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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확보 지평넓힌 넷마블, 증권사의 숨은 조력

②NH증권, 상장·회사채 대표주관사 '신뢰' 형성…KB증권, CP 단기조달 기여

박동우 기자  2023-09-13 15:59:18

편집자주

최고재무관리자(CFO)에게 금융권은 자금 조달을 위해 상대해야 하는 대상이다. 한 기업에서 CFO가 바뀌면 금융시장과의 관계도 바뀔 수 있다. 각 CFO별로 처한 재무 환경이 다르고, 조달 전략과 가치관도 다르기 때문이다. 더벨은 기업의 조달 선봉장인 CFO와 금융회사 간의 관계를 취재했다. 나아가 CFO에서 시야를 기업으로 넓혀 기업과 금융권의 관계를 집중 조명한다.
넷마블은 금융기관 대출에 국한하지 않고 자금 확보의 지평을 계속 넓혔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도기욱 대표(사진)는 기업공개(IPO)부터 회사채 발행까지 다양한 조달 수단을 강구했다. 자금 확보 경로를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숨은 조력자는 증권사였다.

단연 두터운 신뢰 관계를 형성한 곳은 NH투자증권이었다. 넷마블이 코스피에 상장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때 모두 주관사를 맡았다. 공모채로 연을 맺은 KB증권 역시 올해 상반기 넷마블이 기업어음(CP)을 발행할 때 할인기관을 맡아 단기자금이 원활히 조달되도록 기여했다.

◇증권사와 기업가치 산정 협업, 공모밸류 '13조' 비결

도기욱 넷마블 대표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활약하면서 단번에 가장 많은 실탄을 조달한 순간은 '2017년 상장'이었다. 2조6617억원의 공모 자금이 사내로 유입됐고 유동성이 한층 풍족해졌다. IPO 구상을 잡고 실제 증시에 입성하기까지 1년여 기간이 소요됐고 우여곡절도 많았다.


IPO 목표가 처음 대외에 공개된 건 2016년 2월이었다. 당시 권영식 대표가 "상장 시기를 2016년 말에서 2017년 초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궤도에 올랐다. 재경실장을 맡고 있던 도 대표는 곧장 주관사를 선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 증권사 15곳, 외국계 증권 5개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주관사 자격을 따내기 위한 경쟁은 치열했다. △대신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NH투자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 △JP모간 등 8곳이 경합했다. 프리젠테이션(PT)과 우선협상을 거쳐 NH투자증권과 JP모간을 대표 주관사로 최종 낙점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넷마블 경영진의 관심사는 공모 국면에서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어느 수준까지 극대화할 수 있을지로 옮겨갔다. 2016년 하반기만 하더라도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하락하면서 넷마블의 밸류에이션이 당초 기대치인 10조원에서 8조원대로 줄어드는 분석이 나왔다.

2017년 초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도 대표를 위시한 넷마블 재경실과 증권사 실무진들이 머리를 맞댔다. 시장에서 많이 쓰는 PER 지표를 과감히 배제했다. 특정한 기간에 발생한 이익을 토대로 비율을 계산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극심했기 때문이다.

대신 영업수익 성장률이 두드러지는 대목을 감안해 주가매출비율(PS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함께 활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덕분에 경영진은 기대치를 웃도는 예상 시가총액 '13조원'을 시장에 제시할 수 있었다.

넷마블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은 성공적이었고 이때 유입된 실탄은 외형 확장에 요긴하게 쓰였다. 북미권역 게임 개발사 카밤 인수대금을 해결했고 렌탈 전문기업 코웨이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도 투입됐다.

◇'두터운 경험'이 증권사 파트너십 원동력

상장을 기점으로 도 대표와 증권사의 협업은 탄력이 붙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했던 2020년 사례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기준금리가 '제로(zero)'에 가까워지자 도 대표를 위시한 경영진은 과거와 견줘 외부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확신했다. 미래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해 여윳돈을 최대한 끌어모을 필요성도 인식했다.

회사채 발행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낙점했다. 두 기관은 2019년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공모채를 찍어내 2500억원을 확보할 때 대표 주관사로 활약했던 이력을 갖췄다. 동종업계 자금 조달에 기여한 경험을 눈여겨본 셈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은 2017년 넷마블의 코스피 상장 당시 대표 주관사였던 만큼 도 대표의 신뢰는 한층 두터웠다.

기업실사에는 배광수 NH투자증권 테크놀로지인더스트리부 부서장, 조경휘 KB증권 기업금융부 부장 등이 참여했다. 배광수 부서장은 이후 NH투자증권 인더스트리3본부 대표로 영전했다. 조경휘 부장은 현재 KB증권 기업금융부 산하 커버리지1부를 이끄는 이사다.


증권사의 노력에 힘입어 이율 1.4%에 3년 만기로 회사채를 찍는데 성공했다. 넷마블 경영진은 당시 확보한 자금 중 600억원을 경기도 과천시 신사옥 '지타운' 건립 부지 대금 지급에 썼다. 나머지 1000억원은 게임 마케팅 비용으로 집행했다.

회사채 주관으로 연을 맺은 KB증권은 이후 넷마블이 단기 자금을 조달할 때 우군으로 나섰다. 올해 상반기에 넷마블은 세 차례에 걸쳐 기업어음(CP) 26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이때 KB증권이 할인 기관을 맡았다. 선이자를 떼는 할인채 형태로 먼저 CP를 인수하고 기관 투자자들을 상대로 매각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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