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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 감축 천명한 넷마블, 환리스크부터 손봤다

내년 6월까지 집중 상환, 외화→원화로 차환…수익성 개선 전망

황선중 기자  2023-08-09 15:25:19
넷마블이 앞으로 1년 동안 집중적으로 차입금 감축에 돌입하기로 했다. 우선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외화 차입금을 전부 원화 차입금으로 차환한 상태다. 밑그림을 그린 만큼 앞으로는 차입금 상환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다.

그동안 1조원이 넘는 외화 차입금은 회계상 이자비용과 외환차손을 발생시키며 넷마블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만큼 차입금 부담이 해소된다면 넷마블의 흑자 전환 작업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조 넘는 외화 차입금 본격 감축 돌입

9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전날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스핀엑스'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외화 차입금 상환 계획을 밝혔다. 도기욱 넷마블 대표는 "지난 6월 외화 차입금을 원화 차입금으로 전부 차환한 만큼 내년 6월에 1차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라며 "만기 전에는 유의미한 상환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이 대규모 외화 차입금을 떠안은 시점은 2021년 10월이다. 당시 넷마블은 미국의 대형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를 인수하고자 했다.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대 인수합병(M&A)으로 꼽혔다. 문제는 21억900만달러(약 2조6260억원)에 달하는 인수대금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직전년도 넷마블 총자산의 31.9%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외부자금 조달은 불가피했다. 넷마블은 하나은행 등에서 14억달러(약 1조6787억원) 규모 외화 차입금을 일으켰다. 기존 보유하고 있던 엔씨소프트 주식 전량(당시 지분 8.8%)과 스핀엑스 인수 과정에서 취득하는 레오나르도 인터랙티브 홀딩스 주식 전량까지 담보로 맡겼다. 레오나르도 인터랙티브 홀딩스는 스핀엑스를 지배하는 지주회사다.

자연스럽게 넷마블의 차입금 규모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스핀엑스 인수 전인 2021년 3분기 말 단기차입금은 181억원이었지만, 다음 분기인 4분기 말에는 1조6709억원으로 늘어났다. 장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차입금까지 포함한 총차입금 규모는 무려 2조2519억원에 달했다. 당시 총자산의 21.1%였다.

◇외화차입금→원화차입금 차환…환율리스크 헷지

문제는 거시적 환경이 변화하면서 나타났다. 2022년 들어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세계 각국은 금리를 인상했다. 원·달러 환율 또한 상승하면서 강달러 현상이 나타났다. 대규모 외화 차입금을 안고 있던 넷마블은 회계상 이자비용과 외화차손 증가를 감당해야 했다. 금융비용의 일종인 이자비용과 외화차손은 수익성을 저하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2022년 연결 기준 넷마블의 이자비용은 1127억원으로 전년대비 211.3% 증가했다. 외환차손은 3344억원으로 같은 기간 1998.6%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금융비용은 4705억원으로 전년대비 536.9% 불어났다. 2017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금융손익(금융이익-금융비용)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계기가 됐다.

넷마블로서는 외화 차입금 감축이 시급했다. 지난해 8월 스핀엑스 유상감자를 단행하며 외화 차입금 감축 작업에 돌입했다. 유상감자란 기업이 자본금을 줄이기 위해 회사 자금으로 주주들의 주식을 사들여 소각하는 방식이다. 넷마블은 유상감자 덕분에 투자금 일부인 2800억원을 회수한 뒤 외화 차입금을 상환했다.

지난 6월에는 외화 차입금을 원화 차입금으로 차환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한 셈이다. 또한 차입금을 차환하면서 차입금 만기일도 올해 10월에서 내년 6월로 바뀌었다. 넷마블은 그때까지 자회사에서 발생하는 배당금이나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차입금을 상환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신작이 잇따라 출시된다는 점도 기대할 점이다. 넷마블은 최근 신작 모바일 게임 '신의 탑: 새로운 세계'를 선보였다. 내부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연내로 모바일 게임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비롯한 5종 이상의 신작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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