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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EX 톺아보기

역대급 현금곳간 삼성디스플레이, 투자 얼마나 늘릴까

삼성전자 대여금 빼도 10조 보유…'8세대 IT용' 생산라인 확충 가능성

김혜란 기자  2023-03-31 07:53:16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이 넘는 현금 곳간을 갖췄다. 2017년 이후 시설투자(CAPEX, 캐펙스)가 제한되면서 현금보유액이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그간 캐펙스 전략을 보면 13조9390억원규모 투자가 이뤄졌던 2017년을 제외하고는 2018년 이후로는 평균적으로 연간 약 3조3000여억원의 투자에 그쳤다.

투자규모가 5000억원을 넘긴 적은 없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임박한 가운데 넉넉한 투자 재원을 확보한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얼마나 투자를 늘릴지가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현금만 30조…사상 최대 보유액

삼성디스플레이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2조7872억원, 총차입금은 2조862억원이다. 순현금이 3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삼성전자에 20조원을 대여금으로 빌려줬다. 대여금을 빼더라도 10조원의 현금이 남는다. 자체 현금으로 조 단위 투자가 가능한 재무 여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곳간이 넉넉하게 쌓인 것은 그동안 벌어들인 돈은 많았는데 캐펙스 집행은 제한됐기 때문이다. 그간 매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사업 호조로 현금창출력은 개선됐는데 2017년 이후 시설투자 비용 지출은 매년 5000억원 미만에 그쳤다.

캐펙스 집행 규모가 가장 컸던 시점은 2016년~2017년 때였다. 한국기업평가 산출 기준으로 2015년 만해도 4조8199억원이었던 시설투자 규모가 이듬해 9조4425억원으로 두 배가량 뛰더니 2017년에는 13조9390억원으로 폭증했다. 애플 전용생산라인인 A3, A4 공장을 새로 짓는 과정에서 막대한 투자가 집행된 것이다.

하지만 이후에는 유지·보수하는 정도로 유의미한 시설확충은 없었으나 업계에서는 내달 초 삼성디스플레이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기준(단위:억원)

◇노트북? TV? 어디에 투자할까

그동안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강조해온 8세대 정보기술(IT)용 OLED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달 투자계획을 내놓는다면 태블릿과 노트북 등에 탑재되는 OLED 패널 쪽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최 사장은 지난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8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에 투자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 태블릿, 자동차 등으로 OLED 응용처가 확대되면서 디스플레이 제조사들도 수요 증대에 맞춰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서 8세대란 유리 원장을 6세대(1500x1850mm)에서 2200x2500mm로 전환한 것을 말한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노트북 등에도 OLED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마침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상 최대의 현금보유액을 갖춘 만큼 조 단위 투자도 무리 없이 자체 현금흐름 내에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TV에 탑재되는 퀀텀닷(QD)-OLED 패널 생산라인 확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아직 LCD TV가 주류고 OLED TV 시장이 크지 않은 만큼 생산라인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고 경영진 측은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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