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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행 차기 리더는

은행·증권 두루 거친 '금융 전문가' 양제신 전 대표

영업·자산운용 전문성 강점…전무한 해양수산 경험과 네트워크는 약점

이재용 기자  2024-09-19 13:49:26
양제신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사진)는 은행과 증권을 두루 거친 금융 전문가다. 특히 다른 수협은행장 후보 대비 다양한 세일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영업 수완과 자산운용부문에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 전 대표는 두드러진 강점이 있지만 외부 인사로 해양수산금융 분야 국내 유일 특수은행 역할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고 수협 조직 내 네트워크가 전무하다는 게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양 전 대표는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서 수십 년간 활동했으며 특히 리테일과 홀세일 영업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한 번 결정한 일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추진력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 경제경영대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은 양 전 대표는 1986년 한국투자금융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하나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리테일영업추진 2본부장(부행장보), 리테일영업추진 본부장(전무) 등을 역임했다.

2014년엔 하나금융투자(현 하나증권) 자산관리(AM) 부문 대표(부사장)를 맡아 리테일과 홀세일을 총괄했다. 부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AM부문 순이익이 당초 목표치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뛰어난 영업수완을 보였다. 이후 2017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대표에 올랐다.

독립된 투자자문사로 시작해 사세를 키운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외부인을 대표로 기용한 건 처음이었다. 당시 펀드 설정액과 일임 계약고 급감을 겪고 있던 회사는 판매사 출신인 양 전 대표가 쪼그라든 외형을 회복시켜 주리라 기대했다. 기대 속 취임한 양 전 대표는 어려운 업황 속에서 비교적 선전했다고 평가받는다.

2016년 영업이익이 65억원으로 반토막 난 데 이어 2017년과 2018년 영업손실 5억6000만원, 1000만원을 기록했던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2019년 해외 펀드 선전으로 3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7년 79억원까지 하락했던 주수입원 펀드 운용보수는 100억원선을 회복했다.

임기만료로 사임한 이후 고문직을 지내는 등 휴식기를 가지다 2021년 3월부터 12월까지 현대자산운용 종합자산운용부문 대표를 맡아 공모펀드와 기관 영업 등을 전담했다. 이런 양 전 대표의 이력과 역량은 이자수익과 함께 안정적인 운용수익 기반을 갖춰야 하는 수협은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양수산 관련 경험과 네트워크가 없다는 게 큰 약점이다. 수협은행은 국내 유일의 해양수산금융 특수은행으로 해양수산업의 발전과 해양수산인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관련 분야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높은 인물이 은행장 선임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수협중앙회 및 개별 수협과의 소통·협업이 꼭 필요한 만큼 수협 조직 내 네트워크도 수협은행장으로서 갖춰야 할 역량으로 꼽히지만 양 전 대표는 관련 배경이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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