사업지원T/F 담당임원, 삼성전기 CFO 등 화려한 이력...올해 3월 선임

양도웅 기자  2023-05-17 13:45:19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3월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경영지원실장을 교체했다. 전임인 신재호 부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였으나 이병준 부사장으로 변화를 줬다. 이 부사장은 전임인 신 부사장과 동일하게 사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에도 참여한다.

기획과 재무, 지속가능경영(ESG) 이슈 대응 등 주요 업무 영역은 달라지지 않았으나, 모회사 삼성전자에 20조원을 빌려주고 핵심 고객사 중 한 곳인 애플이 직접 설계한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점 등은 신임 CFO의 어깨를 무겁게 만드는 배경이다.


◇그룹 컨트롤타워 조직에서만 7년 넘게 근무

신임 CFO인 이병준 부사장은 1968년 1월생으로 한양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생산과 지원, 즉 프론트오피스와 백오피스 양쪽을 모두 공부해본 흔치 않은 이력을 갖고 있다.

이 부사장에 삼성디스플레이는 낯선 곳이 아니다. 길지 않지만 2017년에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운영그룹장을 맡았다. 약 6년 만에 CFO 직책의 경영지원실장으로 복귀했다. 그때보다 더 넓고 중요한 업무를 책임지게 됐다.

회사 측은 "경영전략을 실현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 운영하는 일을 하는 곳이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지원 부문"이라며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인사, 재무, 기획, 구매 , 홍보, 법무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조직에서만 10년 가까이 근무했을 만큼 일찌감치 그룹 차원에서 핵심 인재로 키운 인물로 평가된다. 상무 때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미래전략실(미전실) 담당임원으로, 부사장 진급 이후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미전실 후신인 사업지원T/F 담당임원으로 일했다. 부장 시절에도 미전실에서 근무했다.

약 5년간 담당임원으로 근무한 미전실 전략팀은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해 삼성그룹의 계열사를 관리하는 곳이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은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8.5대 1.5로 나눠 갖고 있다. 이 점까지 고려하면 이 부사장의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이해도는 높다고 볼 수 있다.


◇재무부터 기획, ESG 경영까지 '변화 속' 전방위 역할

CFO와 사내이사 자리도 친숙하다. 이 부사장은 2017년 말 미전실 전략팀 담당임원에서 삼성전기 경영지원실장(CFO)으로 이동했다. 이듬해 3월 사내이사에도 선출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들어 재무적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지난 2월 모회사인 삼성전자에 2년 6개월 만기로 20조원을 빌려줬다. 30조원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1년 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약 1조원이기 때문에 영향은 크지 않다. 단 대규모 현금 유출이 예상되면서 과거와 같은 영업외수익(이자수익) 등을 기대하긴 어려워졌다.

더불어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직접 설계한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과제도 생겼다. 지난달 2026년까지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해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사정과 전혀 무관한 투자 계획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러한 점들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그룹과 디스플레이 산업, CFO와 사내이사 역할 등에 이해가 높은 이병준 부사장을 새로운 경영지원실장에 앉힌 이유로 풀이된다.

더불어 이 부사장은 전임자에 이어 '지속가능경영 협의회'를 이끄는 책임자로서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에 'ESG'가 녹아들게 만드는 임무를 맡는다. 지속가능경영 협의회는 ESG 경영 이슈를 사업부와 유관 부서에 공유하고 개선 과제 이행 등을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협의회는 CFO 주관으로 정기적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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