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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사회의 기능 중 하나는 집행임원들을 비롯한 사내이사 감시와 견제다. 또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이사회 관련 정보를 어디서든 편하게 열람할 수 있을 때 바람직한 이사회라고 평가받는다. LG화학은 경영진 견제 기능과 정보 접근성 모두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인회계사' 이영한 이사 감사위원장 THE CFO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에 따르면 LG화학은 '견제 기능' 카테고리와 '정보 접근성' 카테고리에서 각각 5점 만점에 4.2점, 4.3점을 받았다.
'견제 기능' 카테고리에서는 △기업이 외부 또는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고 있는지 여부 △사외이사만의 회의 개최 횟수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여부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 정책 마련 여부 △내부거래 통제 여부 △TSR 혹은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한 보수 지급 여부 △감사위원회 구성 등을 평가한다.
LG화학 이사회의 특징은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한 감사위원이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회계·재무에 전문적 식견과 실무 감각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을 경우 가점을 부여한다.
LG화학은 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한 이영한 사외이사가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LG화학은 반기보고서를 통해 "이영한 이사는 공인회계사 및 세무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회계법인 및 신용평가사에서 공인회계사로 근무했다"면서 "중부지방국세청 국세심사위원,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 감리위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시장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오랜 재무·회계·세무 경력을 지니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영한 이사는 현재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와 현대엔지니어링 사외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THE CFO는 해당 항목(감사위원회 위원 중 1인 이상은 감사업무에 관한 전문적 식견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5점 만점에 5점을 부여헀다.
이외 LG화학은 작년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회의를 11회 개최했다. 연간 12회 이상 개최할 경우 5점을 부여한다. LG화학은 4점(9~11회)을 부여했다.
아쉬운 점은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이사들의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THE CFO는 주식연계보상 체계가 성과보수 시스템에 갖춰져있을 경우 5점을, 그렇지 않을 경우 최하점인 1점을 부여한다.
◇정보접근성 우수, 불투명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 아쉽 정보 접근성도 비교적 뛰어나다. THE CFO는 '정보 접근성' 카테고리에서 △이사회 및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을 DART와 홈페이지에 공시하는 지 여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접근 가능성 양호 여부 △이사회 의안 반대 사유 공개 여부 △주주환원정책 공시 기간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 공개 여부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적정 수준 준수 여부 등을 평가한다.
LG화학은 분·반기별 보고서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사회에 관한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지배구조보고서 역시 매년 5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개한다.
다만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는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정보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공개된 내용으로만 판단했을 때 LG화학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뿐이다. 사추위가 어느 경로에서 해당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지는 찾아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