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병회사(이하 합병 롯데제과)의 이사진 진용이 드러났다. 양사 CEO(최고경영자)는 모두 이사회 일원으로 활동한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희비가 교차했다. 황성욱 롯데제과 재무전략부문장은 이사회에 남고, 류학희 롯데푸드 재경부문장은 이사회에 들어가지 못했다. 황 부문장이 합병 롯데제과 CFO까지 맡으며 재무조직을 총괄할지 관심이 쏠린다.
합병 롯데제과가 이사진을 교체했다. 롯데푸드와 합병 이후 의사결정을 책임질 통합 이사진이다. 지난달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롯데푸드와 합병계약서 승인 안건을 승인하면서 이사 선임 안건도 처리했다.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롯데푸드 사외이사인 한현철 감사원 전 행정안전감사국장과 정윤화 단국대학교 식품영양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들였다. 임기는 합병등기일(다음 달 4일)부터다.
합병 롯데제과 이사회 총원은 총 9명으로 합병 전 롯데제과와 동일하다. 롯데제과는 이사 총수를 최대 9인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진성 대표가 들어오면서 이경훤 롯데제과 롯데중앙연구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난다. 사외이사에서는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과 나건 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 전문대학원 교수가 빠진다. 사외이사진에서 회계·재무, 디자인 분야 전문가를 빼고 감사·행정, 식품영양 분야 전문가로 채웠다.
양사 CFO의 이사회 내 입지는 엇갈렸다. 황 부문장은 합병 롯데제과에서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고, 롯데푸드 사내이사였던 류 부문장은 합병 롯데푸드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이사와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가 모두 이사회 구성원으로 들어간 것과 대비된다.
합병 롯데제과 재무활동을 통솔한 CFO는 정해지지 않았다. 전체 조직 구성 윤곽만 나온 상태다. 다음 달 1일 합병 직후 통합 대표이사 아래 제과사업부, 푸드사업부를 분리해 운영하되 빙과 부문, 이커머스(EC) 부문, 글로벌(수출)본부는 합병 즉시 하나로 운영한다.
지금까지 임원 승진은 황 부문장이 빨랐다. 2018년 1월 롯데제과에서 상무보로 승진하며 재경부문장(CFO)을 맡았다. 국민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롯데그룹에 입사해 회계·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호텔롯데 경영관리실(2003~2007년), 롯데쇼핑 정책본부운영팀(2007~2010년)을 거쳤다. 지난 3월 롯데제과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롯데제과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주요 의사결정을 함께 하고 있다.
등기임원 선임 시점은 류 부문장이 앞선다. 지난해 3월 롯데푸드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류 부문장은 홍익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와 롯데그룹 일원이 됐다. 롯데푸드에서 회계팀장(2010~2020년)으로 일하다 2020년 인사에서 상무보로 승진하며 임원을 달았다. 임원 승진 이후 롯데푸드 재경부문장(CFO)으로 재직 중이다.
롯데제과는 합병기일까지 추가 이사 선임 없이 비등기 임원 구성 절차에 들어간다. 기존 롯데푸드 이사와 감사위원회 임기는 합병 효력 발생으로 만료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추가로 합병 롯데제과 이사 선임 계획은 없다"며 "인사는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합병 롯데제과(별도 기준 자산총계 3조5715억원) CFO는 통합 작업에 일조하며 수익성 관리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합병 롯데제과는 빙과사업에서 각각 20개, 60개 이상으로 추정되는 비효율 브랜드와 품목 수(SKU)를 축소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빙과공장을 통합하고 물류 네트워크 최적화도 진행할 계획이다.
주주 배당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합병 롯데제과는 배당성향 30% 이상을 지향하는 배당정책을 내놨다. 지난해 롯데제과 연결 기준 배당성향은 29.4%(배당총액 103억원)이다. 롯데푸드는 연결 기준으로 당기순손실(-10억원)을 냈지만, 배당총액으로 99억원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