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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작년 LS의 이사회 활동에서 두드러지는 평가지표는 '견제기능'이다. 감사위원회의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해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했다. 회계·재무 분야 경력자를 위원장으로 선임해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했다.
보수 지급 관점에서는 작년 한시적으로 도입한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효과도 나타났다. RSU는 임직원이 미래에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회사가 자기주식 등을 나눠주는 제도다. 다만 경영권 부당 승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여론 속 1년 만에 폐지했다.
◇회계·재무 분야 전문가 감사위원장 선임, 평균점수 '3.4점'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2023년 사업보고서 등을 토대로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분야에서 이사회 구성 및 활동 내용을 분석했다.
LS는 총점 255점 만점 중 152점을 받았다. '견제기능'의 평균 점수는 3.4점으로 '정보접근성' 다음으로 높았다. 6대 공동지표 중 '견제기능' 항목은 총 9개 항목을 배치해 평가했다. LS는 총 5점 만점으로 구성된 9개 문항에서 31점을 받았다.
특히 감사위원회의 운영에 있어 합격점을 받았다. 감사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3명)로 꾸려 독립성을 유지했다. 작년 11월에는 한영회계법인 주체로 감사위원회 대상 교육을 실시했다. 위원 중 1명을 회계 또는 재무전문가로 선임한 점도 주목된다.
감사위원장인 이대수 이사는 상장회사의 회계·재무 분야 경력자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LG투자증권 사업부장 상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우리투자증권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았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우리선물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도 적절히 시행 중이다.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을 선임하거나 이사회에서 집행임원을 선임할 때 회사나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활동을 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실질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
◇RSU 도입으로 주주가치 제고, 성과 연동 보수 지급
총주주수익률(TSR)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와 연동해 보수를 지급한 점도 눈길을 끈다. 작년 RSU 제도를 도입해 한시적으로 운영했다. RSU는 일종의 주식 보상제로 임직원이 미래에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회사가 자기주식 등을 나눠주는 방식이다.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취득할 권리인 스톡옵션과 달리 직접 주식을 부여해 지급한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장기 성과에 대한 책임감을 높일 수 있다. 경영진의 성과 목표와 연계해 보상을 설계할 수 있어 주주 가치 제고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그러나 본래 취지와는 달리 오너일가의 승계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LS가 1년 만에 RSU 제도를 폐지한 배경이다. 작년 한 해 동안만 운영됐고 이후 성과급은 보수총액에 포함돼 지급된다.
구자은 회장과 명노현 부회장은 각각 2만7340주, 1만1378주 상당의 주식가치연계현금을 지급받는다. 지급 시점인 2026년 4월 주가에 따라 주식 보상에 상응하는 최종 현금 지급액이 확정될 예정이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의 보수는 과도히 책정되지 않은 편이다.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등기이사의 1인당 평균보수액은 42억원이다. 미등기임원의 1인 평균 급여액은 4억5000만원으로 등기이사 대비 10.9%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