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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규 삼성전자 사장, 삼성그룹 '재무수장' 표본

주요 상장사 CFO '이사회' 참여, 경영지원실 재무·인사·법무 등 컨트롤

박규석 기자  2023-11-09 15:51:59

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전략 수립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주요 경영진 중 한 명이다. 투자와 자원의 배분, 내부통제 등을 관장하는 만큼 이사회와 사내외 겸직, IR 등의 활동도 활발하다. 이처럼 좁게는 재무부터 넓게는 기획까지 책임지는 CFO의 역할과 권한, 영향력을 THE CFO가 살펴본다.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

삼성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경영지원실장'이다. 재무와 회계, 자금 등에 국한되지 않고 경영과 기획, 인사 등을 전방위적으로 컨트롤한다. 이러한 업무 수행을 위해 그룹 내 CFO들은 대부분이 부사장급 이상의 직위를 가지고 있다.

높은 이사회 참여율은 이들에게 부여된 권한과 역할의 깊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상당수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고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 등의 소위원회 활동도 함께한다.

◇삼성그룹 CFO는 '경영지원실장+사내이사'

삼성그룹은 계열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통상 경영지원실로 불리는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기획과 재무, 인사, 경영혁신, 구매 등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이 주된 업무다. 그룹 내 경영지원실의 세부 기능은 다를 수 있지만 기획과 재무, 구매 등을 기반에 두고 있다.

경영지원실의 수장은 CFO들이 맡는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등이 경영지원실장으로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FO는 각각 경영기획실과 경영지원센터를 담당하지만 그 기능은 경영지원실과 큰 차이가 없다. 그룹 내에서 팀장급 CFO는 호텔신라의 김준환 TR부문 경영지원팀장이 유일하다.

이러한 삼성그룹의 CFO들은 이사회 활동도 활발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7개 상장사 가운데 교육과 금융사를 제외한 11개 계열사 중 10곳이 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사회에서는 회사의 굵직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이를 고려하면 삼성그룹 CFO들의 사내 영향력은 단순히 '곳간지기'에 머물고 있지 않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 참여도도 높다. 주로 경영위원회와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위해 조직된 ESG위원회도 삼성그룹의 CFO들이 관여하는 업무 중 하나다. 다만 이사회 의장직까지 수행하는 CFO는 전무하다. 소위원회 위원장 역시 배진한 삼성중공업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이 ESG위원장을 맡은 게 전부다.

삼성그룹 CFO들의 권한 등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잣대 중 하나는 사내외 겸직 현황이다. 통상 재계에서는 지주사 또는 모기업의 CFO가 하위 계열사에서 기타비상무이사와 감사 등을 맡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내에서 재무·회계 부문 외 영역의 부문장을 겸임하기도 한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경우 CFO가 사내외에서 겸직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2023년 6월 말 기준으로 교육과 금융사를 제외한 11개 계열사 중 4곳(36%)만이 겸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CFO가 겸직하는 계열사는 삼성SDI와 삼성SDS, 제일기획, 호텔신라 등이다. 이중 겸직 수가 많은 CFO는 삼성SDI의 김종성 부사장이다. 세부적으로는 Tianjin Samsung SDI Co.(부사장), Samsung SDI (Tianjin) Battery Co.(부사장), 삼성디스플레이(기타비상무이사) 등이다.


◇스태프부서 총괄하는 박학규 사장

삼성그룹 CFO의 권한과 역할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인사는 삼성전자의 박학규 사장이다. 박 사장 역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기획과 재무, 지원, 인사 등 스태프부서들을 총괄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DX부문과 DS부문으로 사업 부문이 구분되어 있기는 하지만 재무 등의 총괄은 박 사장이 지휘하는 구조다.

이러한 박 사장의 영향력은 직위에서도 나타난다. 그룹 내 CFO 중 사장의 직위를 보유한 인사는 그가 유일하다. 담당업무 또한 대부분의 CFO들은 경영지원실장으로 구분되지만 박 사장은 CFO로 표기되고 있다.

박 사장이 총괄하는 경영지원실의 업무 범위를 살펴보면 그의 사내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다. 현재 기준의 세부 편제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과거의 이력을 보면 삼성전자의 경영지원실과 이를 컨트롤하는 박 사장의 업무 범위 등을 일정 수준 가늠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1월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의 경영지원실은 총 13개 소단위 조직으로 구분되어 있다. 재경팀과 기획팀, 인사팀, 지원팀, IR팀 등이 속해 있다. 글로벌 ESG업무를 위한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와 글로벌마케팅센터, 상생협력센터 등도 경영지원실 산하 부서다. 박 사장이 소단위 업무의 실무까지는 챙기지는 않더라도 최종 결정권은 그에게 있다는 얘기다.

실제 삼성전자는 재경팀 소속의 임원만 합치더라도 약 20명이다. 주로 상무와 부사장 직위의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기획과 지원, IR 등 각 단위의 임원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경영지원실 산하에 수많은 조직과 인원이 편제된 만큼 박 사장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는 상황이라는 게 재계 평가다. 회사 내부 또는 그룹 내 계열사 겸직이 없는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지만 소위원회 활동은 경영위원회에만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박 사장에게 현재와 같은 중책을 맡기는 이유는 과거부터 쌓아온 전문성과 네트워크 등을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구조조정본부 시절부터 전략기획실(2002~2008년)과 미래전략실(2014~2017년) 등 그룹 컨트롤타워 부서에서만 13년 동안 근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미전실 출신의 인사는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CFO로 가는 만큼 관련 인맥도 그의 경쟁력 중 하나다.

세부적으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의 재무를 책임지는 김홍경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과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김상규 삼성카드 경영지원실장 등이 있다. 현재 그룹 부문 컨트롤타워 수장을 맡고 있는 정현호 사업지원TF 부회장을 비롯해 박종문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등도 포함된다.

박 사장의 그룹 내 영향력은 그의 대외 활동에서도 뭍어난다. 재계 CFO들이 투자자 소통 등을 위한 IR 행사에 자주 등장한다면 박 사장은 정부 부처 간담회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지난 7일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가 개최한 '2023 코리아세일페스타' 간담회에 참석했다. 주요 기업 임원 중 그는 유일한 CFO였다. 올해 4월과 10월에는 각각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만나기 업무협약 등을 맺기도 했다.

◇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은

박학규 사장은 1964년생으로 청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카이스트 경영학 석사를 수료한 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삼성전자에선 경리팀 과장과 지원그룹, 사업지원팀, 경영지원실 등 스태프 부서 위주로 경력을 쌓았다. 특히 전략기획실(2002~2010년)과 미래전략실(2014~2017년) 등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 부서에서 근무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2016년 3월 삼성 미래전략실이 해체됐고 그는 이와 관련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동반 사퇴했다. 사퇴 이듬해인 2017년 11월 삼성SDS의 사업운영총괄(COO)로 다시 복귀했다. 2년 뒤인 2020년 1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친정으로 돌아왔다. 삼성전자로 돌아온 지 1년 만에 최윤호 실장(2022년 4월 현재 삼성SDI 대표)의 뒤를 이어 세트부문 경영지원실장(CFO)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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