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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LG생활건강 이사회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정보접근성이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의 80%를 준수하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중장기 주주환원정책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공시해 주주환원 예측가능성도 높였다.
견제기능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해 뒀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수립해 후보군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감사위원회를 전부 사외이사로 구성해 독립성을 확보했다. 부적격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내부거래위원회도 설치해 해당 위원회가 내부거래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개별 평가항목 7개 가운데 4개 문항, 최고 점수 획득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LG생활건강은 255점 만점에 156점을 받았다.
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정보접근성'이다. 해당 항목의 평점은 5점 만점에 4점으로 총점은 35점 만점에 24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이사회 평가 항목에서 4점대 평점을 기록한 건 정보접근성이 유일하다.
LG생활건강은 총 7개 문항 가운데 4개 문항에서 최고점인 각 5점을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에 이사회에 관한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도 DART와 홈페이지에 게시해 접근 가능성을 높였다. LG생활건강은 2023년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중 12개를 준수해 80%의 준수율을 기록했다.
중장기 주주환원정책도 미리 공시해 최고점을 받았다. LG생활건강은 2023년 1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정책 안내'라는 제목의 공시를 통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25% 수준으로 배당성향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감사위원회 전원 사외이사 구성 '견제기능' 항목에서도 '정보접근성' 항목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평점 5점 만점에 3.7점으로 총점은 45점 만점에 33점을 기록했다. 9개 문항 중 절반이 넘는 5개 문항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LG생활건강은 최고경영자승계정책을 마련해 후보군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최고경영자 후보군은 매년 CEO와의 일대일 육성면담을 통해 사업 현안과 주요 이슈를 논의한다. 매년 그룹사 전문교육도 진행돼 후보자의 사업가적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감사위원회와 관련된 항목에서도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LG생활건강은 이태희 위원장을 포함한 총 4명의 감사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해 최고점인 5점을 획득했다. 4명의 위원 중 이태희 위원장이 회계/재무분야 관련 석사학위 이상 학위를 취득했으나 공인회계사 자격은 보유하고 있지 않아 해당 문항에서는 3점을 받았다.
대부분의 문항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나 두 개 문항에서는 1점을 기록했다. 우선 LG생활건강은 2023년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를 한 번도 개최하지 않았다. 2024년에는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이사회 주요 안건별 법률적 쟁점에 관한 이사회 사무국 주관의 세미나를 개최해 사외이사들이 독립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보수 지급과 관련된 문항에서도 미비점을 남겼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임원 보수비율이 30% 미만으로 해당 문항에서는 최고점인 5점을 받았으나 LG생활건강은 총주주주수익률(TSR) 또는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는지에 관한 문항에서는 1점을 받았다. LG생활건강은 사외이사의 보수 정책은 수립하고 있으나 보수에 스톡옵션을 부여하거나 성과를 연동시키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