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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 체제 수협은행

새 전환기 연 '적통' 수협맨

①파행 되풀이 역사 끊은 인선…"62년사 첫 진짜 수협 사나이 은행장"

이재용 기자  2024-11-21 07:10:54

편집자주

신학기 은행장 체제 Sh수협은행이 공식 출범했다.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 출범한 2016년 이후 수협은행은 처음으로 재공모 파행 등 잡음 없는 리더십 교체를 이뤘다. 파행의 역사를 끊고 새 전환기를 연 '신학기호'는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까. 현안과 과제를 점검해 본다.
Sh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에서 분리 출범한 이래 가장 평화로운 리더십 교체를 이뤄냈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해양수산부 등 정부 부처와 수협인 대표로 구성된 은행장추천위원회가 파행 없이 최종 후보자를 도출한 건 사상 처음이다. 신학기 은행장(사진) 취임으로 새 전환기를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만큼 신 행장은 독보적인 후보자였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신 행장은 수협 조직 내에서 지지기반과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수협 네트워크 내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경남권 인사인 데다가, 수석부행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은행장 교체기에도 연임했다는 사실은 그의 수협 내 입지를 가늠하게 한다.

◇신학기, 경영 능력 입증된 경남권 인사

신 행장은 최근 취임식을 갖고 공식적으로 임기를 개시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취임식에서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수산업 그리고 수협 62년사에 처음으로 진짜 수협 사나이가 은행장으로 취임했다"며 신 행장을 치켜세웠다. 신 행장을 수협의 '적통' 은행장이라는 사실을 대내외에 공고히 한 셈이다.

신 행장은 30년간 수협에 몸담은 수협맨이다. 1968년 생인 그는 경남 창녕 출신으로 1995년 수협중앙회에 입회한 뒤 리스크관리부장, 심사부장, 전략기획부장, 남부광역본부장 등 여러 분야의 요직을 두루거쳤다. 이후 2020년 12월부터 현재까지 경영전략그룹 수석부행장을 맡아 왔다.


통상 수협은행의 수석부행장은 행장의 업무를 분담하는 역할을 맡으므로 은행장과 운명을 함께 하는 사실상 운명공동체였다. 그런데 그 관행을 최초로 깼다. 수석부행장으로서 경영전략그룹장과 최고재무책임자 역할을 함께 수행하는 동안 대체 불가능한 인물로 여겨진 영향이다.

경영 능력뿐 아니라 수협 네트워크 면에서도 강점을 지녔다. 수협은행은 지난 2016년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 출범했지만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완전한 독립을 이루지 못했다. 여러 업무와 사업에서 중앙회의 동의 등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경남권 출신 행장은 플러스 요인이다.

수협 조직 특성상 경남권 영향력은 상당하다. 역대 수협중앙회장 상당수가 경남권에서 배출됐다. 과거 이종구 전 중앙회장은 진해시수협조합장을, 김임권·임준택 전 중앙회장은 모두 부산 대형선망수협조합장을 지냈다. 현 노동진 중앙회장도 창원 진해수협조합장을 역임한 경남권 인사다.

◇분리 출범 후 유일하게 잡음 없이 인선 마무리

수협 안팎에선 신 행장이 후보군에 포함됐기에 이번 인선이 파행 없이 마무리됐다는 의견이 많다. 공적자금 상환 약정으로 정부 등의 개입 명분이 줄었다 하더라도 적임자가 없었다면 각 진영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후보자를 올리기 위해 난전이 발생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잡음 없이 마무리한 전례가 없다 보니 수협 안팎에선 이번 인선 역시 재공모를 거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2016년 중앙회로부터 분리 출범한 이후 첫 인선이었던 2017년부터 2020년, 2022년 인선까지 모두 재공모를 거쳐 최종 후보자가 선택됐다.

하지만 이번 인선에선 1차 은행장 후보 공모 만에 절차를 마무리했다. 1차 은행장 공모만으로 차기 수협은행장 최종 후보자가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장 후보 1차 공모에서 최종 후보자를 낙점했다는 건 행추위원 5명 중 최소 4명이 신 행장을 지지했다는 의미다.

수협 안팎에선 공적자금 상환 약정으로 정부 부처가 은행장 인선에까지 개입할 명분이 부족해진 가운데 현역 프리미엄을 지니면서 경남권 지지기반을 업은 유력 주자 당시 신학기 수석부행장을 비토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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