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작년 말 대비 9개월 만에 현금 비중이 작아지고 순차입금이 늘어나는 등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5일 기준 각 사의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LG화학·LG전자·LG에너지솔루션·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생활건강은 작년 말 대비 올해 3분기 말 순차입금이 늘고 자산 중 현금성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졌다.
LG화학의 경우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으로 19조279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기준 12조7860억원 대비 50.8% 늘어났다.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9조142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8조8340억원으로 일부 감소했으나 총차입금은 작년 말 21조928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8조1130억원으로 늘어났다. 순차입금비율은 31.2%에서 42.3%로 높아졌다. 자산총계 중 현금 비중은 11.8%에서 9개월 만에 9.9%로 감소했다.
LG화학의 연결 재무 부담 증가는 종속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영향이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의 순차입금은 작년 말 5조8630억원 대비 9개월 만에 약 5조6510억원 늘어난 11조5140억원을 기록했다. 순차입금비율은 24.1%에서 40.4%로 16.3%포인트 높아졌다. 현금성자산은 5조690억원에서 5조3850억원으로 일부 늘어났으나 자산 대비 현금 비중은 11.2%에서 9개월 만에 9.5%로 오히려 감소했다.
LG전자는 순차입금이 9개월 만에 1조6207억원 늘어나 올해 3분기 말 7조646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순차입금비율이 작년 말 25.6%에서 올해 3분기 말 31.3%로 높아졌다.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8조4876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7조6923억원으로 9개월 만에 9.4% 감소했다. 자산 대비 현금 비중도 작년 말 14.1%에서 올해 3분기 말 12%로 낮아졌다.
LG전자의 '관계 기업' LG디스플레이는 순차입금이 감소했지만 순차입금비율은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3분기 말 순차입금은 13조300억원으로 작년 말 13조366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순차입금비율은 152.4%에서 156.2%로 높아졌다. 현금 비중은 작년 말 8.8%에서 9개월 만에 5.4%로 3.4%포인트 낮아졌다.
LG전자의 종속 기업 LG이노텍도 작년 말 대비 순차입금이 증가했다. LG이노텍의 올해 3분기 말 순차입금은 2조1907억원으로 작년 말 1조3481억원 대비 62.5% 증가했다. 순차입금비율도 28.6%에서 9개월 만에 43.9%로 높아졌다.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1조3896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8210억원으로 감소하면서 자산 대비 현금 비중도 12.4%에서 6.9%로 급감했다.
재무구조가 그룹 내에서도 비교적 탄탄하다고 평가 받는 LG생활건강은 여전히 순현금 기조를 이어갔지만 작년 말 대비 순현금 규모가 작아졌다. 작년 말 기준 연결 순현금은 7623억원이었으나 올해 3분기 말에는 5034억원으로 줄었다. 현금성자산도 작년 말 9103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745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재무 부담 증가는 현금창출력 감소와 올해 이어진 투자 등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작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LG디스플레이도 순손실을 이어가는 등 현금흐름 유출을 차입금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최근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자본적지출(CAPEX)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