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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최다 언급된 내부거래는 '보험'

삼성생명·화재 대상 퇴직연금·기업보험 거래, 계열사 중에는 'SDC'

원충희 기자  2024-10-18 14: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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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안에는 인사부터 재무, 투자, 사회공헌, 내부통제 등 기업 경영을 둘러싼 다양한 주제가 반영돼 있다. 안건 명칭에 담긴 키워드를 살피면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와 경영진의 관심사, 사업 방향성이 드러난다. THE CFO는 텍스트마이닝(text mining) 기법을 활용해 주요 기업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 명칭 속 단어 빈도를 분석하고 핵심 키워드와 기업의 관계를 살펴본다.
삼성전자 이사회 산하 내부거래위원회는 계열사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심의·의결하는 곳이다. 여기에 올라오는 안건들은 대부분 계열사와의 자금거래, 상품·용역거래 등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기업인 만큼 여러 계열사로부터 상품·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개별적으로 빈도가 가장 많은 키워드는 '보험'이다. 생산물배상책임보험, 사업장 패키지보험은 계열 보험사에 맡기는 퇴직연금 등 각종 보험거래 안건 수가 지난 5년간(2020~2024년 6월) 11번 언급됐다. 계열사 중에는 삼성디스플레이(SDC)와의 거래가 가장 많이 언급됐다.

◇보험 11건, 퇴직연금 4건…계열 보험사와 거래

삼성전자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 중 하나인 내부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령(공정거래법)상 대규모 내부거래를 하려는 경우 사전 심의하고 그 이외의 거래에 있어서도 중요한 거래라고 판단하는 거래는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내부거래 보고 청취권, 내부거래 직권조사 명령권, 내부거래 시정조치 건의권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거래위원회는 3명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지난 5년간 91개 의안을 처리했는데 결의 안건이 47개, 사전심의 안건 26개, 보고 안건 18개 정도다. 대규모 내부거래에 대한 사전 심의, 분기 내부거래 현황 보고 등이 주류다.


이 가운데 개별적으로 언급 빈도가 가장 많은 키워드는 '보험'이다. 총 11건이 결의됐다. 생산물배상책임보험, 사업장 패키지보험, 모바일기기 보험, 사원단체보험 등이다. 생산물배상책임보험은 사업자가 제조, 판매한 물건으로 인해 생긴 타인의 신체, 재산 피해 손해배상금, 법률비용 등을 배상하는 보험이다. 가령 삼성전자가 만든 휴대폰의 배터리가 터질 경우 이 보험에서 배상금이 나온다.

사업장 패키지보험은 반도체 공장 등에서 문제가 발생해 회사가 피해를 입을 경우를 보상한다. 삼성전자는 2007년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정전으로 인해 500억원 넘는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다. 모바일기기 보험은 휴대폰 분신, 파손 등을 보장하고 사원단체보험은 사원들을 위한 복지혜택 중 하나다.

이 같은 보험거래가 내부거래로 취급되는 이유는 계열사인 삼성화재에 주로 가입하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관련 의결 안건도 4건이 있는데 이는 삼성전자 직원들의 퇴직연금이 삼성생명을 비롯한 삼성 금융계열사에 많이 가입돼 있어서다.

◇삼성바이오 등 상표권 거래 연례행사

내부거래위원회 안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계열사는 삼성디스플레이다. 특히 지난해 내부거래위원에 올라온 14건 중 5건이 삼성디스플레와의 거래다. 작년 1월에 열린 내부거래위원회에선 삼성디스플레이와의 임차계약이, 2월에는 자금대차 거래가 있었다. 삼성전자가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장기 차입한 건이다.

그 밖에 계열사 중 주기적으로 눈이 띄는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지난 5년간 4건으로 1년에 1건씩 올랐다. 주요 내용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그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삼성' CI 상표 사용거래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13개 주력 계열사들이 상표권을 공동 소유하고 있다. 반대로 호텔신라와 에스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메디슨, 삼성웰스토리 등은 상표권을 보유하지 못했다. 이들은 상표권 보유 계열사로부터 사용료를 내고 브랜드를 쓴다.

삼성SDI와의 안건은 임대차 계약이 주류다. 삼성SDI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임대해 쓰고 있는 만큼 주기적으로 임대차 계약을 갱신한다. 이 또한 내부거래위원회에 연례로 올라오는 안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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