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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LG생활건강은 코스피 시총 6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기업이다. 한때 주가가 180만원에 육박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LG생활건강의 이사회를 평가한 결과, '정보접근성', '견제기능'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으며 '경영성과'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핵심내용 투명하게 공개, 기업지배구조 준수율 80%대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총 6개 공통지표를 토대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LG생활건강은 255점 만점에 156점을 받았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항목은 '정보접근성'이다. LG생활건강은 30점 만점에 24점을 기록했다. 평점은 5점 만점에 4점으로 전체 항목 가운데 가장 높았다. LG생활건강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에 이사회에 관한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DART와 홈페이지에 게시해 접근 가능성을 확보했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도 80%로 우수했다. 전자공시를 통해 중장기 주주환원정책도 공개해 해당 문항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사외이사후보추천회에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자에 관한 사항을 공개하지 않아 관련 문항에서 유일하게 1점을 받았다.
'견제기능' 항목에서는 5점 만점에 3.7점의 평점을 기록했다. 정보접근성 항목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LG생활건강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었다.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해 거래의 적정성을 심의하고 승인하는 절차도 마련하고 있다.
'참여도' 항목의 평점은 5점 만점에 3.6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 이사회 구성원은 2023년 연간 출석률 92.2%를 기록했다. 감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별도의 감사지원담당 조직을 운영하고 감사위원회 위원들에게 분기 1회 이상의 교육도 제공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적·주가 주춤, 재무지표 악화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항목은 '경영성과'였다. 55점 만점에 23점을 얻으며 평점은 5점 만점에 2.1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에서는 만점인 5점을 받았으나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 나머지 문항에서는 모두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구성' 항목에서는 45점 만점에 26점, 평점은 5점 만점에 2.9점을 획득했다. LG생활건강은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이사회 의장은 기타비상무이사가 담당토록 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이사회 지원조직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역량 매트릭스 BSM(Board Skills Matrix)을 만들지 않은 점은 해당 항목의 평점을 낮춘 요인 중 하나다. LG생활건강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이사회 내 위원회 구성과 역할은 기술했으나 이사회 구성원의 역량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도표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에서는 35점 만점에 21점을 받았다. 평점은 5점 만점에 3점이다. LG생활건강은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ESG등급 A등급을 획득했다.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인물도 없었다.
이사회 평가와 관련해서는 개선점을 남겼다. LG생활건강은 내부 자료의 유출 가능성을 고려해 사외이사 외부 평가를 별도로 시행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는 사외이사에 대해 이사회 활동과 관련한 종합적인 평가를 실시하고 있었으나 평가결과를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에 공시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