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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성과 보수

'노사 관계'로 평가받는 금호석유화학 CFO

고영도 관리본부장, '임단협 무분규 타결' 성과로 상여 2.5억...금융비용 절감도 이유

양도웅 기자  2023-03-22 09:23:16
금호석유화학의 박찬구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에게 노조는 고마운 존재다. 박철완 전 상무(박찬구 회장 조카)가 소위 말해 '조카의 난'을 일으켰을 때 사실상 현 경영진 쪽에 섰기 때문이다. 일례로 2021년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소속 금호석화 3개 노조는 박 전 상무에 대해 비토 의견을 공개적으로 냈다.

노조는 표 대결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에 대한 노조의 반대 표명은 경영권 분쟁의 또다른 싸움인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게 한다는 점에서 박 회장과 경영진에겐 분명한 득이었다. 실제 2021년 박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이후 박준경 부사장과 박주형 상무로의 승계 절차도 본격화됐다.

중요한 국면 때마다 노조는 경영진에게 힘을 실어주는 결정을 했다. 가령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도 임금 교섭에 관한 일체 권한을 사측에 위임하기로 서로 합의했다. 이듬해인 2009년 임금 교섭에선 '동결'로 회사에 힘을 실었고 사측은 임원 임금 10% 반납으로 화답했다.

이러한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노조는 임금 교섭에 관한 사항을 사측에 위임하면서 35년째 임단협 무분규 타결을 이어갔다. 석유화학 업계를 넘어 전 산업계에서도 쉽게 찾기 힘든 사례다. 2012년 3년만에 '채권은행 공동관리절차'를 졸업하고 2021년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호실적을 기록하는 배경엔 안정적 노사 관계가 있다는 평가다.

(출처=금호석유화학)

경영진 가운데 노사 관계를 직접적으로 책임지는 인물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관리본부장이다. 재무와 회계, 구매, 인사 업무 등을 총괄하는 관리본부장은 매년 임단협 현장을 찾아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2021년 초부터 관리본부장을 맡고 있는 고영도 전무도 지난해 3월 임단협 타결 현장에 있었다.

금호석화는 관리본부장의 핵심성과지표(KPI)에도 노사 관계를 포함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6일 발표한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고 전무는 2022년 급여로 2억6500만원, 상여로 2억4900만원, 장기근속포상과 선물비 등 기타근로소득으로 2100만원을 받았다. 총 보수 5억3600만원이다. 2021년에는 5억원 이하의 보수를 받았다.

도 전무를 포함한 경영진(사내이사 한정)은 전년도 경영실적에 대해 정량과 정성평가로 결정된 상여를 연초에 지급받는다. 경영진이 지난해 받은 상여는 2021년에 대한 결과라는 의미다. 정량평가 요소는 전 경영진 동일하게 매출액과 영업이익, 경상이익이다. 정성평가 요소는 다르다. 도 전무는 노사 관계가 평가 요소인 유일한 경영진이다.

회사 측은 "상생 노사 관계 유지를 통해 (2021년 3월) 34년 연속 무분규 임금 협상을 완료한 점을 고려해 2021년 귀속 상여 1억5700만원을 산출해 2022년 1월에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관리본부장으로서 도 전무의 공식 임기는 2021년 4월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보다 일찍 관리본부장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금호석유화학 사업보고서)

더불어 도 전무가 상여를 받은 또 다른 이유는 '금융비용 절감'이다. 2021년 금호석화 금융비용은 582억원으로 전년대비 30.4%(254억원) 줄었다. 금융비용은 이자비용과 외환차손, 외화환산손실, 파생상품평가손실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자비용을 제외한 모든 비용 항목이 줄었다. 2021년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내는 데 기여한 셈이다.

정리하면 도 전무의 2022년 상여는 전년도인 2021년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노사 관계 △금융비용 절감 등으로 결정됐다. 여기에 최대 실적에 따른 일회성 상여로 분류되는 '특별상여금'과 '휴가비' 등이 더해졌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하는 결과를 냈다. 노사 관계에서는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35년째'로 늘리는 성과를 냈다. 금융비용은 환율 급등으로 600억원이 넘는 외환차손이 발생하면서 전년대비 79.4%(462억원) 증가했다. 정성평가 요소를 동일하게 적용하면 지난해 경영실적에 대가로 올해 초에 지급되는 상여는 크게 늘기는 어려울 것으로 추산된다.

연결기준. (출처=thebell.co.kr/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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