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수 수협은행 리스크관리그룹부행장(CRO·
사진)은 자천타천 차기 은행장 인선의 다크호스다. 은행 내 '영업통'으로 불릴 만큼 풍부한 현장 영업 이력과 초대 CRO를 지내면서 쌓은 리스크 관리 경험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현장 영업과 리스크 '공수' 양면에서 경험이 풍부한 만큼 현 수협은행 상황에 가장 걸맞다는 평가가 따른다. 가파른 성장 가도를 달리는 성장기인 만큼 수익성과 건전성 양면에서의 균형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굵직한 현장 영업 직책 일곱 번 수행한 '영업통' 박양수 부행장은 수협은행 내에서 영업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968년생인 박 부행장은 1995년 한성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수협중앙회에 입회했다. 이후 그의 경력은 대부분 현장 영업에 집중됐다.
비산동과 방화동, 연남동, 여의도지점 등 수행한 지점장직만 모두 네 번이다. 2019년 강남기업금융본부 RM지점장과 2020년 전남지역금융본부장, 2021년 서부광역본부장 등을 포함하면 굵직한 현장 영업 직책만 일곱 번 수행한 셈이다.
수협은행의 부행장급들이 대부분 전략기획부장과 금융기획부장 등 본부 핵심부서 업무를 여러 차례 경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 부행장의 본부 업무 경력은 2011년 고객지원 상품개발팀장, 2016년 수산금융부장, 2018년 준법감시팀 파견 등에 그친다.
그럼에도 수협은행 리스크관리 조직의 초대 수장이 된 것은 그의 풍부한 일선 현장 경험이 연체와 부실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수협 관계자는 "박 부행장은 다른 경쟁자보다 본부 내 핵심부서 경력이 부족했지만 현장 능력을 바탕으로 발탁됐다"고 설명했다.
◇현장 경험 바탕으로 리스크관리에서도 성과 실제 박 부행장은 영업 일선에서 활동하는 동안 수익성뿐 아니라 건전성 관리에서도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 연남동 지점장을 맡던 2013년에는 종합성과평가 대상을, 2021년도에는 본부장으로 있던 전남지역금융본부의 경영대상 수상을 이끌었다.
수협은행에서 수여하는 종합성과평가 대상과 경영대상은 단순히 실적 확대가 아닌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에서 모두 전 영업점 1위를 기록해야만 수상할 수 있다. 이처럼 현장에서 쌓아온 공수 양면의 업무경험은 본부 차원 리스크 관리에서도 빛을 발했다.
바젤Ⅲ 규제 개편안에 대비한 '바젤Ⅲ 시장·운영리스크 관리 및 측정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게 대표적인 성과다. 리스크관리 시스템은 잠재적 리스크를 예방하고 리스크 손실사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안정성 갖추는 데 기여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자본비율은 분리 출범한 2016년 이후 최고치다. 올해 상반기 말 국제결제은행 기준 총자본비율(BIS비율)은 15.18%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 0.4%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같은 기간 기본자본(Tier1)비율은 13.97%,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17%로 각각 0.39%포인트, 0.37%포인트 상승했다.
고위험 대출을 축소하고 저위험가중치 여신 위주의 자산을 늘려 신용위험을 낮춘 리스크관리 전략이 적중한 결과다. 총여신은 지난해 상반기 44조55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4조9204억원으로 8600억원가량 증가했으나 위험가중자산은 28조6626억원에서 27조7358억원으로 약 9300억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