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기존 최혜령 CFO에서 최근 영입된 신종환 전 CJ 재무전략실장으로 변경했다. 최 리더는 자본시장, IR 등 대외·조달업무를, 신 CFO가 예산배정 및 회계관리 등의 업무를 맡는 구도다.
카카오는 지난 4월 조직개편을 하면서 재무라인에도 변화를 줬다. 가장 큰 틀의 변화는 CFO가 총괄하던 투자자 관계(IR)와 자본시장, 조달 등의 대외적인 업무와 예산배정 및 회계관리 등 내부적 업무를 분리하는 데 있다.
이 과정에서 CFO 자리는 최혜령 리더에서 신종환 리더에게 넘어갔다. 대신 최 리더를 위해 자본시장, IR 등 대외 및 조달업무를 맡는 '기업가치 성과리더' 보직을 신설했다. 그 밖에 CFO가 해야 할 회계, 재무관리, 예산 등의 업무를 신 리더가 맡는다.
크레디트스위스 출신 최혜령 리더가 영입된지 5개월여 만의 일이다. 카카오는 작년 하반기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재무그룹장 등 재무임원들이 잇달아 자리를 비우자 공석을 채우기 위해 지난해 12월 최 리더를 영입했다.
그가 처음 맡은 보직은 재무그룹장, 이후 재무 성과리더라는 자리다. 카카오에서 CFO란 정식보직은 없었지만 사실상 CFO 역할을 하는 곳이다. IB 분야에서 활약했던 최 리더는 최근 2억1220만달러(2929억원) 규모의 달러화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던 중 이달 초 신종환 전 CJ 재무전략실장이 카카오에 합류했다. 최 리더가 삼일회계법인, CS 등 IB 분야에서 주요 커리어가 있다면 신 리더는 CJ, 제일제당, E&M 등 CJ 계열사 재무실 등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기업재무 인사다. 시장은 이 둘 간의 역할 조정에 관심이 쏠렸다.
결론은 조달에 매진하는 재무임원과 예산 배정, 내부회계 관리에 주력하는 재무임원으로의 분화다. 이는 과거와 비슷한 루트다. 카카오는 그간 배재현 CIO가 투자 및 조달, IR 등의 업무를 맡고 김기홍 전 재무그룹장은 사내 예산 수립·배분과 자금 유출입 내역 관리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
올해 최 리더 부임을 계기로 재무 성과리더의 업무 범위가 조달까지 넓어졌는데 이를 다시 원상복귀 시킨 셈이다. 대신 기업가치 성과리더란 자리를 만들고 이와 별도로 CFO를 정식직함으로 쓰기로 했다.
재무라인을 기업가치 성과리더와 CFO로 나눈 것은 계열사 지원과 인수·합병(M&A) 등 잠재적 자금 수요를 감안하면 유동성 확보에 특화된 인력 보강이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카카오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 플랫폼 독점에 대한 정치권 등의 우려로 인해 계열사 수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배재현 CIO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둘러싼 시세 조종 의혹으로 기소되면서 사임한 이후 카카오는 조직 개편을 통해 투자총괄을 없앴다. 이번 조직개편에서도 부활하지 않았다. 최근 조달한 EB 자금 중 1000억원을 인공지능(AI) 관련 설비에 투자할 만큼 AI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