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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이사회 분석

'11인 체제' 완성한 야놀자 '4대 위원회' 운영 본궤도

'감사·내부거래·지배구조·보상' 조직 분화, 상장사 필적하는 라인업 구축

박동우 기자  2024-10-17 07:08:19

편집자주

'유니콘(Unicorn)'은 밸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을 의미한다. 유니콘 기업은 설립 이후 투자금을 유치하고 사업을 확장한다. 인수·합병(M&A)이나 증시 상장 준비로 도약 국면을 맞기도 한다. 성장 변곡점마다 달라지는 경영환경에 부응해 이사회 인적구성 역시 변화를 거듭했다. THE CFO는 국내 주요 유니콘 기업의 이사회 변화를 시계열로 조명하면서 중심으로 창업자와 개별 이사의 관계, 경력과 전문성, 선임 배경 등을 살펴본다.
최근 몇년 동안 야놀자를 관통했던 최대 이슈는 '증시 입성'이었다. 거액의 해외 자본을 유치하면서 기업공개(IPO) 이후를 내다보며 준비하는 과업이 대두됐다. 자연스레 이사회를 상장사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라인업을 구축했다.

'11인 체제'를 완성한 야놀자는 4대 위원회 운영을 본궤도에 올렸다. 올 상반기에 지배구조위와 보상위를 신설하면서 '감사·내부거래·지배구조·보상'으로 조직이 분화했다. 사외이사 역시 재무적 투자자(FI) 출신으로 한 명만 뒀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회계, 세무, 정보기술(IT) 등 폭넓은 커리어를 지닌 4인방을 배치했다.

◇'공주대 선후배' 이수진·임상규 창업자 장기간 참여

야놀자 이사회는 상장사와 다름없는 진용을 구축했다. 법인 출범 원년인 2007년 말 사내이사 3인에 불과했던 멤버는 2015년 말 5명, 2020년 말 7명, 2022년 말 9명으로 점차 늘었다. 현재 총원은 11명으로 △사내이사 5인 △사외이사 4인 △기타비상무이사 2인 구성을 채택했다.

가장 오랫동안 이사회에 몸담은 인물이 창업자 이수진 대표다. 이 대표는 의장도 겸하면서 이사회를 통솔해 왔는데 야놀자는 선임 배경으로 "여행산업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며 "여행, 여가 분야에 대한 탁월한 이해와 회사를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킨 뛰어난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이사회 의장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주대 공과대학 선·후배 사이로 이 대표와 의기투합한 공동창업자 임상규 전 진양건설(옛 야놀자씨앤디) 대표도 장기간 야놀자 이사회에 참여했다. 2009년부터 5년간 감사로 재직하다가 2015년 2월 이후 10년째 사내이사로 계속 등기돼 있는데 '경영 자문' 역할을 맡았다. 진양건설은 호텔 프랜차이즈 건물 시공을 염두에 두고 2013년 야놀자가 100% 출자해 세운 계열사였으나 지난해 경영난을 못 견디고 파산했다.


이수진·임상규 창업자는 나란히 야놀자 주식을 소유 중이다. 올 6월 말 기준으로 이 의장은 전체 주식의 16.31%(1653만9941주)를 보유했는데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물량까지 감안한 지분율이 41.13%(4170만9840주)로 최대주주다. 임 전 대표는 8.22%(833만679주)를 보유해 이 의장의 최대주주 지위를 뒷받침해 왔다.

다른 사내이사로는 배보찬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김종윤 최고전략책임자(CSO), 이준영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포진했다. 2018년 8월 이사회에 처음 합류한 김 CSO는 맥킨지앤컴퍼니 컨설턴트를 거쳐 2015년 영입된 인물이다. 현재 야놀자클라우드 대표도 함께 맡아 호텔 객실관리 자동화 솔루션을 기업간거래(B2B) 방식으로 공급하는 신사업을 개척하는데 힘쓰는 중이다.

2019년 6월 등기임원에 오른 배 CFO는 2014년부터 자금 조달, 회계 등을 총괄해 왔다. 숙박·레저 예약 앱 운영에 방점을 찍은 플랫폼 사업도 지휘하고 있다.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디렉터를 역임한 이 CTO는 미국 국적자로 올 4월부터 이사회에 참여해 왔다.

◇비상무이사 '소프트뱅크 인사' 선임, 사외이사 경력 '회계·세무·IT'

이사회 변천사를 복기하면 '사외이사 증원'에 단연 눈길이 쏠린다. 과거에는 FI로 1명을 배치하는데 그쳤다. 2017년 이사회에 참여했던 강동민 뮤렉스파트너스 각자대표, 2020년 사외이사였던 윤도진 싱가포르투자청(GIC) 임원이 대표적 사례다. 뮤렉스파트너스의 경우 이범석 대표가 2015년 10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단행했고 GIC는 2019년 1조원 밸류를 책정해 2000억원을 집행했다.

변화의 닻을 올린 건 2021년이다. 당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Ⅱ가 2조원을 투입해 야놀자 지분 25.1%를 확보했다. 동시에 기타비상무이사로 펀드 운용사 '소프트뱅크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 인사들이 합류해 경영에 관여했다. 처음에는 문규학·이지행 파트너가 참여했고 작년 2월부터는 이지행 파트너와 박정남 디렉터가 이사회에 몸담았다.


비전펀드가 중장기 투자금 회수를 염두에 두는 만큼 야놀자 경영진은 엑시트 방안으로 IPO를 눈여겨봤다. 상장사에 부합하는 지배구조 확립 과제가 부상했고 사외이사 보강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결정됐다. 2021년에 사외이사 3인을 한꺼번에 선임했는데 박성래 전 삼정회계법인 부대표, 블록체인 산업 전문가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 최재영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발탁했다.

올 들어서는 사외이사 수를 4명으로 한 자리 더 늘렸다. 박 전 부대표를 재선임하고 유신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 박예나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 학계 인사 2명을 새로 채웠다. 외국인 사외이사 제레미 에버렛(Jeremy A. Everlett) 주한미국상공회의소 CFO위원회 공동의장도 영입했다. 딜로이트안진 이사를 거쳐 GE 한국법인과 두산그룹에서 세무를 총괄한 이력을 갖췄다.


단순히 이사진을 확충하는데 국한하지 않고 위원회 신설로 한 걸음 나아갔다. 올 4월 이사회에서 임원후보추천 및 지배구조위와 보상위 설립을 승인했다. 기존에 운영하던 감사위, 내부거래위에 더해 4개 위원회 체제로 재편됐다.

지배구조위는 임원 전문성 강화, 신규 등기임원 후보자 검증, 이사회 평가 등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보상위는 등기임원 보수한도를 결정하는 동시에 급여, 인센티브, 스톡옵션 등 보상 프로그램을 설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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