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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조현상 부회장 독립에 동원된 비상장사들

⑨'수입차 매매' 개인사업화 무게…상장사는 '효성첨단소재' 1곳

김소라 기자  2024-04-17 11:36:24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조현상 효성 그룹 부회장이 신규로 출범하는 지주회사의 총수로 독립한다. 총 6곳의 그룹 계열사를 갖고 새롭게 조직을 꾸린다. 조현준·현상 두 형제를 필두로 각기 다른 기업 집단이 출범을 앞둔 상태다.

눈에 띄는 점은 상장 법인의 분포다. 한쪽으로의 쏠림이 뚜렷이 나타난다. 현재 효성 그룹 내 10개 상장사 중 신설 조직으로 이동하는 곳은 단 한 곳이다. 상장사 대부분은 조현준 회장 몫으로 배정됐다.

대부분 비상장 법인만 포진한 것은 이익 확보 측면에서 의도된 구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심 사업에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기 위한 의중이 담겼다는 것이다. 비상장 법인 중심 그룹을 조직해 조 부회장이 이익분을 오롯이 확보하는 방향이다.

대표적으로 수입차 딜러업이 꼽힌다. 조 부회장은 그룹 내 여러 수입차 딜러 법인 가운데 대부분을 직접 지배하고 있다. 올 하반기 설립되는 신설 지주 산하에도 수입차 딜러사가 포함됐다.


조 부회장은 신규 지주를 통해 6개 법인을 경영한다. 소재, 정보기술(IT), 수입차 딜러, 무역 등 여러 업종이 두루 포함됐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효성첨단소재'가 유일하다. 나머지는 효성 지주가 직접 지배하는 비상장 법인들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토요타', '광주일보', '효성홀딩스USA', '효성글로벌로지스틱스VINA' 등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이끄는 존속 그룹엔 핵심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4곳이 포진했다. '효성ITX',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이다. 효성이 섬유화확과 중공업을 크게 두 개 축으로 성장해 온 점을 고려하면 주요 전진 기지는 모두 잔존 그룹에 남긴 그림이다. 섬유 사업을 하는 효성첨단소재를 조 부회장이 수중에 넣었으나 효성티앤씨와 비교해선 덩치가 작다.

효성첨단소재는 조 부회장 몫으로 일찍이 점쳐졌다. 오너 3세 중 조 부회장만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주 효성에 이은 2대 주주(12.21%)다. 조현준 회장 배우자 및 자녀들이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으로 함께 포함돼 있으나 절대적인 지분값은 미미하다. 모두 합쳐 0.14% 수준으로 현행 공정거래법상 친족간 3% 이상 보유 금지 조항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오너 일가 중 등기 임원 역시 조 부회장이 유일하다.


조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수입차 매매 비즈니스다. 조 부회장은 현재 총 4개 수입차 매매 법인을 직접 지배하고 있다. 개인 회사를 통해 이 법인들을 거느리는 형태다. 튜닝, 2차전지 소재 등 차량 부가 비즈니스까지 확장하면 관련 사업체는 6개로 늘어난다. 이 법인은 모두 비상장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즉 조 부회장 입장에선 이익분을 타 주주와 공유치 않고 온전히 수중에 넣을 수 있다.

조 부회장은 앞서 신속히 자기 세력을 늘려왔다. 그룹 계열사였던 법인 지분을 사모아 이를 개인 회사에 현물 출자하는 식으로 영향력을 확장했다. 이 법인은 대부분 수입차 매매 관련 업종이다. 이번 분할에도 효성토요타를 가져오며 매매 차종을 보완했다. 조 부회장의 관심 사업이 확연히 드러나는 지점이다. 실제 조 부회장은 2004년 벤츠 딜러 법인 '더클래스효성' 신규 출자를 주도하며 그룹 수입차 매매업 진출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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