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의 중간지주사 LS에코에너지(옛 LS전선아시아)가 출범한지 올해로 10년차에 접어들었다. 2015년에 설립된 이래 베트남·미얀마 등에 포진한 해외법인을 관리하고 있다. 그동안 전력케이블 제조업을 발판 삼아 동남아 시장을 개척하는 첨병 역할을 해왔다.
베트남과 미얀마에 포진한 전력케이블 제조 자회사들을 겨냥해 증자·대여 등의 방식으로 300억원을 지원했다. LS에코에너지는 해외법인으로부터 배당을 거둬들이며 수익을 확보했는데 누적 900억원을 회수하는 성과를 남겼다.
◇LS전선 중간지주사, 해외법인 지분 현물출자 LS에코에너지는 △LS비나(LS VINA) △LS케이블&시스템 베트남(LSCV) △LS가온케이블 미얀마(LSGM) 등의 동남아 권역 자회사를 관리하는 중간지주사다. 최대주주는 LS전선으로 작년 말 기준 54.6%(1671만5624주)의 지분을 소유했다.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구자용 E1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보유 주식까지 감안한 지분율은 60.6%(1855만8434주)다.
회사가 출범한 건 LS전선이 해외법인의 기업공개(IPO) 시나리오를 검토한 대목과 맞닿아 있다. 2011년 이래 LS전선은 LS비나와 LSCV를 베트남 증시에 입성시키는 방안을 4년여 동안 살폈다. 하지만 절차적 복잡성과 공시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했다.
대신 한국거래소가 지주사 역할을 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신설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2015년 5월 LS에코에너지 발족으로 이어진 배경이다. 이후 LS전선은 현물출자를 단행해 보유 중이던 LS비나 지분 80.7%(953억원)와 LSCV 주식 일체(383억원)를 LS에코에너지로 넘겨줬다.
종속기업 면면을 살피면 LS비나의 업력이 단연 오래됐다. 1996년 베트남 북부 하이퐁에 설립된 회사로 현지 전력케이블 제조업계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LSCV는 베트남 수도 호찌민 인근 동나이 공업단지에 거점을 둔 업체로 통신선, 저압 전력선, 중압 케이블 등을 생산하는데 특화됐다.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에 국한하지 않고 미얀마로 시장 개척의 저변을 넓혔다. 2017년에 LS그룹 계열사인 가온전선과 함께 조인트벤처(JV) LSGM을 설립했다. LS에코에너지와 가온전선이 50%씩 분담해 1800만달러(200억원)를 출자했다. LSGM은 저압 전력케이블을 생산해 정부 주도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에 납품하면서 입지를 다졌다.
◇'증자·대여' 누적 310억, 채무보증 잔액 1100억 LS에코에너지가 10년간 해외 자회사에 투입한 금액은 310억원이다. 별도기준 현금흐름표를 살피면 창사 이래 지난해 말까지 종속기업 지분을 취득한 금액은 누적 190억원으로 나타났다. 대여해준 금액은 120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얀마 법인 LSGM에 대해서는 2017년 101억원을 출자하고 이듬해 추가 증자에 참여해 22억원을 납입했다. LSCV가 2017년 중전압(MV) 전력케이블 제조용 설비 투자금을 조달할 때에도 LS에코에너지가 37억원을 출자했다. 2020년 LS비나가 운영자금 수혈을 요청하자 1000만달러(120억원)를 빌려주기도 했다. 당시 1년 만기로 이율 2.3%를 적용했다.
현지법인이 짊어진 차입금을 둘러싼 보증도 서줬다. 지난해 말 LS에코에너지의 채무보증 잔액은 1141억원이다. LS비나가 △신한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에서 빌린 자금 6650만달러(897억원)에 대한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LSCV가 국민은행과 산업은행에서 대출한 1600만달러(215억원)과 539억동(29억원)에 대해서도 상환 불능에 빠질 경우 대신 갚겠다고 보증해줬다.
동남아 신흥국들이 경제 성장에 힘입어 전력케이블 수요가 늘었고 현지 법인의 실적 증대로 이어졌다. LS에코에너지가 해외 자회사에서 거둬들인 배당금수익은 2015년 이래 지난해까지 누적 905억원을 기록했다. 단연 많이 거둬들인 해가 2020년으로 당시 336억원을 확보했는데 LS비나에서 319억원, LSCV로부터 17억원을 수취했다.
LS에코에너지의 연결기준 실적에도 해외 자회사들의 사업 성과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매출은 7311억원으로 2018년 4413억원과 견줘 5년새 65.7%(2898억원) 불어났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3.4%에서 지난해 4%로 0.6%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