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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행장 인선

강신숙 행장, 성과 뚜렷…연임 명분 충분하다

③창사 이래 최대 실적 견인…체질 변화로 질적 성장에도 성공

이재용 기자  2024-08-09 08:43:32

편집자주

Sh수협은행이 차기 행장 선출 작업에 돌입한다. 은행장 최종 후보 추천 권한을 쥔 은행장추천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인선 레이스가 펼쳐질 전망이다. 최대 관심사는 강신숙 수협은행장의 연임 여부다. 신경분리 이후 수협은행장이 연임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수협은행장 선임 절차와 특성, 강 행장의 지난 성과 및 변수 등을 통해 인선 향방을 점검해 본다.
강신숙 수협은행장(사진)은 포스트 공적자금 시대 첫해 행장 자리에 올라 은행 체질 변화와 수익구조 개선,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까지 수협은행장 연임 전례가 없었지만 최초로 연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 행장의 성과는 데이터 측면으로도 확인된다. 수익성 부문에서 양적성장을 지속하면서 질적성장도 이뤘다. 이자이익 성장은 물론 손실을 면치 못해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비이자부문의 수익성을 개선해 내며 은행 출범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연간 순이익 3000억대 첫 진입…비이자, '약점'에서 효자로

수협은행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목표로만 그리던 연간 순이익 3000억원대에도 첫 진입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점은 이자이익뿐 아니라 비이자이익도 최대 실적 달성에 큰 보탬이 됐다는 점이다.

수협은행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전 순이익은 3035억원이다. 꾸준한 수익성 실현에 힘입어 은행의 총자산은 51조6527억원에서 56조2363억원으로 8.9%(4조5836억원)나 성장했다. 법인세와 대손준비금 등을 반영한 순이익은 23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2048억원 대비 16%(328억원) 증가한 규모다.

수익성 지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ROA(총자산수익률)는 0.41%에서 0.44%로 0.03%포인트, ROE(자기자본이익률)는 5.81%에서 6.31%로 0.50%포인트 상승했다. 순이자 손익이 8006억원에서 9330억원으로 16.5%(1324억원) 늘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비이자이익도 852억원으로 83%(386억원) 급증하며 뒷받침했다.

특히 1년 새 두 배가량 증가한 비이자이익 부문의 개선이 눈에 띈다. 그간 이자이익에 치중된 수익구조가 약점으로 꼽혀왔으나 비이자이익을 확대하며 우려를 털어냈다. 강 행장의 비이자 강화 드라이브가 적중한 결과다. 강 행장은 취임 첫 비전 선포식에서부터 비이자 사업 경쟁력 제고를 공언했다.

이후 그는 카드사업, 외환업무 등의 영업력 증대에 심혈을 기울였다. 같은 해 2월에는 방카 역량 강화를 위해 MDRT(연간 5억원 이상의 보험영업 실적) 가입 직원을 핵심 영업점에 배치하고 카드와 펀드 사업 활성화를 위한 'Sh카벤져스(Card-Avengers)'와 'Sh Fund Top Class(FTC)' 조직도 새롭게 구성했다.

당장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지속적인 비이자이익 확보를 위해 PB센터도 신설했다.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PB 영업을 해왔지만 전문 영업지점장을 선임하고 센터를 구축해 서비스를 본격화하는 건 처음이었다. 현재 서울 강남 압구정과 양재에 PB 영업점 두 곳을 두고 있으며 하반기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조달구조 개선, 조직체계 탈바꿈 등 체질변화 적중

성장의 근간에는 은행 체질변화와 미래 지향적 조직체계 구축이 자리한다. 그간 수협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고비용 자금을 조달해 온 탓에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다 보니 고금리 예수금 조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근본적인 문제를 뜯어고치기 위해 강 행장은 조달 구조 개선을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행장 직속 애자일 조직인 미래혁신추진실 내에 조달구조개선단을 신설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조달구조개선단은 저비용성 예수금 확대, 거래처 다변화 등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조달구조개선단을 중심으로 조달 구조 개선 목표를 세우고 저비용성 예수금 증대에 집중한 결과 수협은행의 신규 조달금리는 1%포인트가량 낮아졌다. 지난해 말 순이자마진(NIM)은 1.57%로 전년 동기 대비 0.12%포인트 개선됐다. NIM 상승은 조달비용이 줄었거나 이자수익이 증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달구조 개선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은행의 자생력 확보와 수익성 강화를 위한 미래 지향적 조직체계 구축도 단행됐다. 기존 수협은행은 서울 동·서·남부와 부산·경남광역본부 등 4개 광역본부 체계였다. 서울의 경우 동·서·남부 등 3개 광역본부에서 81개 지점을 맡았고 본부장별로 27개 지점을 관리했다.

4개 광역본부 체계는 소수의 광역본부장이 수십 개의 점포를 관리했기 때문에 영업점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강 행장은 취임 직후 4개 광역본부 체계를 19개의 금융본부 체계로 개편했다. 본부장 1명당 관할하는 지점 수를 줄여 영업점 관리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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