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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금융네트웍스는 지금

생명·화재, 삼성금융 '고래' 만든 주역

②보험사 순익 기여도 72.5%…IFRS17 도입 이후 시중은행 순익 제쳐

김영은 기자  2024-11-22 16:10:28

편집자주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한 지붕 아래 뭉친 지 2년이 지났다. 비은행 중심의 계열사들이 시중 금융지주사를 압도하는 실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금융 거인'이 된 보험사는 물론 금리 상승기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카드와 증권이 선방하는 등 계열사 개별 경쟁력이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삼성 금융계열사 출범 배경과 남겨진 숙제를 짚어 본다.
삼성금융네트웍스를 지금의 '금융 고래'로 만든 건 보험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은행금융지주에서 은행과 같은 핵심 계열사 역할을 해왔다. 최근 삼성금융이 은행지주의 순익을 앞지를 수 있었던 배경에도 보험이 있다.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보험사의 순익이 일제히 늘어나면서 생명과 화재의 순익 합은 시중은행을 전부 앞질렀다.

최근에는 삼성화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그간 삼성 금융계열사의 맏형 역할을 해온 건 삼성생명이지만 최근 삼성화재에 순익을 역전 당했다. 삼성화재는 IFRS17 체제 하에서 CSM(보험계약마진) 확보에 유리한 장기인보험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삼성생명은 실적을 떠나 지배구조나 의사결정 차원에서 여전히 중요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

◇삼성 금융 성장 동력은 보험…보험업권 내 불변의 1위

금융업권에 따르면 3분기말 기준 삼성그룹 전 금융계열사의 순이익 규모는 4조668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삼성생명(1조5508억원)과 삼성화재(1조8344억원)를 합친 보험 계열사의 순익 기여도는 72.5%다. 삼성 금융에서 보험사가 핵심 계열사 역할을 맡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업권 내에서의 위상도 압도적이다. 시중은행이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매년 순익 1위 경쟁을 벌이는 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생보와 손보 각 업권에서 불변의 1위다. 나름 은행지주에서 비은행 핵심 계열사 역할을 하는 보험사로는 KB손보, 신한라이프 정도가 있지만 삼성의 절반 수준도 미치지 못한다.


올해에는 두 보험사의 순익이 4대 은행을 가뿐히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기준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순익 2조6521억원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별도 기준 순익 합이 3조3852억원으로 신한은행을 7000억원가량 앞질렀다. 두 보험사의 3분기 순익 합은 전년말(3조1383억원) 기록을 이미 뛰어 넘으며 역대급 순익 경신이 예고됐다.

보험사의 활약은 지난해 IFRS17 도입 이후 두드러졌다. 2022년까지 삼성 금융 보험사의 순익 합은 시중은행 4위를 기록했던 우리은행보다도 낮았다. 그러나 IFRS17 체제 하에서 보험사의 순익이 일제히 상승하자 삼성 보험사의 순익은 3조1383억원을 기록하며 당시 시중은행 1위였던 하나은행(3조2922억원) 다음으로 높았다. 리딩뱅크와 견줄 정도로 존재감이 높아진 셈이다.

◇순익 선두 떠오른 삼성화재…삼성생명 '맏형' 역할 여전

최근의 성장세에서는 삼성화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과거에는 삼성생명이 삼성 금융계열사의 절대적인 맏형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삼성화재가 순익 선두로 올라섰다. 3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삼성화재의 순익은 1조8334억원, 삼성생명의 순익은 1조550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보험업권에서의 경쟁 구도 변화와 관련있다. 과거에는 생보사가 종신보험을 판매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인구구조 변화, 시장 포화 등으로 종신보험 수요는 줄어들고 건강보험이 핵심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장기인보험은 IFRS17 체제에서도 CSM(보험계약마진) 확보에 유리하다. 과거 삼성화재는 손보사의 장기인보험 판매 허용 이후 관련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삼성화재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은 여전히 삼성 금융계열사 중에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 금융계열사들을 거느린 중간금융지주이면서 총수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당국이 관리하는 대기업 금융집단인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 내에서 내부통제, 건전성 관리를 포함한 주요 의사결정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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