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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 분할과 3세 승계

김소라 기자  2024-04-26 07:41:28

편집자주

THECFO가 제공하는 '아카이브(Archive)'는 시장에서 벌어진 이슈의 발단과 결말을 기록한다. 기업의 현재를 만든 이정표적 사건은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전개됐을까. 사건의 방향성을 흔들어 놓은 주요 이벤트는 뭘까. 기사 한 건이 하나의 조각이라면 아카이브는 조각이 맞춰진 퍼즐이다. 거대 사건을 구성하는 수많은 사실관계를 아카이브가 담았다.

목차

1. 개요

2. 후계자로 성장하기까지

2.1. 입사 전

2.2. 입사 후

3. 형제의 난과 위기

3.1. 시작

3.2. 진행

3.3. 결론

4. 닻 오른 3세 경영

4.1. 조석래 명예회장 작고

4.2. 분할의 그림

5. 과제

최초 문서 작성일 : 2024년 4월 24일

1. 개요접기



효성 그룹이 또 한 번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2026년 설립 60주년을 앞두고 진행될 유의미한 변화다. 효성 오너 3세 경영이 본격화되는 순간이다. 이미 오너 3세 중 장남인 조현준 효성 회장이 2024년 올해로 7년째 경영 운전대를 잡고 있지만 연내 예정된 그룹사 이슈는 더욱 뜻깊은 의미를 가진다. 조 회장의 동생인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그룹에서 나가 자신만의 둥지를 틀 예정이다. 실질적 의미의 3세 경영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다.

두 세대를 막 건넌 효성 그룹의 앞으로는 어떤 모습일까. 반세기 넘게 이어진 효성의 발자취를 짚어보고 막 주인공이 된 오너 3세들의 성장 과정도 함께 들여다 본다. 대기업 후계자로서 공식적 행보와 그 속에서 드러내 온 개인적 관심사, 형제간 알력 다툼까지 효성가(家) 오너 3세의 이야기를 크게 시간 순으로 정리했다.

2. 후계자로 성장하기까지접기



2.1. 입사 전접기



효성 오너 일가 3형제는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반 출생했다. 한두 살 터울을 두고 있다. 한국 나이로 치면 2024년 현재 조현준 효성 회장이 57세(1968년생),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54세(1971년생)다. 효성가 후계 구도에서 물러난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은 56세(1969년생)다. 상대적으로 형제간 나이차는 크지 않은 편이다.

부친인 조석래 전 효성 회장 입장에서 보면 한창 어깨가 무거울 때 세 아들이 태어났다. 조 전 회장은 1966년 부친인 효성 조홍제 창업주 곁에서 그룹의 전신 '동양나이론' 설립에 일조했다. 이후 1970년 대표이사(CEO)직을 맡아 경영을 이끌었다. 1973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슈도 소화했다. 당시 환갑이 된 아버지 조홍제 창업주를 대신해 초기 효성 그룹의 바탕을 다졌다. 이처럼 조 전 회장이 한창 경영을 도맡을 시기 그룹 3형제가 출생했다.

당시 막 30대에 접어든 조석래 전 회장이 가업에 뛰어든 것은 조홍제 창업주의 부름 때문이다. 조홍제 창업주는 57세였던 1962년 그룹의 시초인 효성물산을 설립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 해방 직후 1948년 삼성 그룹 이병철 창업주와 삼성물산공사를 공동 설립해 경영을 이끌어 오다 독립했다.

조석래 전 회장은 이 효성물산에 입사해 처음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섬유 강국이었던 일본에서의 유학 경험을 토대로 동양나이론 설립에 기여했다. 이를 토대로 소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그룹 사업부문을 꾸준히 확장했다. 정부 중화학 공업 육성 정책에 따라 1975년 현재의 효성중공업인 한영중공업을 인수한 것이 대표 사례다.
효성 오너 3세(왼쪽부터 조현준 회장, 조현문 전 부사장, 조현상 부회장)

3세 승계를 위한 준비 작업은 오래전부터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 효성 입사 전부터 3형제들은 효성 관련 주식을 보유했다. 조 전 회장이 어린 자녀들에게 주식을 나눠줬고 이를 바탕으로 배당 등을 통해 장기간 지분을 늘려온 흐름이다. 3형제는 효성 최대 주주 지위를 갖고 성장, 저마다 관심 분야에서 학력과 경력을 쌓았다. 대학교 학부로 따지면 첫째 조현준 회장은 정치학(예일대학교), 둘째 조현문 전 부사장은 인류학(서울대학교), 셋째 조현상 부회장은 경제학(브라운대학교)을 각각 공부했다.

2.2. 입사 후접기



형제간 나이차가 크지 않은 만큼 효성 입사 시기도 비슷했다. 조현준 회장이 1997년 효성 전략 본부에 입사했고 셋째인 조현상 부회장이 한 해 뒤인 1998년 마찬가지로 전략 본부에 합류했다.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은 상대적으로 늦은 1999년 형제들과 동일한 부서에 입사했다.

이들이 가업 승계를 위해 효성에 몸 담았을 당시 한국 경제는 대외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시기였다.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외환위기)가 촉발돼 무리하게 자금을 차입했던 기업들이 파산하는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때였다. 3형제는 이른 나이에 그룹의 굵직한 변화를 가까이에서 경험했다. 이때 3형제 나이는 28~31세였다.

그룹 비용 절감 등을 목적으로 이뤄진 계열사 통합이 대표적이다. 1998년 효성은 산하 계열사 '효성물산', '효성중공업', '효성생활산업', '효성T&C' 등 4곳을 지주사 격인 효성에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해당 작업이 마무리된 후 각각의 사업 분야를 PG(Performance Group) 형태로 명명했다. 3세들은 이 PG를 하나씩 전담하는 등 본격적으로 각 사업부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조현준 회장이 섬유·무역 PG, 조현문 전 부사장이 중공업 PG, 조현상 부회장이 산업자재 PG 및 그룹 전략 분야를 각각 도맡았다.

그룹 내 이들의 영향력 확보는 순조롭게 이뤄졌다. 2001년 외환 위기에 따른 후속 작업이 마무리된 후 승진 가도를 달렸다. 2003년 3형제를 대상으로 일괄 승진을 단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해 첫째는 전무에서 부사장, 둘째는 상무에서 전무, 셋째는 이사에서 상무로 진급했다. 당시 세 아들 나이는 33~36세였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07년 한 단계씩 더 올라 각각 사장, 부사장, 전무로 승진했다. 이듬해 조현문 전 부사장은 등기 임원으로 선임, 이사회에 진입하며 앞서 이미 보드 멤버(이사회 구성원)로 활동하던 형 조현준 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막내 조현상 부회장은 2014년 등기 임원으로 선임됐다. 2024년 현재까지 10년간 첫째와 셋째가 효성 이사회 멤버로 손발을 맞추며 그룹을 이끌어 온 그림이다.

3. 형제의 난과 위기접기



3.1. 시작접기



효성가 '형제의 난'은 둘째 조현문 전 부사장의 일신상 변동에서 시작됐다. 2013년 당시 중공업 PG장을 맡고 있던 조 전 부사장은 효성 등기 임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룹 계열사 임원직도 일괄 사임했다. 경영 승계 레이스를 중단한 조 전 부사장은 법무법인 현 고문 변호사로 적을 옮겼다. 하버드 대학교 로스쿨을 나와 미국 변호사로 활동한 경력을 살렸다. 그는 사임 발표 직후 효성 지분 보유분의 94%(6.83%)를 블록딜로 처분하며 그룹 지배력도 정리했다.

이듬해인 2014년 갈등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조 전 부사장이 형 조현준 회장과 동생 조현상 부회장 개인 회사를 검찰에 고발하면서다. 이는 각각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이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은 2024년 현재와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각 법인에 대해 80% 지분을 갖고 독자 경영을 펼쳐왔다. 조 전 부사장은 이 법인의 대표를 겸임하고 있던 당시 최현태 효성 상무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의 업무상 배임과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최초 고발했다. 이후 2014년 7월 형인 조현준 회장을 대상으로도 동일한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구체적으로 조 회장과 계열사 대표들이 수익과 무관한 거래에 투자해 회사에 수백억원대 손실을 입혔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의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투자 건 등이 포함됐다. 조 전 부사장은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가 이 주식을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 배상을 요구했다. 그는 앞서 효성 계열사 회계 서류 열람 가처분 신청을 통해 확보한 장부를 토대로 이를 문제 제기 했다.

3.2. 진행접기



서울중앙지검은 2015년 중순 해당 사건을 기존 조사부에서 특수부로 재배당했다. 정치인, 대기업 비리 수사를 전담하는 부서로의 사건 이동이다. 이어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수 차례 소환 조사하며 수사 속도를 높였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횡령, 배임 혐의와 관련해 2018년 1월 서울 중앙 지검에 출석한 모습./ 사진=뉴스1

이 가운데 조현준 회장도 반격에 나섰다. 조 회장은 2017년 3월 조 전 부사장을 공갈미수 혐의로 맞고소 했다. 조 전 부사장이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 등의 조언을 토대로 본인을 협박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박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는 2016년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건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함께 올랐던 인물이다. 당해 법원은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을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 배상 청구 소송과 관련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분위기가 조 회장에게 기울어진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2018년 1월 조 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동생인 조 전 부사장이 제기한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의 업무상 배임과 횡령 혐의와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듬해 검찰은 조 회장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3.3. 결론접기



2024년 현재까지 해당 사건은 매듭지어지지 않은 상태다. 조 회장은 2019년 1심에서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2020년 2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검찰은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다.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2023년 8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강요미수 혐의 관련 공판에 참석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공갈미수 혐의는 최종 불기소 처분됐다. 2023년 9월 검찰은 2017년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에 대해 고소한 공갈미수 혐의에 대해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당초 직전해인 2022년 11월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공갈미수 혐의를 불기소 처분했지만 효성 측에서 해당 결과에 대해 항고를 제기하며 수사가 한 차례 더 이어졌다. 형법상 공갈미수 혐의 고소 기간(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내 고소)이 남았는지 등이 재수사 주요 쟁점이었으나 '해당 없음' 결론을 내렸다.

다만 강요미수 혐의에 대한 재판은 진행 중이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공갈미수 혐의는 사법 기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강요미수 혐의에 대해선 불구속 기소 처분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2023년 5월 열린 첫 공판에서 조 전 부사장은 형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4. 닻 오른 3세 경영접기



4.1. 조석래 명예회장 작고접기



형제의 난에도 불구하고 효성은 3세 경영 준비를 착착 진행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더 이상 효성 경영에 관여하지 못하고 있다. 지분면에서도 실질 면에서 영향력은 모두 사라졌다.

조현준 회장은 2016년 연말 회장으로 승진해 3세 경영의 문을 열었다. 여기에 더해 2024년 그룹 분할까지 확정 지으며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한 그룹 안에 '한 지붕 두 가족' 모습을 띄던 효성 오너 3세 일가는 각자의 길을 걷는 것으로 첫발을 떼었다. 이같은 변화는 조석래 명예회장의 작고와 맞물려 본격화됐다. 조 명예회장은 2024년 3월 2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보다 약 한 달 앞선 시점 효성은 공시를 통해 인적 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형인 조현준 회장이 경영하는 기존 효성 그룹과 셋째 조현상 부회장이 독립해 꾸려나갈 기업 집단 관련 청사진이 담겼다. 인적 분할은 2024년 7월 1일을 기점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4.2. 분할의 그림접기



앞서 조석래 명예회장은 아들들에게 비슷한 수준의 힘을 싣어줘 왔다. 세 아들에게 고르게 지분을 분배했고 대규모 자금 축적의 비히클이 될 개인 회사도 똑같이 하나씩 나눠줬다. 이런 분위기 속에 셋째 조현상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해 왔다. 관심 분야인 수입차 매매 사업이 대표적이다. 기존 효성 계열사였던 법인을 대상으로 지분을 늘렸고 이를 개인 회사에 현물 출자해 직접 지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처럼 조 부회장이 경영 면에서 독자적으로 꾸준히 변화를 시도해 온 만큼 효성 신설 지주 출범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이번 그룹 분할은 명확히 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여러 측면에서 궁금증을 남기기도 한다. 우선 그룹 순자산을 각각 기존 지주와 신설 지주가 8대 2 비율로 나눠 갖는 점은 명확하다. 이는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계열사들이 조현준 회장의 기존 지주에 대부분 존속하는 영향이다.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효성ITX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 법인들이다. 반면 조현상 부회장의 신설 지주는 단 한 곳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효성첨단소재)만 가졌다.
효성 그룹 인적 분할 개요./ 사진=NICE신용평가

다만 향후 어느 정도 균형이 맞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분할 출발은 다소 불균등한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몇 년, 몇 십 년에 걸쳐 진행되는 분할 후속 작업들을 고려하면 형제 그룹 간 적정 지점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당장 오너 일가 간 지분 정리 등 당면한 분할 후속 작업이 있기 때문이다. 친족 간 온전한 그룹 분리를 위해선 오너 기업, 개인 단위의 지분 처분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상호 지분 3% 이상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탓이다.

단순히 접근하면 조현상 부회장은 종잣돈을 확보해 신설 그룹 덩치를 불리는데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앤에스 등 기존 효성 지주 주요 계열사에 대해 유의미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효성티앤에스를 제외하고 형인 조현준 회장과 지분 차는 1%포인트 남짓이다.

친족 간 지분 추가 정리 작업도 필요하다. 각각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가족 보유분이다. 현재 조현상 부회장과 배우자, 자녀들이 갖고 있는 효성 지분은 21.75%다. 조현준 회장 일가가 보유한 전체 지분(22.31%)과 차이가 크지 않다. 신설 지주가 설립됐다고 가정했을 때 이 조현상 부회장 일가의 효성 지분은 처분돼야 한다. 동시에 신설 지주에 대해 조현준 일가가 갖게 될 지분도 마찬가지로 정리돼야 한다.

솔루션으로 주식 스왑이 거론된다. 향후 존속, 신설 지주 간 해소해야 할 지분 작업이 많은 만큼 상대적으로 간편하게 채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일례로 3형제가 동일하게 지분을 보유한 법인들이 활용될 수 있다. 조현상 부회장이 존속 지주에 남은 법인 '효성티앤에스'에 대해 보유한 14.13% 지분을 효성에 넘기는 방향이다. 교환의 대가로 효성이 신설 지주에 대해 가질 지분 5.51%를 가져오는 식이다. 이는 효성 지주 자기주식에 대해 향후 배정될 신설 지주 지분이다. 온전한 계열 분리를 위해 해당 지분이 정리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너가 입장에선 주식 스왑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다.

5. 과제접기


효성 존속 지주는 재무 안정 과제를 안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효성화학'이 대표적이다. 현재 부채 부담이 과중한 상황이다. 2023년 말 효성화학 연결 부채비율은 5000%로 집계됐다. 베트남 공장 대상 유형자산 투자 및 녹록지 않은 영업 환경이 맞물리며 이같은 결과로 이어졌다. 나가는 돈은 많은데 들어오는 돈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그림이다.

이에 따라 부채 상환 이슈도 안고 있다. 2023년 말 유동 차입금은 1조5800억원이다. 2년 전 2021년 말(5800억원)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내부 자산 유동화 시도가 대표적이다. 효성화학은 2024년 현재 알짜 사업부인 특수가스부문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사업부를 법인으로 분할, 지분 일부를 외부에 넘겨 자금을 확충하는 시나리오다. 앞서 2024년 4월 회사채 신규 발행을 위한 기관 수요 조사를 실시했으나 전액 미매각되는 등 공모 시장에선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효성화학 베트남 공장 전경./ 사진=효성화학

내부적으로도 부채 관리를 가장 주요한 경영 현안으로 꼽고 있다. 부채가 증가함에 따라 금융 비용 부담도 높아지는 등 계속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는 탓이다. 영업을 강화해 기본적으로 부채를 줄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폴리프로필렌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는 등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단기 차입금은 차환 등의 방향으로 관리해 나갈 요량이다. 2024년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CP)은 연장하는 방향을 타진하고 있다.

나머지 계열 법인들 상황도 녹록지 않다. 글로벌 전력 기기 호황과 맞물려 성장 전환한 효성중공업을 제외하면 2023년 모두 역성장했다. 섬유, 화학, 소재, 정보통신 등 그룹 핵심 유가증권시장 상장 법인들의 매출은 근래 일제히 위축됐다. 이러한 분위기는 효성 지주에 그대로 반영됐다. 2023년 효성 연결 매출은 직전년도 대비 8% 감소했고 순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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