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환 전 수협은행 부행장(
사진)이 수협은행장 인선에 세 번째 출사표를 던졌다. 첫 출마한 2020년 당시엔 같은 경남권 출신인 임준택 전 수협중앙회장과 지역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유력 주자로 부각되기도 했으나 최종 낙마했다.
재무분야에서 굵직한 경력을 쌓은 김 전 부행장은 재무통으로 은행의 기업그룹을 이끌며 공적자금을 상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여전히 관련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되나 현직에 비해 지지기반이 약한 건 사실이다.
1964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김 전 부행장은 부산수산대(현 부경대)를 졸업하고 1990년 수협중앙회에 입회했다. 이후 일선 영업 현장을 이끈 경험은 2012년 수협중앙회 서울중앙지점장 때가 유일하다.
수협중앙회 입회 후 2004년 자금운용지원팀장, 2007년 자금운용팀장, 2010년 자금부장, 2015년 영업부장 등 대부분의 경력 동안 실무 영업보다는 재무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했다. 임원이 되기 전까진 수협 내 자금통으로 불렸다.
수협은행이 중앙회에서 분리 출범한 2016년 재무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자산운용그룹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기업그룹과 여신지원그룹 부행장을 지낸 뒤 다시 기업그룹을 맡다가 2021년 말 퇴임했다.
부행장으로 발탁된 뒤 노련한 경영능력으로 해마다 유임에 성공했다. 특히 2020년 말 공적자금 상환이 시급한 상황에서 주요 성장동력인 기업금융을 다시 맡으며 은행의 공적자금 조기상환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협 관계자는 "김 전 부행장은 경영능력을 입증하며 장수한 임원으로 내부 입지가 두터웠다"고 설명했다. 경남 함안 출신으로 마산경상고, 부산수산대를 나와 부경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은 경남권 인사라는 출신성분이 연임의 배경이라는 해석도 있다.
수협 조직 특성상 경남권 영향력은 상당하다. 역대 수협중앙회장 상당수가 경남권에서 배출됐다. 이종구 전 회장과 노동진 현 회장은 진해 지역 조합장을 지냈으며 김임권 전 회장과 임 전 회장은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대형선망수협조합장 출신이다.
지난 2020년 수협은행장 유력주자로 꼽혔을 때도 임 전 회장 등 경남권 인사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은 덕분이었다. 다만 당시 정부당국 측에서 지지하던 손교덕 전 KDB산업은행 사외이사와 각축을 벌이다가 최종 낙마했다. 이후 2022년 선거에서도 모습을 드러냈으나 선전하지 못했다.
수협 안팎에선 임 전 회장이 이번 인선에서도 김 전 부행장을 지원하고 있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경남권 네트워크로부터 큰 힘을 받기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학기 수협은행 수석부행장 역시 경남권 인사인 데다가, 퇴임한 만큼 현직 프리미엄을 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