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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KPI 톺아보기

삼성그룹 평가 키워드 '수익성과 주주 이익'

삼성전자·전기 등 계열사 9곳 CFO '상여 산정기준' 비교·분석...전사 손익도 책임 범위

양도웅 기자  2023-04-10 15:25:19

편집자주

자금 조달과 재무·회계 보고서 작성, 자산 관리와 효율화, 투자자 소통 등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 가운데 기업이 우선순위로 삼은 건 무엇일까. 이는 CFO의 핵심성과지표(KPI)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다름없다. 단 KPI는 회사 내부에서도 쉽게 공유되지 않는 정보다. 물론 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일례'로 상여 산정기준을 뒤집어보는 방법이다. 무엇을 잘해서 상여를 줬다면 그 무엇이 곧 회사가 정한 CFO의 역할과 임무다. THE CFO가 상여 산정기준을 비롯한 여러 방식으로 CFO들의 KPI를 유추해본다.
국내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재무 정책 선진기업으로 첫손에 꼽는 삼성그룹. 이 삼성그룹이 CFO들에게 중요하게 요구하는 임무는 무엇일까.

THE CFO가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CFO 상여 산정기준을 살펴본 결과 '수익성 관리'로 요약됐다. 더불어 주주 이익과 관련한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 CFO 성과를 측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그룹 CFO의 핵심성과지표(KPI)는 '수익성과 주주 이익 관리'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조사 대상은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9곳이다. 이들이 지난해 집계한 사업보고서를 살펴봤다. 단 CFO의 보수(급여와 상여 등 합산)가 5억원 이하인 5곳과 비상장법인으로 감사보고서(사업보고서의 일부)만 제출하는 2곳은 상여 산정기준을 파악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제외됐다.

◇대표적인 정량 지표 'ROE와 세전이익률'

삼성전자와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삼성증권은 CFO 성과를 평가하는 정량 지표로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세전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를 활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전기와 삼성카드는 구체적인 평가 지표를 밝히지 않았다. 삼성SDI도 구체적인 평가 지표를 밝히지 않았지만 '자원운영 고도화'를 CFO인 김종성 부사장의 성과로 꼽았다. 수익성과 효율성 관리를 김 부사장에게 주문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단 다른 계열사처럼 ROE와 세전이익률을 평가 지표로 활용하는지는 파악되지 않는다.



ROE는 자기자본(자본총계) 대비 당기순이익 비율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투자시에 중요하게 보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자본총계는 주주들이 낸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그리고 그동안 기업이 번 당기순이익의 총합인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된다. ROE를 본다는 건 주주들의 투자 수익률을 중요하게 본다는 의미다. 주주들이 특히 반가워할 소식이다.

세전이익률은 매출액 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비율이다.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회사가 본업과 부업으로 올린 이익(영업이익+영업외이익)에서 법인세만 제외한 이익이다. CFO가 영업뿐 아니라 영업외 영역에서도 이익 창출에 기여할 것을 주문하는 것이다. 만약 영업이익률이 평가지표라면 영업외 부문에 대해선 덜 신경 쓰게 된다고 판단한 셈이다.

ROE와 세전이익률을 산출할 때 공통점 중 하나는 영업과 영업외이익이 모두 사용된다는 점이다. ROE에선 당기순이익이, 세전이익률에선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그렇다. 이는 삼성그룹이 CFO에게 전사적인 효율적 자원 관리를 맡겼다는 뜻이다. 이러기 위해선 CFO의 권한이 높아야 한다. 삼성그룹이 대부분의 CFO들을 이사회 멤버로 선임한 이유다.

◇'주주 이익' 확대 주문...'손익 목표 달성도'와 상여 연동

이와 함께 주가와 관련한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 CFO들의 성과를 판단한다. 삼성전자는 주가상승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당수익률,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은 주당순이익(ESP)과 주가상승률 등을 평가지표로 삼았다. 지표 간에 다소 상이한 면이 있지만 주주 이익과 관련 있다는 점은 유사하다.

주가상승률은 말그대로 성과 측정 기간에 기업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다. 금융사인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은 주가순자산비율(PBR)로 CFO의 성과를 측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PBR은 1배, PER은 10배 이하의 종목이면 저평가됐다고 평가받는다. 금융사인 삼성생명의 PBR은 약 0.3배, 삼성증권의 PBR은 약 0.5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PBR은 약 11배, PER은 약 137배다. 시장의 금융주에 대한 낮은 기대치와 바이오 종목에 대한 높은 기대치가 반영됐다.

이를 고려하면 삼성생명의 김선 부사장과 삼성증권의 이종완 부사장에게는 높은 실적과 낮은 주가의 괴리를 좁히기 위한 해법이 요구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김동중 부사장은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에 걸맞는 소통 전략이 요구받는다.



아울러 사내이사이자 보수 5억원이 넘는 CFO인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 김성진 삼성전기 부사장, 김종성 삼성SDI 부사장, 안정태 삼성SDS 부사장, 정주성 삼성엔지니어링 부사장,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 김선 삼성생명 부사장, 김상규 삼성카드 부사장, 이종완 삼성생명 부사장은 '회사 손익 목표 초과 달성시'에 성과급을 지급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사 손익 목표로 CFO의 성과를 평가하는 건 조직 간 통합을 통해 전체 성과를 극대화하는 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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