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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성과 보수

셀트리온, 낮아진 기업가치…인센티브 영향 '제한적'

신민철 부사장, 시총 17% 하락 불구 보수 증가‥스톡옵션도 이익 구간

심아란 기자  2023-03-21 16:17:19
셀트리온 이사회가 최고재무책임자(CFO) 보수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평가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선순위로 설정하진 않은 모습이다. 지난해 시가총액이 17% 하락했지만 CFO인 신민철 부사장의 성과보수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신 부사장이 행사한 스톡옵션도 평가이익을 유지하면서 2년 연속 5억원 이상 보수를 지급 받았다.

◇신민철 CFO, 2년 연속 보수 5억 초과 수령

신 부사장은 2020년 3월부터 등기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달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지만 창업자인 서정진 명예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새로운 임기를 부여받진 못했다. 서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 있던 동안 신 부사장은 셀트리온 CFO로서 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사내 존재감을 키웠다.

신 부사장은 사내이사 임기를 시작한 이듬해부터 연간 5억원을 초과하는 보수를 받기 시작했다. 작년 연봉의 경우 등기임원 가운데 오너 2세인 서진석 의장과 기우성 대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5억5600만원을 수령했다. 2021년 전체 보수 약 6억6300만원과 비교하면 감소했지만 성과보수(PS)는 소폭 증가한 점이 특징이다.


셀트리온은 이사회 내 성과보수위원회를 통해 이사들의 인센티브를 책정하고 있다. 성과보수위원회는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있다.

성과 보수를 결정하는 평가 항목은 크게 △업무 △특별 △조직관리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손익 지표가 업무 성과의 책정 기준으로 활용된다. 특별 성과 평가 요인으로는 사업전략, 기업가치, 위기관리 등이 꼽힌다.

기업가치의 경우 지난해 신 부사장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류 속에서 치솟았던 주가가 2021년부터 작년까지 빠른 속도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주가 안정 목적으로 2022년 한 해 동안 2760억원어치 자기주식을 매수하기도 했다.

2013년 이후 처음으로 현금 배당도 실시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1025억원의 배당으로 연결 배당성향은 18%를 기록했다. 다만 주가 하락을 막기엔 한계가 따랐다. 작년 말 기준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17% 감소했다. 같은 시점 주주들의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이익과 배당 수익을 고려하는 총주주수익률(TSR)도 손실 상태로 -16%를 기록했다.

투자자 대상 IR 역시 신 부사장의 주요 업무인만큼 특별 성과 부문에서 긍정적 평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성과 보수액이 낮게 책정되진 않았다. 셀트리온 성과보수위원회는 주가의 경우 내부적 이슈 못지 않게 경기 영향을 받는 점을 일부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스톡옵션 행사이익도 보수 상향 요인

신 부사장의 보수를 상향한 요인으로는 스톡옵션 행사이익을 빼놓을 수 없다. 셀트리온은 임직원에게 적극적으로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보상 정책을 펼친다. 신 부사장도 그동안 네 차례 스톡옵션을 제공 받았으며 일부 권리를 행사한 상태다.

작년에는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라 평가이익 8500만원이 보수 총액에 합산됐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2021년 스톡옵션 행사이익 약 2억7000만원과 비교하면 줄었지만 여전히 평가이익을 내고 있다.


신 부사장은 업무 성과에서는 일부 긍정적 평가가 예상된다. 지난해 셀트리온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28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가량 성장했다.

영업이익이 함께 개선되진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 감소한 6472억원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바이오시밀러 제품 램시마IV(정맥주사형)가 매출 내 비중이 커진 데 영향을 받았다.

올해 신 부사장은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나지만 CFO 직함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기업가치 개선과 함께 유동성 관리에 나설지 주목된다. 작년에는 주주환원에 현금을 쓰면서 12월 말 별도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270억원이다. 연초 1조1025억원 대비 52% 감소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경쟁력 확장과 함께 바이오신약 개발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인수합병은 물론 신규 지분 투자 의지도 밝히고 있어 현금창출력 개선과 추가 투자 재원 확보 등이 신 부사장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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