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이자 동시에 최고 감시감독기구다.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고 이에 대한 책임도 이사회가 진다.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주주와 임직원, 정부, 시민사회 등 한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사회에 높은 독립성과 전문성, 투명성, 윤리성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이유다. THE CFO가 이사회의 A부터 Z까지 샅샅이 살펴본다.
집행임원, 사내이사, 사외이사, 심지어 오너 경영인도 모두 '월급'을 받는다. 보수는 경영진의 성과와 연동돼 기업가치를 증대시키는 수단으로 인식된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보수 정책을 세우고 경영진 보상과 관련한 주주-경영진 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사회 내 이사들의 보수를 결정하는 보수위원회의 존재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제고하는 요소로 꼽힌다. 다만 LG그룹에는 아직 그런 기구가 없다.
◇별도 보수위원회 없이 이사회서 결정
LG그룹 등기임원과 사외이사들의 보수는 누가 측정할까. 2024년 현재 기준 LG그룹은 이사들의 보수를 측정하는 보수(보상)위원회를 설치하지 않고 있다.
LG그룹은 단순히 이사회에서 이사들의 보수를 승인한다. 사외이사 등 이사회 내 특정 인원들이 결정하는 것이 아닌 이사회 내에서 등기이사 등 이사들의 보수가 결정된다.
작년 5월 공시된 지주사 LG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LG는 등기이사의 경우 '집행임원인사관리규정'에 따라 보수를 지급한다. 해당 규정의 세부 항목으로는 △연봉 △역할급 △성과인센티브가 있다.
연봉은 물가상승률과 대외경쟁력, 재무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역할급은 직책, 성과인센티브는 사업 및 개인 성과를 고려한다.
예를 들어 LG의 대표이사인 구광모 회장은 2022년에 2021년 성과에 따른 보수로 94억7800만원을 받았다. 기본급으로 23억1000만원을, 역할급(회장)으로 23억1000만원을 받았다. 성과인센티브로는 2021년 LG의 연결 기준 매출(6조8590억원), 영업이익(2조4601억원)의 성과 달성을 고려해 48억5100만원을 받았다.
LG그룹 관계자는 "별도의 보수위원회는 없지만 이사회에서 이사 보수에 대해 충실히 검토하고 있다"라면서 "향후 중장기적으로 보수위원회를 이사회 내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현대차·SK는 모두 설치, 삼성전자는 '전원 사외이사'
LG그룹과 함께 국내 재계를 이끌어가는 다른 최상위 기업집단의 현실은 어떨까. 삼성·현대차·SK그룹 등은 이사회 내 별도의 '보상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다.
작년 9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경우 이사회 내 사외이사 3인(김종훈·김한조·김준성)으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됐기 때문에 이사의 보수 결정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보다 잘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임원처우규정에 따라 △급여 △명절 상여 △목표인센티브 △성과인센티브 △장기성과인센티브 △복리후생 등으로 세부 항목을 나눠 이사들의 보수를 측정한다.
2022년 기준 삼성전자의 보수 1위 수령자는 정은승 고문으로 80억7300만원을 수령했다. 김기남 고문도 56억7200억원을 수령하는 등 직급과 인센티브제도에 따라 연차가 높은 전문경영인들이 많은 보수를 받아갔다.
현대차의 보수위원회는 사외이사 2인(윤치원·심달훈)과 작년까지 현대차의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이 포함돼 있었다.
SK의 경우 보수위원회 대신 '인사위원회'라는 이름의 위원회를 별도로 설치 중이다. 인사위원회는 보수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역할을 동시에 맡는다. SK의 인사위원회는 2인의 사외이사(이찬근·김선희)와 최태원 회장 등 3인이 구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