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가 감사위원회를 구성할 경우 1명 이상은 재무·회계 전문가를 선임해야 한다. 이들은 경영 감시와 더불어 회계 감사까지 담당하는 만큼 독립적인 지위와 높은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최근 들어 감사위 내 재무·회계 전문가 수는 늘고 있으며 역할도 이사회 의장 등까지 확대되고 있다. THE CFO가 감사위 소속 재무·회계 전문가의 유형별 출신과 역할, 활동 범위 등을 조명한다.
포스코그룹의 감사위원회 내 재무·회계 전문가 역할은 경영에 대한 감시와 감독에 집중하는 구조다. 감사위원장을 제외하면 이사회 의장과 소위원회 위원장 등을 겸직하는 경우가 없다. 재무·회계 전문가의 유형 또한 학계와 공인회계사 출신으로만 구성한 부분 역시 특징 중 하나다.
◇전문가 유형 '1호·2호' 100%
포스코그룹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48개 계열사가 모여서 이뤄진 대기업 집단이다. 이중 상장사는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해 6개 회사다. 상장사를 기준으로 감사위를 설치·운영하는 계열사는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3곳이다.
이러한 포스코그룹의 감사위 내 재무·회계 전문가들의 특징은 공인회계사와 학계 출신 인사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상법 시행령 등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 1호와 2호 유형으로 구분되며 포스코그룹 내 관련 유형의 비중은 100%다.
1호의 경우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하고 관련 업무에 5년 이상 재직한 전문가다. 2호는 회계와 재무 분야 관련 석사학위 이상을 취득한 가운데 대학이나 연구기관 등에서 연구원 또는 조교수 이상으로 5년 이상 근무한 인사들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포스코그룹에서 1호 유형에 속하는 인사는 윤현철 포스코퓨처엠 이사다. 같은 기간 손성규 포스코홀딩스 이사와 한종수 포스코인터내셔널 이사는 2호 유형으로 분류된다.
전영순 포스코퓨처엠 이사는 1호와 2호 유형을 모두 만족시키기고 있었다. 전 이사의 경우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로 회계학 박사인 동시에 회계사 자격을 갖춘 인사다. 과거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자본시장분과 위원장과 하나금융투자 사외이사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비상장사이지만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의 경우 2호 유형에 속하는 박재환 이사를 재무·회계 전문가로 배치한 상태였다.
포스코그룹 감사위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감사위원장 전원을 재무·회계 전문가로 배치했다는 부분이다. 포스코퓨처엠처럼 재무·회계 전문가를 복수로 중용한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상 관련 전문가들이 모두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얘기다.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전 이사와 윤 이사 중 1호와 2호 유형을 모두 만족시키는 전 이사가 감사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감사위 외 소위원장 겸직 '제로'
포스코그룹 재무·회계 전문 감사위원들이 이사회 내에서 수장으로 활동하는 소위원회는 감사위가 전부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만큼 감사위 외 소위원회에서 위원으로는 활동하고 있지만 위원장으로 있는 곳은 감사위뿐이다. 관련 전문가 중 이사회 의장을 맡은 인사 역시 없다.
감사위 내 재무·회계 전문가가 이사회 내 소위원회에서 감사위원장을 제외한 다른 위원장을 맡지 않는 사례는 재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사례다. 삼성 등 상위 4대 그룹의 경우 1~3개 위원장을 겸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감사위 내 재무·회계 전문가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곳도 찾아 볼 수 있다. SK그룹의 경우 감사위를 설치한 상장사 16곳 중 7곳(44%)이 이사회 의장을 재무·회계 전문 감사위원에게 맡기고 있다.
이처럼 재계 기조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포스코그룹의 감사위 구조는 재무·회계 전문가들이 본연의 역할인 회계감독 등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게 재계평가다. 사외이사의 역할이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지원 등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와 같은 구조는 감시와 감독에 조금 더 무게를 둘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감사위 내 재무·회계 전문가의 전문성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실제 포스코홀딩스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세부적으로 분류해 각각에 맞는 대응 체계를 설계한 상태다. 리스크 종류의 경우 크게 사업리스크와 ESG리스크, 기타 비사업 리스크로 나눴다. 이중 사업 리스크는 내부와 외부로 구분되며 투자와 재무 등은 내부리스크에 해당된다.
감사위 지원 조직으로는 ESG팀을 두고 있다. 팀장급 인사 주도로 총 4명의 직원을 배치하고 있으며 감사위 운영과 업무지원이 주요 업무다. 세부적으로는 연결재무제표 등 재무·회계감사와 내부통제시스템 평가, 국내외 그룹사 감사 수행·지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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